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편지, 마음을 배달합니다

아들아, 오늘 아침 취업시험을 보러가는 너의 뒷모습이 너무나 짠하게 다가와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엄마는 “이번엔 꼭 합격했으면 좋겠는데…….”하며 간절한 기도를 올리더구나. 엄마아빠의 이러한 간절함마저도 너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구나.

하지만 아들아, 너무 걱정하지 마라. 다 잘 될 것이다. 마음 느긋하게 먹고 긍정적인 자세로 시험에 임하도록 해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눅 들거나 용기를 잃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임하길 바란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A. J. Toynbee)는 인류 역사를 ‘도전과 응전’으로 보았다. 황허유역 사람들은 외부의 도전이 강하면 강할수록 응전도 격렬했다고 한다. 개인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끊임없는 문제, 즉 도전에 봉착하지만 어떻게 응전하느냐에 따라 운명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의 기관과 같이 힘 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중학교 교과서에 한 챕터를 장식했던 수필 ‘청춘예찬’이 말해주듯 청춘은 끓는 피와 열정 · 도전 · 심장 등으로 상징된다. 인생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시절이다. 쓰러져도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고, 슬픔마저도 치유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있다. 부족함이야 노력해 채우면 될 일이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면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청춘의 심장이 고동치는 아들아,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적으로 도전할 시기 또한 청춘기다. 그 꿈이 무엇이든 꿈은 꾸는 사람에게는 성취가 있기 마련이다. 너의 생각과 말, 행동은 반드시 현실로 이뤄진다. 숱한 난관이 앞을 가로 막겠지만 자신의 꿈을 믿고 무소의 뿔처럼 밀고 나가거라.

세계적인 K-POP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RM은 뉴욕 공연을 마친 뒤 “소중한 꿈 하나가 이루어졌다.”며 눈물지었고, 뷔도 “드디어 꿈에 그리던 시티필드 경기장에 설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여기까지 오는 데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술회에서는 도전의 길이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음을 가늠할 수 있다. 이들의 놀라운 성취는 “세계적인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꾸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세상이 자신의 꿈을 비난하고 도와주지 않더라도 긍정적인 방향을 모색하고 꿋꿋이 버티며 앞으로 나아가는 맷집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체적인 힘, 자기 주도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가슴에 꿈을 품고 목표가 확실한 사람은 난관이 닥쳐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저력을 지닌 사람이다. 고난과 역경, 위기가 닥치더라도 늘 가슴에 품은 꿈을 되새기며 두 눈 부릅뜨고 험난한 세상과 맞서야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얼마 전 경기도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히말라야 등정에 도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해발 5675m의 간잘라피크에 오르는 16일 간의 대장정이었다. 험하고 힘든 고난의 등정이었지만 히말라야 원정의 큰 꿈을 가슴에 품고 준비하고 노력하는 인고의 시간을 가졌기에 그들은 마침내 자신들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도전은 그만큼 숭고하고 가치 있는 것이다. 도전하는 사람만이 변화를 만들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도전에는 위험과 불확실성이 늘 앞을 가로막는다. 펭귄이 새끼먹이를 위해 바다를 오가는 길목에는 바다표범이 기다리고 있다.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펭귄은 새끼를 위해 과감하게 바다에 뛰어든다. 목숨을 건 도전을 감행하는 것이다. 인생의 앞길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캄캄한 터널과 같다. 퍼스트펭귄(First Penguin)의 용기를 갖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열정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성공을 위해서는 열정의 불을 쉼 없이 지펴야 한다. 배든 기차든 불길이 꺼지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열정은 화분에 주는 물과 같다. 꿈을 시들지 않게 하는 생명수다. 열정은 노력과 동의어이기도 하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쉽게 얻어지는 성공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드러누워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려서는 승리의 환희를 맛볼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이 때로 의미 없게 느껴질 때가 있다. 도전하는 일에 회의가 일고 꿈을 향한 노력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열정이 식었을 때다. 슬럼프에 빠지면 도전의 동력이 떨어지고 좌절의 늪에 빠져 헤어날 수 없게 된다. 그럴 때는 주변의 위로와 격려도 필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위기를 탈출하려는 자구의 노력이다. 긍정적인 자세로 자신을 격려하고 성공을 연상하며 열정을 불태워야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실패의 경험은 그 어떤 가르침보다 큰 스승이 되어 자신을 성공으로 이끈다. 실패의 아픔은 언젠가 자신을 구제하는 데 보약이 된다. 젊은 날의 경험과 고생은 사서라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상에 탄탄대로는 없다. 그러니 실패에 좌절하거나 걸음을 멈춰서는 안 된다.

평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특별히 자신을 사랑해주는 것은 무엇인지에 늘 귀를 기울이며 그것에 관심을 쏟고 헌신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자신이 지향하는 삶에 사랑이 담겼다면 그것은 더욱 가치 있고 아름다운 일이 될 것이다.

클라크 교수(W. S. Clark)는 “Boys be ambitious!(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명언을 남겼다. 돈이나 이기적 성취, 명성을 위한 야망이 아니라 인간이 갖추어야 할 그 모든 것을 위해 야망을 가져달라는 당부였다. 돈과 권력의 지향이 아니라 진정한 삶과 행복을 위한 꿈과 야망이 그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청년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취포생’이니 ‘이퇴백’이니 하는 신조어가 언론에 오르내릴 정도니 당사자인 젊은이들은 현실이 얼마나 답답할까 싶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들아, 미래는 모두 도전하는 너희들의 것이다. 너희들의 꿈을 위해 펼쳐지는 세상이다. 그러니 부디 꿈과 용기를 잃지 말고 꿈을 향해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또 도전하기 바란다.

권갑하

시인이자 시조시인. 현 도농협동연수원장. 계간 〈나래시조〉 편집주간. 문화컨텐츠학 박사. 농민신문사 출판국장 논설위원 등 역임. 중앙시조 신인상, 제30회 중앙시조대상 등 수상. 〈세한의 저녁〉, 〈외등의 시간〉, 〈아름다운 공존〉 외 시집 다수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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