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절(出家節, 음 2월 8일)과 열반절(涅槃節, 음 2월 15일)은 부처님오신날(음 4월 8일), 성도절(成道節, 음 12월 8일)과 함께 불교계의 4대 명절에 속한다. 올해 출가절은 양력 3월 24일, 열반절은 3월 31일이었다. 출가-열반절을 맞아 전국 사찰에서는 관련 행사가 잇따랐다. 하지만 법회 형태의 단조로운 행사에 그쳤을 뿐, 입춘·백중·동지 등 절기 명절에 비해 오히려 소홀하게 보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보여주신 ‘출가’는 희로애락(喜怒哀樂)에 얽매이지 않고자 수행의 길에 들어섬을 의미한다. 또 ‘열반’은 근심과 걱정이 다 사라진 경지에 도달함을 의미한다. 즉, 출가에는 불자가 한 평생 가슴에 새기고 가야 할 초발심의 정신이 깃들어 있고, 열반에는 그 목표가 새겨져 있다. 그러므로 부처님이 태어나시고, 깨달음을 얻은[成道] 날과 비교해 결코 그 비중이 가볍지 않다는 말이다. 이런 중요한 불교 명절을 마지못해 치르는 연례행사처럼 가볍게 지나쳐선 안 된다.

한때 출가-열반절 기간을 ‘경건주간’, ‘정진주간’으로 삼자는 캠페인과 함께 전국 사찰과 신행단체에서 자기 점검과 수행의 기간을 삼기도 했다. 하지만, 뒷심 부족으로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다시 이 기간을 불자들이 일 년 중에서 가장 집중, 수행 정진하는 기간이 되도록 계몽해 나가야 한다.

수행이 없는 불교는 더 이상 불교라고 불릴 수 없다는 점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출가-열반절 준비에 만전을 기해 앞으로 수많은 불자들이 이 기간을 참회와 용맹정진의 기간으로 삼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서 출가-열반절에 담긴 ‘평등’, ‘자비’의 가르침이 시대정신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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