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불교콘텐츠로 창업하기(274호)

무아 전영우(오른쪽)·김이나(왼쪽) 대표.

인터뷰 - ‘無我’ 전영우ㆍ김이나 대표

“불교콘텐츠 관련 창업업체요? ‘무아 無我’가 있습니다.”

“불교 쪽 창업은 현재로서는 ‘무아’ 밖에 생각나는 곳이 없네요.”

‘불교콘텐츠로 창업하기’라는 기획 아이템과 관련해 업체를 알아봤다. 해당 분야에 발을 담근 사람 중 열 명이면 열 명 모두 ‘무아’를 추천했다.

‘무아’는 ‘무아지경 無我之境’의 앞 두 글자를 딴 이름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불교를 쉽고, 또 현대적으로 알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연인 사이인 전영우(28)·김이나(26) 씨가 2015년 12월 창업했다.

“제가(전영우) 스페인에서 교환학생으로 가 있을 때 많은 관광객들이 바르셀로나에 가톨릭문화나 콘텐츠를 관람하러 오는 모습을 봤어요. 한국도 불교문화가 스페인 못지않게 오래되었고 다양한데, 관련 콘텐츠 산업이 없는 게 안타까워 이 일을 기획하게 됐죠. 다행히 여자친구(김이나)가 불교미술학을 전공했고, 국제선센터에서 4년 간 어린이지도법사 활동을 해서 어느 정도 불교쪽 시장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었죠.”

두 사람의 첫 작품은 연을 만들 수 있는 부자재를 몇 가지 모아 만든 ‘연 만들기 키트Kit’. 다행히도 김이나 대표의 활동 경험 덕분에 어린이법회를 운영하는 사찰에 교보재로 팔 수 있었다. 첫 매출은 9만 원 정도.

“지금 생각해보면 돈을 주고 팔아도 안 팔릴 만큼 허접한 제품이었죠. 하지만 스님들이 사가면서 덕담도 많이 해주셨고, 아이들이 연을 만들어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힘을 얻었어요. 또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서 이익만을 남기지 말자.’, ‘남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불교문화를 살리자.’는 창업마인드로 출발을 했죠.”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탄생한 제품이 바로 ‘마인드크래치’다. ‘마인드 Mind’와 ‘스크래치 Scratch’의 합성어로, 전통문양인 칠보 · 만다라 등을 즉석복권을 긁어내듯 직접 긁어 수행을 할 수 있는 사경 寫經 · 사불 寫佛용품이다.

무아의 대표 제품인 ‘마인드크래치’. ‘마인드(Mind)’와 ‘스크래치(Scratch)’의 합성어로, 전통문양인 칠보·만다라 등을 복권이나 경품종이를 긁어내듯 직접 긁어 수행 체험을 할 수 있는 사경·사불용품이다.

“불교관련 아이템에 대해 고민을 하다 스크래치 페이퍼를 사람들에게 돌려봤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제품답게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고, 바로 실천에 옮겼죠. 공장에서 찍혀 나오니 제대로 된 상품 같더라고요. 다행히 판매실적이 좋아 시리즈물로 계속 출시하고 있어요.”

이 외에도 무아는 불교색을 담은 완구 · 생활용품 · 엽서 · 에코백 · 펜던트 · 십자수 · 스티커 등 톡톡 튀는 불교콘텐츠 상품을 제작 ·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려시대부터 전래되는 ‘성불도 놀이’를 한글로 바꾸고, 재미있는 요소를 가미한 ‘성불도 게임’을 출시했다. 이 같은 다양한 상품 덕분에 지난해 기준으로 약 1억 원의 연매출을 올렸다.

“저희는 불교콘텐츠를 기반으로 사업을 하지만 불교계에서 지원받은 건 거의 없습니다. 불교계에서도 나름의 입장이 있겠지만 창업 기업을 육성하고, 불교콘텐츠 개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종단이나 사찰 차원에서 (불교)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이를 위한 다양한 공모전을 진행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영우 · 김이나 대표는 창업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독기’와 ‘지구력’ 그리고 ‘내가 만들고 싶은 제품이 아닌, 사람들이 사고 싶은 제품을 만들라.’고 권했다.

“불교콘텐츠든 아니든 간에 창업을 하려고 하면 엄청난 독기와 지구력이 필요해요. 버티고 버티다가 못 버티게 되도, 그래도 버텨야하거든요. 다행히 저희는 불교와 인연이 있어 인연 있는 사찰에서 명상도 하고, 스님과 차담도 하면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는 했죠. 아무리 힘들어도 그 순간을 버티면 결국 내일이 오고, 새로운 기회도 찾아오더군요. 하지만 이 길이 쉽지는 않죠. 그리고 창업 초창기에는 다들 ‘내가 만들고 싶어 하는’ 제품을 만들어요. ‘고객이 이 제품을 필요로 할까?’하는 생각을 하지 않죠. 내가 아니라 제품을 살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제품을 만들 때 성공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내내 본인들도 아직 성공하지 않았다며 연신 손사래를 치는 전영우 · 김이나 대표. 하지만 이 둘이 본보기가 돼 더 많은 청년들이 불교콘텐츠로 창업의 꿈을 키워나가고, 불교문화 발전에도 일조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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