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보경사 비로자나불도.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8폭 평양성도 병풍도

조선 영조 대에 조성된 포항 보경사 소장 비로자나불도가 국가문화재인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8월 21일 포항 보경사 비로자나불도와 평양성도 병풍 등 조선 시대 회화 2점을 보물로 지정했다.

‘포항 보경사 비로자나불도’(보물 제1996호)는 조선 후기 경상도에서 활동한 불화승(佛畵僧) 세 명이 1742년(영조 18년)에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며 그린 불화다. 화승들은 높이 3m에 가까운 대형 삼베 바탕에 붉은 물감을 칠한 뒤 인물과 의복 등을 흰색 물감으로 불화를 그렸다.

불화의 구도는 문수ㆍ보현보살과 사천왕상 등이 비로자나불을 둥글게 에워싼 형태다. 비로자나불을 주존불(主尊佛)로 배치한 불화 중에는 이 작품이 가장 이른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하며, 제작 시기와 제작자가 뚜렷해 조선 후기 불화 연구의 귀중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물 제1997호로 지정된 평양성도 병풍(平壤城圖 屛風)은 8폭에 조선 후기 평양의 모습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전도식(全圖式, 읍이나 성 안에 있는 마을을 아래로 내려 보듯이 펼친 형식의 그림) 읍성도(邑城圖)’다.

제1~2폭에는 영명사(永明寺)와 부벽루(浮碧樓) 등 명승지, 제2~5폭에는 평양 시가지, 제3~6폭에는 서원이나 첨성대가 자리한 곳, 제6~8폭에는 사당 등 제례장소가 그려져 있다. 문화재청은 이 병풍의 제작 시기를 18세기 후반기까지도 올려보고 있는데, 이 시기에 제작됐다면 현재까지 발견된 평양성도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이다.

문화재청은 그 근거로 △1804년 화재로 소실됐다가 1890년 중건된 대동강 주변의 애련당(愛蓮堂)과 장대(將臺) 묘사 △19세기에 유행한 밝고 짙은 청색을 혼용하지 않고 녹색 위주로 처리 △명암이 거의 없는 건물 묘사와 인물이 표현되지 않은 예스러운 화법(畵法) 등을 들었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ㆍ활용될 수 있도록 향후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평양성도 병풍 1~4폭. <사진=문화재청>
평양성도 병풍 5~8폭. <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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