희망·지혜로 사바 어둠 몰아내자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시방법계에 기해년 새해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우리의 마음에도 희망과 지혜의 새 빛을 비추어 사바의 짙은 어둠을 몰아냅시다.

본래 시간도 없고 생사가 없건만 우리의 분별로 생긴 시간이 흐르고 흘러 생로병사가 생겨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개개인인(箇箇人人)이 시간을 부리는 주체적인 자유인으로 살아가면 일각이 무량겁이 되어 날마다 좋은 날입니다. 하지만 번뇌와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시간에 예속되어 무진세월(無盡歲月)도 경각(頃刻)의 생사일 것입니다. 어둠이 짙어지면 등불을 찾고 아픈 환자들은 의사를 찾듯이 탐진치 삼독심에 빠진 중생들은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수행자들에게 “그대들이 서로 화목하고 다투지 않고 감사하며 물과 우유처럼 서로 어울리고,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돌보며 사느냐?”라고 하신 가르침이 절실한 때입니다. 세간의 극심한 경쟁과 인간의 끝없는 탐욕으로 모든 사람들이 고통의 바다 속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니고 인간과 자연이 한 몸입니다. 사람이 부처이고 일목일초(一木日草)가 설법하고 산하대지가 화엄세계입니다. 각자의 분상(分上)에서 자신의 일에 성실하고 인욕하며,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그리고 소외된 이웃과 더불어 나누며 함께 할 때 상생극락입니다.

모든 인류가 삶에 주인이 되고자 한다면, 일상생활하는 가운데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하고 이 화두를 챙기고 의심하면 홀연히 깨닫게 되어 우리 마음속에 번뇌와 갈등이 빙소와해(氷消瓦解)되어 대안락과 대자유와 대평안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필경(畢竟)에 진리의 한마디를 선사하니 잘 받아가지세요.

來年更有新條在(내년갱유신조재) 내년에 다시 새 가지에 새움이 자라서
惱亂春風卒未休(뇌란춘풍졸미휴) 봄바람에 어지러이 쉬지 못함이로다.

불자들이 먼저 바로 서자

진각종 총인 회정 정사

큰물이 강을 이루고 바다를 넘나들 듯이 둥글고 큰 해가 세상을 고르게 비춥니다.
누구라도 몸과 입과 뜻을 살펴 행할 때 자기 먼저 행복하고 이웃도 이롭습니다.
삼밀을 수행하여 육바라밀을 실천하면 그가 부처요, 머문 곳이 밀엄정토입니다.

진각성존 회당대종사께서 ‘불법(佛法)은 체(體요), 세간(世間) 법(法)은 그림자’라고 했습니다. 기해년(己亥年)을 맞아 마음을 가다듬고 솔선수범(率先垂範)하는 자세(姿勢)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부처님의 법을 공부하고 실천하는 불자(佛子)들이 바로서야 합니다. 자기 먼저 바로서면 가족(家族)이 바로서고 이웃과 사회, 나라, 세상의 모든 것이 더불어 바로 서게 됩니다.

바로 선다는 것은 자기(自己)의 양심(良心)을 좇아서 중심(中心)을 잘 세우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신(身)·구(口)·의(意)를 바로 세우는 삼밀수행(三密修行)으로 상구보리(上求菩提)를 실천(實踐)하고, 불자(佛子)로서의 근본수행(根本修行)인 육바라밀(六波羅密)을 수행(修行)하여 오대서원(五大誓願)을 성취(成就)하기 위한 서원(誓願)을 세워서 용맹정진(勇猛精進)합시다.

남이 즐겁고 행복하게 미덕 쌓자

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

황금 돼지해의 밝은 해가 동해바다에서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희망과 의욕에 찬 발걸음은 백두영산에서 한라영봉까지 거침없이 달려갑니다. 반만년 민족의 정기와 혼은 항상 백의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세월을 견디어 오고 있습니다.

이제 두 동강난 허리는 하나가 되고, 가시철조망 사이로 쌓인 눈물이 감로수로 변하고 70년 헤어짐의 설움은 만남의 기쁨으로 변하여 이 땅이 불국토가 되고 낙원이 되어 살기 좋은 삼천리금수강산에 온갖 생명체의 행복한 둥지가 되도록 우리 모두 발원하고 소원을 빕시다.

