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불교콘텐츠로 창업하기(274호)

기독교콘텐츠 창업 모범 사례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에서 개신교 직업윤리가 자본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한국 개신교 역시 선교 초기부터 자본주의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교회는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이는 교회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전통적인 교회 사업은 대체로 선교활동과 관련된 복지사업이 중심이었으나, 최근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개신교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콘텐츠 사업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는 기술과 시장의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는 것인 동시에, 기독교를 보다 많은 이들에게 쉽고 의미 있게 전달함으로써 문화선교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독교콘텐츠 비즈니스의 사례

대표적인 기독교 포털사이트인 ‘갓피플닷컴’은 최고의 기독교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한 성공사례이다. 갓피플닷컴이 성공하게 된 배경에는 튼튼한 오프라인 네트워크가 있었다. 갓피플닷컴의 창업자인 여진구 대표의 부친은 기독교계의 대표적인 전도지였던 〈이슬비 기도편지〉의 대표인 동시에 기독교 전문출판사인 ‘규장’의 창업자였다. 갓피플닷컴은 〈이슬비 기도편지〉의 구독자들을 초기 유저로 진입시켰고, 규장의 영업망을 활용하여 갓피플몰이라는 쇼핑몰을 만들어 이익을 창출했다. 기존에 구축한 인적 자원과 네트워크가 새로운 기독교콘텐츠 사업의 기반이 된 것이다.

2011년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히즈쇼’(백종호 대표)는 성경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여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보급하고 있다. 백종호 대표의 창업 기반이 된 것은 2008년 기독교 장로회총회 교육자원부에서 주관하는 ‘더스토리박스바이블’ 시리즈였다. 그는 이 작품으로 2010년 사랑영화제(전 국제기독교영화제)에서 수상했고, 캐나다 환태평양국제기독교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려 히즈쇼를 창업하였다. 히즈쇼는 스마트모바일 시대에 맞추어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여 공급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개별 교회들이 교회 공간을 활용하여 기독교콘텐츠를 테마로 하는 카페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근래 들어 이 역시 차별화되고 있는 추세다. 화성시 봉담동의 더불어숲동산교회(이도영 목사)는 2010년 교회 개척과 함께 ‘페어라이프센터’라는 NGO를 만들어 교회 내에서 카페와 도서관, 마을학교와 꿈의 학교 등을 운영 중이다. 특히 이 교회의 카페는 공정무역 카페로 화성시의 사회적 협동조합 1호다. 최근에는 지역 풀뿌리 조직들과 연계하여 지자체의 마을만들기 사업을 적극 활용,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기독교 인재 헤드헌팅 기업인 서치펌 (주)잡뉴스솔로몬서치(김동연 대표), 청년 중심의 공간 콘텐츠 사업을 하고 있는 앤스페이스(정수현 대표), 영화관 운영과 영화배급을 통해 기독교콘텐츠를 생산하고 보급하는 필름포럼(성현 대표) 등 선교와 콘텐츠 사업을 접목한 다양한 사례가 존재한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청년들은 새로운 사회적 약자로 인식된다. 장기 불황으로 인한 만성적 실업과 사회 구조적 모순에 직면한 청년들은 N포 세대라 자청할 만큼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있다. 이에 교회는 청년실업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바라보고, 자원의 배분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이고 가장 직접적인 사례가 청년창업 지원이라 할 수 있다.

교회ㆍ재단ㆍ대학 차원서 적극 지원

개신교 내에서 시도된 청년창업 지원은 일부 교회들의 헌신으로 시작하였다. 그 첫 번째 사례로 높은뜻교회가 자교회 건물을 기부하여 설립한 열매나눔재단의 청년창업 지원사업을 들 수 있다. 열매나눔재단은 북한이탈주민 청년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까페 ‘블리스&블레스’를 시작으로 2012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이래 매년 15개 이상의 청년창업팀을 육성하고 있다.

열매나눔재단의 경우 자활조직에서 성장한 개신교 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초기 설계를 담당하여 청년창업가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 플랫폼 조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풍부한 사회적 자본들을 확보하여, 이를 기반으로 청년창업 지원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하여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었다. 그 예가 해외선교와 연계 가능한 국제 NGO인 열매나눔인터내셔널과 사회적혁신 컨설팅회사인 MYSC Merry year social company다. 열매나눔재단을 통해 육성 또는 선정된 청년창업팀은 열매나눔인터내셔널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가 가능하고, MYSC를 통해 투자를 받을 수 있어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해진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개별교회와 선교회 차원에서도 청년창업 지원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의 ‘창업벤처대회 어벤처스’와 CCC(한국대학생선교회)의 비즈니스 창업경진대회는 상금과 멘토링으로 청년창업가를 지원했다. 온누리교회의 경우에는 경진대회 외에도 온누리교회 CEO포럼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창업지원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분당 만나교회(김병삼 목사)는 공간과 멘토링을 지원하는 청년창업 지원 프로젝트를, 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는 청년창업센터를 개소하여 지원하고 있다.

한국CBMC(기독실업인선교회)는 최근 ‘청년초청집회’를 열어 청년창업을 위해 선배 기독실업인들의 멘토링과 지원을 약속했으며, 이를 위해 한국중소기업경영자협회, 한국중소벤처무역협회와 ‘일자리창출 및 창업교육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학계 역시 교회와 연계하여 청년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은 (사)기독경영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9월부터 기독청년을 위한 스타트업 아카데미를 오픈한다. 이는 교회로부터 추천받은 기독청년들의 사회 혁신 및 글로벌 비즈니스 선교를 위한 창업을 돕고 투자까지 연결시키는 청년창업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장신대의 경우 지난해 말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캠퍼스타운 조성사업 추진을 위해 광진구-장신대, 캠퍼스타운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캠퍼스타운 조성사업은 대학과 지역을 연계하여 청년창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으로서 장신대의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하여 광장동 일대에 청년창업을 위한 스타트업 생태계와 문화를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다른 종교계에 비해 기독교콘텐츠 비즈니스는 보다 다양하고 활발하다. 기존 콘텐츠 사업과 새로운 인터넷 환경을 결합하여 발전시키는 한편,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있다. 특히 교회나 교단 차원에서 청년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을 뿐 아니라, 외부 자원, 예를 들면 사회적경제 지원정책이나 마을만들기 사업, 서울시의 청년창업 지원사업 등을 활용하여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독교콘텐츠 비즈니스가 기독교 복음의 본질, 즉 ‘하나님 나라’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선교적 미션이야말로 교회가 기독교콘텐츠 비즈니스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명분이자 목적이다. 한국교회는 기독교콘텐츠 비즈니스를 통해 본연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미래세대를 키우고 있다.

이정아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선교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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