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조계사서 대중 1만여 명 운집
불기2562년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는 법요식이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조계종 사찰에서 봉행됐다.
조계종(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5월 22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에서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봉행했다. 법요식에는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원로의장 세민 스님, 총무원장 설정 스님, 중앙종의회의장 원행 스님 등 조계종단 스님들과 김희중 한국종교인 평화회의(KCRP) 대표의장 등 이웃종교 지도자, 정세균 국회의장, 주호영 국회정각회장, 도종환 문체부장관, 각 정당 대표 및 서울 시장ㆍ교육감 후보, 각국 주한외교 사절,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을 비롯해 사부대중 1만여 명이 운집했다.
특히 이번 법요식에는 제주 4.3 희생자 유족회장 양윤경 씨, KTX 해고여승무원노조지부장 김승하 씨, KTX해고여승무원노조조합원 정미정 씨,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노조 지회장 차헌호 씨,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노조 조합원 오수일 씨,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이종걸 씨가 초청됐다.
이날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봉축법어를 통해 “부처님은 처음 일곱 걸음을 걸으신 후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의 일성(一聲)을 보이셨다. 이는 만천하에 본래부처를 선언하심이요, 생명의 존엄과 천부적 자유를 내보이시어 일체의 중생들을 생사윤회의 고통에서 구제하고, 본래의 성품인 참나를 밝혀 행복하게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시현하는 것”이고, “남북이 진정으로 하나되는 길은 우리 모두가 참선수행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갈등과 불신을 없애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여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라면서 평화와 행복은 내면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것임을 강조했다.
앞서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봉축사에서 “부처님은 우리 모두 불성을 가진 청정한 존재임을 알려주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 부처님오신날은 지혜와 자비가 구족한 청정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서원하는 날”이라면서 “분단의 긴 겨울이 지나고 평화의 봄이 찾아와 화합의 꽃이 활짝 피고 있다.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합의했다. 우리가 꽃피워 낸 상생의 기운은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세계로 확산될 것”이라면서 불자들도 평화의 실천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봉축메시지를 대독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불교문화는 국민을 위로ㆍ격려하고, 사찰은 휴식과 평안을 준다. 오늘날 한반도의 화합과 협력 또한 고승대덕과 불자들의 원력에 힘입은 바 있다.”면서 북미회담의 성공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불자들의 축원을 촉구했다.
이어 중앙종의회의장 원행 스님은 남북공동발원문을 통해 “평화의 새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 남과 북의 불교도들은 한마음 기울여 발원합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인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은 남과 북이 함께 새로운 역사의 출발을 선포한 신호탄이며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자주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나갈 역사적 이정표입니다.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미래를 앞당기기 위한 애국애족의 실천행에 나선 사부대중에게 불은(佛恩)을 내려주십시오.”하며 조국의 평화통일을 기원했다.
끝으로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은 발원문을 통해 “오늘 저희들은 손에 잡힐 듯 다가온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며, 그 어느 해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가족들과 이별한 이산가족의 반세기 세월이 더 이상 한민족 모두의 아픔으로 남지 않도록 한반도와 세계평화의 주인이 되어 세상을 향기롭게 만드는 불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법요식에서는 제15회 불자대상 수상자 해군참모총장 엄현성ㆍ국악인 김영임ㆍ산악인 엄홍길ㆍ국회예산정핵처장 김춘순ㆍ스노보더 이상호 씨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했다. 작곡가 이종만 씨의 지휘에 따라 성악가 김재일ㆍ조계사합창단이 봉축가 및 찬불가를 불렀다.
법요식은 △도량결계 △육법공양 △명고ㆍ명종 △관불 및 마정수기 △찬불가(조계사 합창단) △헌촉ㆍ헌향ㆍ헌다ㆍ헌화 △축원(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불자대상 시상 △봉축사(총무원장 설정 스님) △대통령 봉축메시지(도종환 문체부장관) △법어(종정 진제 스님) △남북공동발원문(중앙종회의장 원행 스님) △발원문(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봉축가(조계사 합창단) △헌화 △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