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운 스님의 학문과 사유의 세계
신규탁 엮음/조계종출판사/7만원

남양주 봉선사 조실 월운 스님의 구순(九旬)을 기념해 스님의 글을 취합한 책 <화엄종주 월운당 혜룡 강백 문집 – 월운당 가리사>가 발간됐다.

1949년 18살의 나이로 사문의 길에 들어선 월운 스님은 우리나라 근대와 현대의 역사 변천을 몸소 겪으며 주체적으로 독서하고, 사유하고, 글을 쓰고, 행동하는 시대의 지성으로 평가 받고 있다.

월운 스님은 1959년 10월 통도사 강탑(講榻)에 취임한 이래 중앙승가대학교와 봉선사 능엄학림에 이르기까지 긴 세월 학인스님들을 제접(提接)했다. 또 운허 스님(1892∼1980)에 이어 동국역경원장 책임을 맡아 <한글대장경>을 완간했다. 이와 함께 교구장 직책도 수행하며, 각종 포교 현장을 주관했다. 스님은 그동안 수많은 문장과 말씀을 남겼다.

현재 출판된 월운 스님의 책자(冊子)들은 국립도서관을 비롯해 각 대학도서관에 나뉘어 보관되어 있지만 그 전체를 파악하기 쉽지 않고, 타인의 저서 앞이나 뒤 또는 중간에 남긴 스님의 글들을 검색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게다가 사찰에 남긴 기문ㆍ금석문ㆍ편액 등을 비롯해 제자들에게 내린 게문(偈文)과 촉문(囑文) 등 휘호는 당사자만이 간직할 뿐이고, 역경(譯經)과 의해(義解)의 여가에 남긴 당음(唐音) 등은 더욱 알기가 어렵다.

이에 신규탁 교수는 스님의 출가 칠순과 동시에 구순을 기념해 세상에 유통되는 스님의 문장들을 취합했다.

책은 △역경해의(譯經解義) △조도홍문(助道弘文) △청논세설(淸論世說) △응물수시(應物垂示)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불경을 번역하고 뜻을 풀이한 글 모음’, 2부는 ‘수행을 돕고 불법을 펴는 글 모음’, 3부는 ‘깊은 안목으로 세상을 논하는 글 모음’, 4부는 ‘시절 인연 따라 제자들에게 써준 글 모음’이다.

책을 엮은 신규탁 연세대 교수는 “우리 역사의 질곡과 부침 속에서, 또 여울진 불교 현장 속에서 스님은 언제나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관철하려 노력한 보기 드문 실천가”라며 “향후 우리나라 근ㆍ현대 불교를 연구하려는 이들은 월운 스님이 남긴 문장들을 통해 시대 지성의 고민과 그 해결의 전말, 그리고 남겨진 과제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월운 스님 문하에서 공부한 스님들 모임인 ‘향림회’는 11월 12일 남양주 봉선사에서 <월운당 가리사> 헌정법회를 봉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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