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수행 족적, 후학에 도움 되길”

출가한 지 47년, 어느덧 고희를 맞은 혜담 스님〈사진〉이 9년 만에 신간 〈그대의 마음을 가져오라-달마와 혜능 그리고 선〉을 출간했다. 불광출판사 刊, 2만원.

책의 주제어는 ‘깨달음’이다. 전반부에는 은사 광덕 스님(1927~1999)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출가한 후 겪은 지난했던 여정, 경전과 조사어록을 통해 공부하며 겪은 시행착오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이어 후반부에는 달마대사와 혜능 스님의 선불교 가르침의 핵심을 요약 정리했다.

기자간담회에서 “10여 년을 조사어록에 매달렸다. 조사스님들이 남긴 화두가 곧 나의 화두가 됐다. 마하반야바라밀 염송과 간화선 화두 참구로 2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며 깨달음이 아닌 것을 깨달음으로 착각, 도인이 된 냥 불교방송국에서 〈반야심경〉을 강의하기도 했다.”고 고백한 스님은 “이런 우여곡절 끝에 반야바라밀에 눈이 조금 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빙 둘러왔지만 후학들은 바른 길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펴내게 됐다.”며 자신이 수행과정에서 겪은 실패를 후학들이 똑같이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혜담 스님은 자신이 깨달음인 줄 알았던 그 단계를 상사각(相似覺, 참된 깨달음이 아니라 비슷한 깨달음)이라 진단하면서 “깨달은 줄 착각하면 수행을 그르치게 된다. 깨달았다면 그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견성성불은 내 마음을 보는 게 견성’이라는 탄허 스님의 가르침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성철 스님이 견성했다’는 말은 긍정하면서 ‘스님이 부처인가’하는 질문에는 대답을 못한다.”며 견성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성불에 도달하도록 정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책은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다 △달마의 심(心)종교 △혜능조사의 선불교 등 3부로 구성돼 있지만, 수행과 교화는 물론 저술활동까지 활발히 펼쳤던 스님의 반세기 족적이자 회고를 바탕으로 한 수행지침서라 정의할 수 있다.

칠불선원과 해인사 등에서 참선 수행한 스님은 해군 군법사와 불광법회 지도법사를 지냈으며, 동국대 승가학과 졸업 후 일본 붓쿄대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조계종 총무원 홍보실장, 소청심사위원, 재심호계위원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대품마하반야바라밀경〉·〈반야불교 신행론〉·〈신 반야심경 강의〉·〈방거사 어록 강설〉·〈행복을 창조하는 기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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