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연좌농성 후 기자회견 통해

법륜승가회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는 (좌측부터) 덕현·이암·선광·광전 스님.

조계종 적폐청산을 위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설조 스님(94년 조계종 개혁회의 부의장)을 지지하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연좌농성을 한 법륜승가회 소속 스님들이 건물 밖으로 쫓겨났다. 스님들은 “조계종단의 민낯을 보는 민망함을 처절히 느꼈다.”고 개탄했다.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인 법륜승가회(회장 정산 스님)는 6월 21일 오후 6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옆 공터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에는 덕현ㆍ이암ㆍ선광ㆍ광전 스님이 참석했다.

스님들은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설조 스님의 단식을 지지하며 총무원 청사 로비에서 연좌농성으로 밤을 보냈지만 오늘 오전 9시경 호법부 교역직 스님들의 완력에 의해 강제로 떠밀려 나오게 됐다.”면서 “21세기에 19세기를 사는 조계종단의 민낯을 보는 민망함을 또 한 번 처절히 느꼈다.”고 성토했다.

이어 “6월 1일 중앙종회의장 스님에게 임시중앙총회를 열어 MBC PD수첩 방영에서 제기된 의혹 진상규명과 그로 인해 파생된 종단 현안에 대한 논의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며 “그럼에도 의장 스님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오히려 7월 17~18일 속초의 한 호텔에서 중앙종회의원 연수를 열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스님들은 “이는 임시종회라는 공식적인 논의를 통해 종단의 현안을 해결하고자 하는 법륜승가회 소속 종회의원들과 종도들의 희망과 기대를 무시하는 일”이라며 “하루 속히 임시종회를 열어 종단이 처한 위기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님들은 또 “이를 거부한다면 종회의장은 그 직책을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고, 사퇴해야 한다.”면서 “종헌종법에 의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종단을 만들 때까지 법륜승가회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속초 연수에 참석하겠냐’는 질문에 스님들은 “우리가 요청한 것은 논의의 장이 되는 임시종회다. 연수를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닌 토론 형식의 종회로 문제에 대해 논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또 향후 계획에 대해 선광 스님은 “신도들이 조계종 일주문 앞에서 진행하는 ‘조계종 중앙종회 해산ㆍ비상기구 구성을 위한 서명운동’을 보고 참담했다.”면서 “중앙종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종도들이 느낀 실망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임을 통감하고, 추이를 살피며 내부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설조 스님이 단식을 진행하고 있는 천막 농성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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