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황룡사ㆍ감은사로 ‘환지본처’

불자들이 황룡사·감은사 진신사리를 이운하고 있다.

부처님과 그 가르침을 상징하는 진신사리가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환수돼 본래 자리로 모셔진다.

불교중앙박물관(관장 오심 스님)은 6월 11일 오전 10시 40분 조계사 대웅전에서 부처님 진신사리 환지본처(還至本處)를 알리는 ‘황룡사ㆍ감은사 부처님 진신사리 이운 및 환수 고불식’을 봉행했다.

이번에 불교중앙박물관으로 이운된 사리는 경주 황룡사지 출토사리 5과, 경주 감은사지 서삼층석탑사리 1과, 언양 내원암 발견 사리 1과 등이다. 이중 황룡사지 출토사리 5과는 643년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모셔와 황룡사 9층 목탑에 봉안했다고 삼국유사에 기록돼있고, 감은사지 출토사리 1과는 신라 제30대 왕인 문무왕(626~681) 설화가 깃들었다고 알려졌다.

이날 고불식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치사를 통해 “신앙의 대상인 부처님의 사리가 오랜 시간 박물관 수장고에 봉안되게 해 죄송하다.”면서 “이제라도 다시 제자리를 찾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계종 문화부장 종민 스님은 사리환수 의의에 대해 “올해 부처님의 가르침과 민중의 발원이 깃든 3건 7과의 사리를 추가로 불법의 도량에 모시게 됐다. 이로써 3년간 총 13건 129과의 사리가 본래 자리로 이운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은 고불문을 통해 부처님을 상징하고 신앙의 대상이 되는 소중한 성보의 환지본처를 부처님께 고하며 “오늘 환지본처한 사리를 이운한 공덕으로 이 땅의 일체 사부대중이 부처님 가르침에 귀의하길 바란다.”고 사부대중을 대표해 부처님 전에 발원했다.

불교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환수를 통해 ‘사리’가 예경의 대상인 성보로서 의미를 되찾고, 단순히 유물이 아닌 신앙의 형태로 불교 정신을 회복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불식 이후 진신사리는 원래 소재지 사찰로 이운되기 전까지 불교중앙박물관에 모셔진다. 이후 경주 황룡사지 출토사리와 감은사지 서삼층석탑사리는 경주지역 본사인 불국사로 이운돼 불국사 무설전에서 사리 친견법회 후 각각 국보 제26호 금동비로자나불좌상과 국보 제27호 금동아미타불좌상에 봉안할 예정이다. 또 언양 내원암 사리는 내원암에서 친견법회를 한 후 탑을 새로이 조성해 모실 계획이다.

한편 조계종은 2016년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약을 맺고 전국 국ㆍ공립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사리를 본래 자리로 돌려놓고 있다. 

황룡사·감은사 진신사리가 조계사 대웅전으로 이운되는 모습.
불교중앙박물관장 오심 스님이 진신사리를 봉정하는 모습.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고불식에서 치사를 하고 있다.
사리환수 의의에 대해 말하고 있는 조계종 문화부장 종민 스님.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이 고불문을 낭독하고 있다.
진신사리를 이운하며 조계사 대웅전으로 향하고 있다.
경주 감은사지 서삼층석탑사리 1과.
경주 황룡사지 출토사리 5과.
언양 내원암 발견 사리 1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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