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나투다픽처스 강산 대표

레게머리를 한 청년이 사찰 이곳저곳을 종횡무진 누빈다. 청년은 신나는 배경음악에 맞춰 대중 공양간에서 스님들과 비빔밥도 먹고, 종루에서 범종도 친다. 어색한 듯 몸을 움찔거리며 법당에선 삼배도 한다. 나투다픽쳐스 강산(29) 대표가 제작한 ‘아이고절런 IGO절RUN’ 동영상에서 볼 수 있는 유쾌한 장면이다.

강산 대표는 어릴 때 교회를 다녔다. 그는 비보이 B-boy 댄스팀에서 활동한 경험을 살려 2015년 공군 특기병으로 군에 입대했다. 주말도 없이 춤 공연을 다닐 당시, 쉴 수 있는 공간을 찾던 그에게 선임병이 법당을 권했다. 부처님과의 첫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법당에 간 첫날 108배를 하게 됐는데, 속으로 ‘망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웬걸, 하고 나니까 의외로 재미있더라고요. 그날 이후로 불교에 대해 관심이 생겼어요. 내가 매력을 느낀 불교를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소개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죠.”

그는 전역을 앞두고 ‘앞으로 절에 어떻게 찾아가지?’라는 고민에 빠졌다. 교회와 성당은 집 근처에도 많았고, 친구들과도 자주 갔었지만 사찰에는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친구들조차 함께 절에 가자고 하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하고 반문하곤 했다. 친구들은 ‘불교’라는 단어 자체를 낯설어했다. 그때 든 생각이 ‘불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사찰을 배경으로 영상을 찍어, 그 매력을 알려야겠다.’였다. ‘아이고절런’의 시작이었다.

“친구 한 명과 무작정 완주 위봉사를 찾아갔어요. 외부 촬영을 하고나서 내부를 찍으려고 하는데 관계자가 막더라고요. 문화재라서 촬영을 하려면 공문이 필요하다고. 초창기에는 이렇게 스님들과 종무원들이 왜 찍느냐며 화를 내고 막기도 했어요. 지금은 조계종 홍보국과 연계를 해서 미리 공문을 통해 협조를 구하고 있어요.”

강산 대표는 위봉사를 시작으로 도깨비 촬영지로 유명한 오대산 월정사, 부여 무량사, 제주 관음사, 강화 전등사, 남양주 봉선사 등 전국 사찰을 배경으로 영상을 찍고 있다. 또 불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불리버리(불교에 Delivery, 즉 전달을 합성한 단어)’, 불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모아 함께 사찰여행을 하는 ‘위고절런 WEGO절RUN’, 청년들의 고민을 대신 스님에게 전하고 조언을 받아서 담는 ‘선문선답’, 영상에 재미있는 더빙을 입힌 ‘나발나발 NABALNABAL’까지 다양한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영상을 만들기 위한 기획 · 각본 · 촬영 · 출연 · 편집 등은 오롯이 강 대표 혼자서 진행한다.

강산 대표는 자신처럼 불교콘텐츠를 활용해 활동을 하려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으로 ‘재미’와 ‘꾸준함’을 강조했다.

“저와 비슷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려는 친구들이 있다면 ‘무조건 재밌게 일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영상에 출연하는 사람이 진심으로 재미있어 하면, 보는 사람도 재미있어요. 반대로 출연자가 재미없어 하면, 보는 사람도 금방 눈치를 채죠. 그리고 무슨 일이든 즐기지 못하고 성공만을 꿈꾸면 거짓된 모습을 보여주게 돼 본인 스스로 쉽게 지치게 됩니다. 덧붙이자면 꾸준해야 합니다. 내가 하는 만큼 사람들이 봐주게 되면, 피드백은 오기 마련이죠. 불교콘텐츠는 무궁무진합니다. 단, 아이템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할 거란 안일한 생각은 하면 안돼요.”

2017년 3월 시작해 현재까지 꾸준히 불교콘텐츠 동영상을 업로드 하고 있는 강산 대표. 아직은 그의 동영상을 보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또 영상을 통한 금전적인 이익은 전무하다. 하지만 강산 대표는 “내가 만든 ‘아이고절런’ 영상을 보고 사람들이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사찰을 찾아가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런 대가 없이 불교를 홍보하다 보면 지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강산 대표의 동영상 인기만큼이나 상응하는 수입창출이 이어지길 응원한다. 그래야 제2의 나투다픽처스, 제3의 아이고절런이 생겨나지 않을까?

강산 대표 동영상을 보려면 유튜브(www.youtube.com)에 접속해 검색창에 ‘아이고절런’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