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 서울 동국대운동장서 연등법회 봉행
동대문-종각 제등행진, 불자ㆍ시민 20만여 명 운집

천태종의 제등행진 모습.

불기2562(2018)년 연등회가 가뭄을 해갈하는 봄비 속에 열렸다. 불자와 시민들은 오색연등에 세계평화와 인류행복의 발원을 담아 서울 동대문에서 종각까지 종로 일대를 행진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설정 스님ㆍ조계종 총무원장)는 부처님오신날(5월 22일)을 열흘 앞두고 5월 12일 오후 4시 30분 서울 동국대 운동장에서 사부대중 1만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연등법회를 봉행했다. 앞서 진행될 예정이던 어울림한마당과 행렬등 경연대회 시상식은 우천으로 열리지 않았다.

봉축위원장 설정 스님은 개회사에서 “부처님은 나를 비롯한 모든 존재가 불성을 지닌 귀한 존재임을 알아 스스로 당당하고, 남에게 너그러운 존재가 되라고 가르치셨다.”며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나를 사랑하는 동시에 이웃을 감사히 여기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마음을 되새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설정 스님은 “부처님을 믿듯 나 자신이 부처임을 믿고, 본래의 청정심을 회복해 지심을 다해 살아간다면 누구를 만나더라도 보살이요, 어디를 가도 불국토일 것”이라면서 “이 환한 봄날에 부처님오신날을 한껏 누리며 기쁘게 정진합시다. 또 우리가 들고 있는 이 밝은 연등으로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히자.”고 당부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원행 스님의 <붓다차리타> 경전 봉독 이후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수석부회장 문덕 스님(천태종 총무원장)은 발원문을 통해 “지혜와 자비의 부처님, 우리 불제자 모두 지극한 마음으로 발원합니다. 미움과 불신의 어리석음을 버리고, 자비와 믿음의 마을을 키우겠습니다. 세상의 힘들고 어두운 곳을 비추는 자비의 등불을 밝히겠습니다. 더 이상 한민족 모두의 아픔으로 남지 않도록 한반도와 세계평화의 주인이 되어 세상을 향기롭게 하는 불자가 되겠습니다.”라고 부처님 전에 발원했다.

진각종 통리원장 회성 정사는 기원문에서 “오늘 함께한 사부대중 모두가 모든 이들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쉼 없이 정진할 것을 다짐하며, 간절한 마음 모아 부처님께 기원드리니 자비로 섭수해 주시옵소서.”라고 기원했으며,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도 “부처님 법 그대로 물려받은 고결한 원력을 신심과 공심으로 실천해 가겠다.”고 다짐했다.

태고종 총무원장 편백운 스님은 평화기원 메시지를 통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우리들은 지혜와 자비의 밝고 힘찬 기운으로 모두 함께 행복한 세상을 앞당기는데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연등법회는 △명종 △관불의식 △삼귀의 △한글 반야심경 △개회사 △경전봉독 △발원문 △기원문 △평화기원 메시지 △행진선언 순으로 진행됐다.

연등법회 후 사부대중들은 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의 행진선언에 따라 오후 6시 동국대운동장에서 제등행진 출발지인 동대문(흥인지문)으로 이동했다. 오후 7시 불교지도자들을 선두로 시작된 제등행진은 종로 거리를 따라 종각까지 진행됐다. 제등행진은 선두-4등단-5등단-1등단-2등단-3등단 순으로 종로 거리를 행진, 많은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20만여 불자와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연등회는 제등행진 후 종각역 앞 특설무대에서 열린 대동한마당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13일에는 우정국로에서 전통문화한마당이 펼쳐진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내빈들이 연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봉축위원장 설정 스님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이 연등법회에서 발원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희단의 공연. 폭우로 어울림한마당은 취소됐고, 자율공연만 진행됐다.
연희단의 공연. 폭우로 어울림한마당은 취소됐고, 자율공연만 진행됐다.
천태종 불자들이 종기등과 태극등을 비롯해 각종 장엄등과 행렬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천태종 불자들이 호롱불을 형상화 한 연등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천태종 서울 관문사의 장엄등.
동대문을 출발하는 제등행렬 모습.
도선사 장엄등 행렬.
수국사 불자들의 장엄등.
태국 스님들의 제등행렬 모습.
베트남 불자들의 제등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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