너나 하지 말고 우리는 하나다 그리고 지구촌은 우리의 마을이다 ‘세계는 한 송이 꽃이다’는 큰마음 큰 뜻으로 함께 더불어 같이 웃고 뒹굴며 사는 공동체 민주사회를 건설하고 다 같이 배부르고 늴리리야 니나노 노래하며 춤추는 태평성대를 구가합시다.

부처님 제자들은 조금 덜 먹고 덜 즐기면서 남이 즐겁고 기쁘고 행복하도록 옆에서 뒤에서 살펴주는 큰 수레 보살의 정신과 마음으로 살아가는 미덕을 발휘하는 것이 도리이며, 남에게 손가락질 받는 언행은 삼가고 조용히 입을 닫고 마음속 깊은 심연의 천 길 낭떠러지에서 다시 살아나오는 출격장부의 기개를 보여, 인천의 사표가 되도록 정진하고 또 정진하는 수행자가 되는 것이 본분사입니다.

무한한 선행·자비행 펼치자

총지종 종령 법공 정사

기해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아침의 밝은 태양처럼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의 광명이 충만하시기를 서원합니다.

자비의 실천을 부처님께서는 사무량심(四無量心)과 사섭법(四攝法)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사무량심(四無量心)은 자·비·희·사(慈·悲·喜·捨)로서 타인을 대할 때 지녀야 할 4가지의 바른 마음가짐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자애(慈愛)하고, 연민(憐愍)을 느끼며, 함께 기쁨을 나누고, 불선(不善)한 마음을 버리는 것이 사무량심입니다.

사섭법(四攝法)은 보시섭·애어섭·이행섭·동사섭(布施攝·愛語攝·利行攝·同事攝)으로서 중생을 불도(佛道)로 섭수하기 위한 네 가지의 실천법입니다. 자비로운 마음으로 재물이나 진리의 말씀을 베풀고, 따뜻하고 부드럽게 말하는 것이며,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고, 고락을 함께 하며 평등하게 대하는 것이 사섭법입니다.

사무량심과 사섭법을 실천의 지표로 삼아 기해년 새해에는 선행과 자비행을 무한히 펼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며, 비로자나부처님의 자비와 지혜의 광명, 황금의 복덕이 각 가정마다 충만하시기를 거듭 서원합니다.

영원한 생명, 본성진아를 찾자

불입종 종정 면철 스님

다사다난했던 무술년을 뒤로하고 희망을 여는 기해년 새해를 맞이합니다.

이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오직 본성진아 뿐이건만 오욕락에 끄달린 중생에게는 구름에 가리운 달고 같아서 생과 사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곳곳에서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이제 모든 인류는 제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허망함의 실체를 낱낱이 깨달아 스스로 재앙을 부르는 행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유한의 삶을 사는 것 같지만 무수겁래로 윤회하며 생을 받은 것을 안다면 각자의 본성자아가 시한부적 생명체가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속에 살면서 세월을 탓하고 남을 원망하며 자신을 학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모두가 자기가 지은 업의 실체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라도 각자의 본성으로 돌아가 참회하고 업을 맑히는 생활을 해야 합니다.

재앙속에 갇힌 인류를 구하는 것은 오직 인류 자신들 뿐입니다.

새해에는 자기 자신부터 본성으로 돌아가 악업을 멀리하고 선업을 쌓아 사람답게 사는, 참사람이 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복과 지혜 닦아 구경성불 하자

일부언교종 종정 원각 스님

척박한 사바세계에 인연 따라 태어나 궂은 비 모진 바람 양식 삼아 살아온 인생, 이제 그만 정리하고 부처님의 간절하신 보살핌을 받아 업(業)의 허물 벗고자 힘쓰겠습니다.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았던 2018(무술)년도 바람과 같이 지나가고 흘러간 세월만큼 쌓여지는 회포인데, 그림자처럼 지나간 한 해를 되돌아봅니다. 새해에는 세상만사가 꿈과 같고 물거품 같고 아침이슬과 같다고 하신 부처님 말씀 바로 새겨, 보고 듣고 느껴지는 감각기관에 속지 말고 본래 마음 성품을 찾아야겠습니다.

그간 소중한 인연을 함께 해온 대덕스님들과 모든 불자 여러분과 사부대중에게 신심으로 감사를 올립니다. 기해년 새해에는 부디 복과 지혜 많이 닦으시고 부처님 진리와 하나 되어 구경성불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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