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불교조각中 금동불상 비교 연구

우리나라 고대 불교조각과 중국 산둥지역 불교조각을 비교한 연구결과가 보고서로 출간됐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중국 산둥박물관과 공동으로 중국 산둥성에서 출토된 금동불상 25점을 우리나라 고대 불교조각과 비교ㆍ조사하고, 보고서 ‘중국 산둥성 금동불상 조사 보고―불교 미술의 교차로, 산둥의 금동불―’을 출간했다.

이번 공동조사는 2016년 9월 4~11일(8일간) 진행됐으며, 산둥ㆍ보싱현ㆍ타이안시박물관에서 소장한 주요 금동불상을 연구했다.

연구대상인 금동불상 25점은 산둥성에서 출토된 것으로,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해당하는 중국 16국시기(304~439)부터 수대(581~618)까지 제작됐다. 그 가운데 11점은 명문이 새겨져 있어 삼국시대 금동불상의 연대 추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 본문에는 불상 25점에 대한 사진 자료와 기본 정보가 수록된 것은 물론, 각각의 불상을 우리나라 고대 금동불상과 양식적으로 비교한 참고 도판 및 성분 분석 결과도 기록하고 있어 이후 고대 불교조각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1. 금동불좌상(金銅佛坐像). 5세기 전반, 높이 4.9cm, 서울 뚝섬 출토,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도2. 금동불좌상(金銅佛坐像). 십육국시기(十六國時期, 304~439), 높이 7.9cm, 산둥성 보싱현(博興縣) 룽화사지(龍華寺址) 출토, 산둥성 보싱현박물관 소장.

이번 조사에는 우리나라 불교조각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서울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도1)과 유사한 보싱현박물관 소장 금동불좌상(도2)이 포함됐다. 서울 뚝섬 출토 금동불좌상과 유사한 모습의 불상이 산둥성에서도 확인되는 것으로 볼 때, 불교가 전래된 초기부터 우리나라와 산둥 지역이 교류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도3. 금동광배(金銅光背). 삼국시대(백제), 6세기 전반, 높이 11.9cm, 부여 관북리 출토,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소장.
도4. 금동광배(金銅光背). 북위(北魏, 386~534) 태화(太和) 18년(494), 높이 47.7cm, 산둥성 타이안시박물관 소장.
도5-1. 금동광배(金銅光背). 북위(北魏, 386~534) 영안(永安) 2년(529), 높이 23.8cm, 산둥성 산둥박물관 소장.
도5-2. 금동광배(金銅光背). 북위(北魏, 386~534) 영안(永安) 2년(529), 높이 23.8cm, 산둥성 산둥박물관 소장.

산둥박물관과 타이안시박물관에서는 충남 부여 관북리 출토 금동광배(도3)와 같이 광배 외연에 ‘ㄷ’자 돌기가 있는 금동광배를 조사했다. 북위(北魏, 386~534) 태화(太和) 18년(494)과 영안(永安) 2년(529)의 기년이 있는 금동불상 2점은 매우 이른 시기인 북위 태화연간(477~499)부터 산둥성(山東省)에서 ‘ㄷ’자 돌기가 있는 금동광배가 유행하였고 부여 관북리 출토 금동광배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확인했으며(도4, 도5) 이 조사과정에서 산둥박물관 소장 금동광배의 출토지를 밝혀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도 5).

이 외에도 불상 뒷면 명문에서 ‘관세음동상(觀世音銅像)’이라는 상의 존명과 재료를 분명히 밝히고 있는 산둥박물관 소장 ‘금동관세음보살입상’을 조사했다. 이 상은 금으로 도금했지만, 금상(金像)’이나 ‘금동(金銅)’으로 표현하지 않고 ‘동상(銅像)’이라고 새겼다.

이 상과 같이 불상의 재료를 명문에 새기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우리나라 삼국시대 불상 중에는 정지원명 금동불입상 명문의 ‘금상(金像) 한 구(軀)를 제작한다’는 표현과 백제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도쿄국립박물관(東京國立博物館) 소장 갑인명 광배의 ‘금동석가상(金銅釋迦像)’이라는 표현이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산둥 지역 금동불상은 명문 표현에 있어서도 유사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도6. 금동보살삼존상. 삼국시대, 현존 높이 8cm, 강원도 양양 진전사지 출토.
도7. 금동관세음삼존보살입상. 수(隋, 581~618) 인수(仁壽) 원년(元年) (601), 높이 20.9cm, 보싱현(博興縣) 룽화사지(龍華寺址) 출토, 산둥성 보싱현박물관 소장.

최근 우리나라 강원도 양양 진전사지에서 삼국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살삼존상이 출토되어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도6). 이번 조사에서는 이 상과 같이 주존불이 보살인 ‘금동관세음삼존보살입상’(도7)을 조사했다. 산둥성 보싱현에서 출토된 이 상은 수대에 제작된 것으로 명문에 따라 관세음보살임이 확인됐다. 그리고 이 상과 함께 발굴된 금동불상 중에는 삼존불상 중앙의 주존이 보살인 예가 7점이나 확인되어 이 지역에서 보살형 삼존상이 유행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보살삼존상으로는 최근에 발굴된 양양출토 보살삼존상 이외에 리움미술관 소장 국보 134호 ‘금동보살삼존입상’이 알려져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 출간을 계기로 향후 산둥성의 고대 불교미술을 소개하는 특별전을 개최할 것”이라면서 “이번에 추진한 공동조사 경험을 기반으로 향후 공동연구 및 교류 범위를 아시아지역까지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의. 02-2077-9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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