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판화박물관 ‘판화로 보는 근대 사건과 풍경’ 특별전
8월 18~9월 23일, 동학 태극기 목판 등 60여 점 전시

1909년 10월 26일 러시아 하얼빈역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하는 장면을 표현한 석판화가 최초로 공개된다.

원주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 이하 박물관)은 개관 15주년을 기념해 8월 18일부터 9월 23일까지 ‘판화로 보는 근대 한국의 사건과 풍경’ 특별전을 연다. 이번 특별전에는 한선학 관장이 지난 23년 동안 모은 수집품 6,000여 점 중 선별한 근대 한국의 역사적 사건을 담은 판화와 남북으로 흩어져 있는 풍경 판화 60여 점이 전시된다.

특별전은 총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사건 등 근대 역사적 사건을 기록한 판화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최초 공개되는 ‘안중근 이토 히로부미 저격 석판화’가 단연 눈길을 끈다.

이 판화는 전형적인 보도판화로, 화면 옆면에는 보도 기사가 함께 실려 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권총으로 저격하는 장면과 이토 히로부미가 총에 맞은 장면, 떨어진 총알에서 연기가 나는 장면, 제압을 당해 총이 땅에 떨어졌어도 이토 히로부미를 날카롭게 바라보는 안중근 의사의 저항정신 등이 잘 묘사돼 있다.

이 외에도 동학 혁명 때 남접(南接, 동학농민운동 지도자들이 이끈 조직)과 북접(北接, 동학 교단조직의 하나)의 화해를 위해 노력했던 양호도찰 오지영의 이름이 새겨진 ‘동학 태극기 목판’과 고종 황제가 포함돼 있는 ‘세계 십대 황제 초상’ 등도 선보인다.

2부는 금강산을 비롯해 남북을 아우르는 근대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판화로 구성됐다. 대형 목판화 ‘금강산사대찰전도’를 비롯해 10폭 병풍 ‘금강산 다색 석판화’, 일본 작가 히르카츠 운이치의 평양 ‘목단대’, 가와세 하스이가 그린 ‘을밀대’ 등이 전시된다.

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은 “남북한의 아름다운 풍경을 판화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풍경을 직접 볼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면 좋겠다. 그로 인해 분단의 아픔도 조속히 치유되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고판화박물관은 특별전 기간 동안 ‘전문가와 가족을 위한 숲속판화여행’, ‘다문화 가정을 위한 숲속판화여행’ 등 전시연계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문의 033-761-7885.

1909년 12월 1일 동경 박화관 발행의 '안중근 이토 히로부미 저격 석판화'. <사진=고판화박물관>
세계십제왕어존영 석판화. <사진=고판화박물관>
동학태극기목판과 뒷면에 새겨진 문구(양호도찰 오지영). <사진=고판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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