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단상(271호)

“No Kids Zone - 13세 이하 자녀를 동반하신 고객 분들은 옆 매장을 이용해주세요.”

강화도에서 꽤나 인기 있다는 카페. 함께 간 지인 가족과 커피 한잔 마시려고 들어가려는데, 입구 안내 푯말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나와 지인의 품안에는 돌도 안 된 갓난쟁이들이 아기띠에서 풀어 달라며 칭얼대고 있는데.

뉴스에서만 보던 ‘노키즈존’이다. 처음 경험한 ‘출입거부’에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그동안 ‘노키즈존’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런 곳에 갈 일이 있겠어?’하고 웃어넘겼었다. 그런데 막상 문전박대라니.

‘노키즈존’은 영 · 유아와 어린이 동반 고객의 출입을 금지하는 음식점 · 카페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3~4년 전부터 등장해 최근 이를 시행하는 업체는 확산 추세다. 원인은 일부 매너 없는 부모에 있다. 자녀가 식당에서 시끄럽게 뛰어다녀도 가만히 놔두고, 옆 테이블에 누군가 식사해도 아기를 테이블에 눕혀놓고 기저귀를 갈아준 후 테이블 위에 두고 가는 사람들 말이다.

여유를 즐기며 음식을 먹고자 음식점과 카페를 찾은 다수의 손님 입장에선 당연히 재방문을 망설이게 될 것이다. 결국 업주 입장에서 아이 동반한 부모의 출입이 달갑지 않을 수밖에.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음식점과 카페의 분위기를 저해하는 사람은 뛰어다니는 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방치한 부모라는 점이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초저출산국(출산율 1.3명 이하)인 우리나라, 아이 한 명 한 명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 일부 몰상식한 부모들로 인해 귀하고, 소중한 아이들이 천덕꾸러기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업주를 탓할 생각은 없다. 몰상식한 부모만 탓할 생각도 없다. 우리 모두의 인식 개선만이 해법이 아닐까 싶다.

부모는 아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예의범절을 가르치고, 손님도 일정부분 아이로 인한 소란스러움을 감수해주고, 업주 역시 공간의 효율적인 배치 등을 통해 서로의 불편함이 감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 갈등을 줄어들지 않을까?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면 제2, 제3의 ‘노키즈존’도 적지 않다. 특별한 대우를 받고자하는 사람의 본성을 부추긴, ‘특정인만을 위한 공간’, ‘소수를 배제한 집단이기주의’. 모두 우리 함께 지워나가야 할 얼룩들이다. 내 아이에게 ‘서로의 존엄함을 인정하는 사회’를 물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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