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세대 눈높이 맞춘 ‘능엄경’ 해설서
각성 스님 한역ㆍ용하 스님 편저/비움과 소통/18,000원

〈능엄경(楞嚴經)〉은 마음을 어느 곳에서 얻을 수 있는지, 여래장이 무엇인지, 깨달음의 본성은 무엇인지 등을 설한 대승경전으로, 원래 이름은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이다. 이 경전은 ‘서분(序分)’, ‘정종분(正宗分)’, ‘유통분(流通分)’ 등 3부로 구성돼 있다. 〈금강경〉, 〈원각경〉 등과 함께 강원의 사교과(四敎科) 과목으로 채택돼 있는, 한국불교에서 중요시하는 경전이다. 결구와 논리 전개에 있어 빈틈이 없고, 단단한 짜임새를 갖추고 있어 ‘차돌능엄’으로도 불린다.

〈능엄경〉을 처음 한역한 이는 중인도 출신의 반자밀제(般刺密帝, Paramiti) 스님이다. 스님은 당나라 때인 705년 중국 광주 제지사에서 〈능엄경〉을 번역했다. 우리나라에는 한국 천태종을 개창한 대각국사가 송나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능엄경〉을 가져왔다는 게 공식기록이다. 일부에선 대각국사 이전에 당나라 유학을 다녀온 신라승에 의해 〈능엄경〉이 전래됐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이후 탄허ㆍ운허ㆍ각성 스님 등 내로라하는 학승들이 〈능엄경〉의 주석서와 번역서를 편찬해 후학들의 공부에 도움을 주었지만, 한문을 바탕으로 한 주석과 해설이 많아 일반인들이 접하기는 어려웠다.

이 책은 한글세대를 위한 〈한글 능엄경〉이다. 편저자인 용하 스님은 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각성 스님이 한글로 번역한 〈능엄경정해〉 원문을 저본 삼아 직접 윤문했고, 한자를 부기(附記)해 경문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주석은 명나라 감산대사(山大師, 1546~1623)가 쓴 〈수능엄경 통의(通議)〉의 핵심적인 내용을 골라 경문에 맞게 삽입했다. 또 난해한 종지(宗旨)는 천태지관(天台止觀) 법문 등을 통해 독자들이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