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우정공원 뒤편 공터서
법륜승가회 “설정 원장 결단 내리길”

조계종 적폐청산을 주장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1994년 조계종 개혁회의 부의장을 지낸 설조 스님.

1994년 조계종 개혁회의 부의장을 지낸 설조 스님이 조계종 적폐청산을 주장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설조 스님은 6월 20일 오후 3시 경 서울 우정공원 뒤편 공터에서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스님은 단식에 앞서 오후 2시 조계사 대웅전을 참배했으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열려고 했으나 조계종 총무국장 선웅 스님과 종무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조계사 관음전으로 이동했다.

설조 스님은 관음전에서 조계종 관계자와 비공개 면담을 한 뒤 옆에 위치한 무대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과 이세용 종무실장 등 종무원들이 “조계사 대웅전 참배만 한다고 약속 했으면서 왜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하느냐?”며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이 과정에서 설조 스님 측과 조계종 측 간 거친 몸싸움도 벌어졌다. 설조 스님은 결국 우정공원 옆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설조 스님은 “과거 청정비구들이 대처승을 몰아낼 때 대처승들은 비구들이 법당을 참배하거나 단식을 하는 것을 묵인했다.”며 “오늘 자리가 그 당시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우리를 막는 대중들은 과거 대처승과 비교한다면 말도 안 되는 행동”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설조 스님은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근간 우리 종단은 정화의 전통을 계승한 종단인지, 정화의 이념을 짓밟으려는 집단이 분별을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소납의 천견으로는 이 불행의 원인은 비비구들의 종권장악이 그 원인이라고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설조 스님은 또 “비비구는 승가 갈마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은 비구라면 다 아는 사실인데도 어느 때부터인가 적주(賊住)비구가 한지역의 큰 사찰을 차지해 주변을 속인 뒤 동류와 작당해 중앙기구를 유린하게 됐다.”며 “근자에는 음주로 살인을 하고, 정재를 가로채고 그 악행의 유례가 없는 자가 종단 행정대표가 되어도 거침없으니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설조 스님은 “지금 대중들이 쳐다보고 의지할 곳은 오직 큰스님들뿐이다. 큰스님들께서 종단에 드리운 암흑이 걷히도록 어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내 목숨이 끝나거나, 적주비구가 종단기관에서 떠날 때까지 단식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인 법륜승가회(회장 정산 스님)는 입장문을 통해 “설정 총무원장은 취임할 때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며 “지금까지 속 시원한 해명은 없고, 구차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설정 원장에게 더 이상 시간을 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륜승가회는 “설정 원장은 ‘종단과 종도를 위한 공심’으로 물러나 본인에게 제기된 의속을 해명해야 한다.”면서 “총무원장의 사생활이 종단에 짐이 되지 않도록 결단을 내리길 요청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후 설조 스님은 우정공원 뒤편 공터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단식에 앞서 조계사 대웅전을 참배하는 설조 스님.
설조 스님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하자 조계종 총무국장 선웅 스님이 제지 하고 있다.
조계사 관음전 옆 무대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하는 설조 스님을 저지 하고 있는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
설조 스님 측과 조계종 측의 몸싸움.
설조 스님 측과 조계종 측의 몸싸움.
설조 스님 측과 조계종 측 재가자들 간 몸싸움.
장소를 옮겨 기자회견을 하는 설조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인 법륜승가회의 입장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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