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서
괘불 보관함·나한상·신중도·현왕도도 공개

용흥사 괘불. 조선 1864년, 삼베에 색, 1,003×620cm, 경상북도 상주 용흥사, 보물 제1374호. <사진 제공=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이 ‘보물 제1374호’인 상주 용흥사의 대형 괘불을 대중에게 공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불기2562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5월 4일~10월 28일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세 부처의 모임―상주 용흥사 괘불전’을 진행한다. 이는 2006년 5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선보인 한국의 괘불 전시 중 13번째 전시다.

‘용흥사 괘불’은 통일신라시대 진감선사(眞鑑禪師) 혜소(慧昭, 774~850) 스님이 창건한 용흥사에서 전해져 왔다. 괘불은 석가모니불과 약사불·아미타불의 모임 장면을 묘사했으며, 크기는 가로 6m, 세로 10m가 넘는다. 현재 전해지는 괘불 110여 점 가운데 세 부처를 함께 그린 괘불은 5점만 남아 있어 귀중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괘불의 제작시기는 1684년 5월 13일로 9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해 조성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폐허가 된 용흥사를 중흥하는 데 큰 힘을 쏟은 홍흡(弘洽) 스님이 괘불 조성에 필요한 시주를 이끌어 일반인과 스님 50여 명이 경제적으로 후원했다. 괘불은 인규(印圭) 스님을 수화승으로 5명의 화승(畫僧)이 그렸다.

괘불은 모임에 참여한 보살·제자·청중 등으로 가득하며, 그 중심에는 석가모니불이 묘사돼 있다. 왼쪽에는 질병의 고통이 없는 유리광(琉璃光) 세계를 다스리는 약사불, 오른쪽에는 즐거움만이 가득한 극락세계를 다스리는 아미타불이 위치한다.

‘용흥사 괘불’은 300여 년 전 그림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선명하고 화사한 색채, 다채로운 문양이 특징이다. 특히 연꽃과 다양한 꽃, 넝쿨, 상서로운 구름무늬 등이 여백을 가득 채우고 있다.

용흥사 주지 우성 스님은 3일 오전 10시 상설전시관 2층에서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불기2562년 부처님오신날에 앞서 많은 분들에게 용흥사 삼불 괘불 탱화를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괘불 탱화가 많은 불자들의 마음을 모아 조선 시대 탱화 특유의 웅장함을 보존하고 있어 종교·역사·학술적으로도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앞서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용흥사 괘불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압도할 만큼 가치 있는 문화유산”이라며 “용흥사의 성보(聖寶)인 괘불의 전시를 허락해 준 용흥사 사부대중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괘불을 보관하는 함(函)과 익살스러운 표정의 ‘나한상’, 신들의 모임을 그린 ‘신중도’, 지옥의 왕 중 다섯 번째 왕 염라대왕을 그린 ‘현왕도’ 등도 함께 선보인다.

한편 전시를 소개하는 ‘큐레이터와의 대화’는 5월 9일, 6월 20일, 8월 8일, 9월 19일, 10월 24일 총 5회 진행될 예정이다.

나한상. 조선 후기, 나무, 높이 75.0cm, 경상북도 상주 용흥사. <사진 제공=국립중앙박물관>
나한상. 조선 후기, 나무, 높이 77.0cm, 경상북도 상주 용흥사. <사진 제공=국립중앙박물관>
용흥사 신중도. 조선 1836년, 모시에 색, 128×127cm, 직지성보박물관. <사진 제공=국립중앙박물관>
용흥사 현왕도. 조선 1806년, 모시에 색, 104×87cm, 상주 용흥사. <사진 제공=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괘불전 '세 부처의 모임' 언론공개회 기념사진. 
(왼쪽부터) 민병찬 학예연구실장, 김아름 학예사, 우성 스님(용흥사 주지),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이수미 미술부장, 정명희 학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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