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5월 25일~26일 지식기반사회와 불교생태학 국제학술대회



진월 스님 "자비 바탕한 禪이 위기 생태학 대안"
"생태학 실천에 불교계 소극 대응" 박수진 교수

불교적 세계관이 생태학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서양사상에서 오는 한계에 대한 대안으로 동양사상 특히 불타의 사상이 주목 받고 있는 것.
동국대학교(총장 홍기삼) 건학 100주년을 맞아 5월 25일과 26일 ‘지식기반사회와 불교생태학'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동국대 정각원장 진월 스님은 26일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깨달은 이의 눈으로 바라보면 자연과 인간은 하나이므로 자연 파괴는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인과관계의 실상을 바로 봄으로써 자비, 행복, 평화 등을 드러내는 선(禪)이 현재 위기를 맡고 있는 생태학의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진월 스님은 또 “지구 전체의 공멸을 초래 할 수 있는 현 상황에서 동ㆍ서양을 나누는 것은 무의미 하다”며 “각 기관과 관련 단체 간에 정보교류와 잦은 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국대 불교학과 박경준 교수는 “동국대는 불교생태학을 특성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관련 단체 간의 정보교류, 의사소통을 위해 ‘국제 불교생태학회' 등의 국제적인 불교생태학회 조직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대 지리학과 박수진 교수가 “생태학을 연구하며 종교단체들의 실천적 모습을 보아 왔지만 타 종교에 비해 불교인들은 소극적이고 수구적”이라 비판하고 “당장 북한만을 봐도 타 종교인들은 환경파괴의 피해자들인 북한 주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데 반해 불교인들은 많지 않다”며 “동북아의 불교는 실천을 중시하는 대승불교로써 피해자들에게 다가가는 실천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종합토론에 참가한 독일 본대학 폴플렉 교수, 영국 런던 골드스미스대학 데미언 키온 교수, 스웨덴 생태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서울대 환경대학원 이도원 교수 등 각계의 전문가들은 진월 스님의 주장에 동의하며 동국대가 앞으로 불교생태학에 있어 선도적 견인차의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는 이틀간 △ 제 1분과 - 지식기반사회와 환경문제 △ 제 2분과 - 불교생태학과 서구 사상 △ 제 3분과 - 불교생태학의 학제적 접근 △ 제 4분과 - 미래사회의 평화와 불교생태학 등 4개 분과 21개의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인터뷰-데미언 키온 교수

“불교는 윤리적 종교 관련 연구는 미진”

“불교는 굉장히 윤리적인 종교지만 윤리적 부분에 대한 연구는 미진하다.”
동국대학교가 건학 10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국제학술대회 ‘지식기반사회와 불교생태학'에 참석한 데미언 키온 교수(영국 런던 골드스미스대 불교윤리학)의 날카로운 지적이다.
데미언 키온 교수는 “불교는 윤리적인 종교지만 윤리학에 대해 구체적으로 연구하지 않고 경전이나 문건으로도 전해 내려오는 것이 없다”며 “연구가 되질 않았으니 이번 사태와 같은 문제가 생기면 구체적으로 답을 내릴 수가 없고 경전을 인용해도 추상적 표현(공, 연기, 무아 등)이 많아 답변을 하는데 있어 부족하고 부적절 하다”고 불교윤리의 미진한 연구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데미언 교수는 “불교윤리학은 지금 틀을 짜고 있다. 다시 말해 이론화 되고 있다. 불교의 윤리를 서구의 윤리 이론에 접목 시켜 체계화 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데미언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덕의 윤리학과 환경'이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그는 “덕의 윤리학은 행위보다 행위주체의 역할을 강조하는 관점으로 규범이나 행위의 결과보다 개인의 인격에 보다 중심을 둔다”며 “덕 윤리학의 목적은 인간이 지닌 잠재성의 실현과 이를 수반하는 장기적인 행복에 있는데 이 행복이 불교의 ‘열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미 한 차례 한국을 방문한 바 있는 데미언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는 국지적인 즉, 한국에 국한하는 주제가 아닌 전 세계인이 주지하는 논제이다. 이에 미약하나마 일조 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에 참여하는 것은 대안제시가 목적이 아니라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여러 사람들과의 토론 속에 배우고자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우리나라에 논란이 되었던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 세포연구에 대해 데미언 교수는 “대승불교는 불성이 있는 생명을 중시한다. 즉, 대승적 입장에서 일체 중생에 생명이 있고 그 생명은 존중 받아야 하며 사랑해야 한다”며 “전통적 불교의 입장과도 안 맞고 개인적으로도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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