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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은 따분한 일상에 핀 ‘행복꽃’특집 - 나는야 꽃중년, 일하는 시니어 (275호)
  • 글 · 사진 조용주 기자
  • 승인 2018.11.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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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봉사 이성렬 씨
춘천동부노인복지관

춘천에 위치한 한 유치원 교실. 태극기로 만든 나비넥타이를 매고, 반짝반짝 빛나는 황금색 조끼를 입은 이성렬(76) 어르신이 교실 입구에 들어서자, 선생님과 함께 노래를 배우고 있던 원생들의 눈에 호기심이 잔뜩 어린다. 어르신이 아이들을 향해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건네며, 손에 들고 있던 하얀 종이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자, 하얀 종이는 순식간에 빨간 장미꽃으로 변했다. 그 모습에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우와~ 우와~’하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마술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을 떠올리며 즐거운 마음으로 직접 마술도구를 만들고, 마술도 개발했어요. 그랬더니 아팠던 제 몸이 건강하게 회복됐어요. 아이들을 위해 시작한 봉사가 오히려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춘천에 위치한 한 유치원 교실. 태극기로 만든 나비넥타이를 매고, 반짝반짝 빛나는 황금색 조끼를 입은 이성렬(76) 어르신이 교실 입구에 들어서자, 선생님과 함께 노래를 배우고 있던 원생들의 눈에 호기심이 잔뜩 어린다. 어르신이 아이들을 향해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건네며, 손에 들고 있던 하얀 종이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자, 하얀 종이는 순식간에 빨간 장미꽃으로 변했다. 그 모습에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우와~ 우와~’하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춘천동부노인복지관에서 마술 봉사를 하고 있는 이성렬 어르신. 드로잉 보드를 이용한 마술을 아이들에게보여주고 있다.

원생들의 관심이 집중되자 마술지팡이 쇼, 마임, 손수건 마술 등 다채로운 마술공연을 연이어 선보였다. 그때마다 아이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마지막 드로잉보드 마술을 끝으로 이성렬 어르신이 준비한 마술공연이 마무리됐다. 공연이 끝났지만 아이들은 마술의 세계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채 마술공연에 대해 떠들어댔다. 이성렬 어르신은 조용히 인사한 후 교실을 빠져나갔다.

춘천동부노인복지관에서 마술봉사 활동을 하는 이성렬 어르신. 그는 왜 마술을 배우게 됐을까? 어르신은 5년 전 자신의 손자 · 손녀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기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을 했다. 그러던 중 춘천동부노인복지관 노인사회활동 지원사업 중에서 아이들에게 동화구연을 해주는 ‘이야기 문화지원사업’에 참여했다. 그런데 막상 참석해보니 할머니들만 14명이 있었고, 남자는 어르신 혼자뿐이었다. 창피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동화구연은 배우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에 ‘색다른 것’을 찾다가 마술을 배우기로 마음먹었단다.

당시 복지관에서는 분기마다 한 번씩 전문마술사를 초빙해 마술공연과 교육을 하고 있었는데, 이성렬 어르신은 복지관과 인터넷을 통해 독학으로 마술을 익히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후 마술지도자 2급 자격증을 취득해 ‘마술사’라는 공식 타이틀도 달았다. 이 같은 열정으로 마술도구를 직접 만들고, 새로운 마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성렬 어르신은 “예전에 시계 기술자였는데, 나름 손재주가 있는 편이다. 인터넷에서 마술도구를 찾아보니 간단한 건 내가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술도구를 직접 구입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서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나만의 상상을 더해 다양한 마술도구와 나에게 맞는 마술도 개발하고 있다.”며 마술사로서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렬 어르신은 마술공연 때마다 내용이 중복되지 않도록 그날 공연을 항상 노트에 메모한다. 또 유치원뿐만 아니라 경로당 · 요양원 등에서도 공연을 하기 때문에 연령대에 맞는 공연도 스스로 기획한다. 이렇게 이성렬 어르신이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한 또 다른 계기는 갑자기 찾아온 ‘병’ 때문이었다.

이성렬 어르신은 과거에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했다. 그때 ‘몸이 회복하면 건강이 허용하는 한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지금도 약을 먹고는 있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공연을 보고 웃음 짓는 아이들과 또래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아픔도 잊고 자신도 모르게 즐거워진다고 한다.

이성렬 어르신은 “마술이 아니더라도 흥미 있는 분야의 일을 배우면 얼마든지 즐겁게 노년을 보낼 수 있다. ‘힘들다’, ‘어렵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등 고민을 할 시간에 재미있어 보이는 일을 찾아보고, 배우는 게 좋다. 복지관 등 여러 곳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만큼 배울 방법은 많다. 더 늦기 전에 시작하면 여러분의 지루했던 일상이 바뀔 수 있다.”면서 동년배 어르신들이 즐거운 노후를 보내려면 다양한 일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손자 · 손녀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스스로 마술을 배운 이성렬 어르신. 마술 공연이 끝난 후 유치원 원아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자신의 손자 · 손녀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시작한 마술. 이성렬 어르신은 현재 춘천에 있는 40여 군데 어린이집 · 유치원을 비롯해 경로당과 요양원에서 마술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르신의 열정이 100세가 넘어서 까지 식지 않고 타오르길 기대해 본다.

글 · 사진 조용주 기자  smcomn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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