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는 초겨울 즈음이면 집집마다 김장을 하느라 부산스럽다. 김장은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나라의 독특한 음식문화이다. 등재된 정식 명칭은 ‘김장, 한국의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이다. 단순히 김치를 담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웃과 함께 나눠 먹던 선조들의 넉넉한 인심이 더해졌기에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던 것이다. 천태종 사찰들이 연말을 앞두고 김장을 통한 자비의 실천에 앞장서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서울 관문사는 11월 17일 미얀마ㆍ스리랑카 불자들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2018년 따뜻한 세상 만들기 음식문화축제한마당’를 개최해 1,500포기의 김장김치를 지역 소외계층에 전달했다. 부산 삼광사도 11월 20일 ‘부산 다문화가족 김장나눔 문화제’를 열고, 1만 포기의 김치를 담아 3,000세대에 나눴다. 삼광사는 이날 다문화가정과 소외계층을 위해 쌀 20톤(2만kg)을 동래다문화센터에 전달하기도 했다. 분당 대광사도 11월 17일 3,500포기를, 대구 동대사는 11월 3일 배추 5,000포기를 이웃 위해 김장을 하는 지역단체에 전달했다. 이밖에도 전국의 천태종 사찰과 천태종복지재단 산하시설에서 김장 나눔행사가 잇달아 열렸다.

천태종은 앞서 10월 말경 총본산 구인사가 있는 단양 지역의 저소득층에게 연탄 5만장을 지원하기도 했다. 30여 년 전만해도 대다수 가정에서는 김장김치를 장독에 묻고, 연탄을 광에 채워놓는 게 월동준비였다. 오랜 경기 침체 속에서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이 같은 월동준비를 걱정하는 이웃들이 적지 않다. 천태종의 김장이 세밑 온정을 방방곡곡에 퍼트리는 나눔 촉진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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