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참여할 문화 트렌드
불교계에서 새롭게 만들면
불교 입문자 늘어날 수 있어

어떤 유행이 2~3년 지속되면 트렌드라고 하고, 10년 이상 지속되면 메가트렌드라고 하며, 30년 이상 지속되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었다고 표현한다.

K-Pop이라고 하는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만든 대중문화는 이제 10년 이상 지속되면서 세계적인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각국의 젊은이들이 우리 대중가요를 듣기 위해 한글을 배우고, 커버 댄스팀을 만들어 대한민국을 찾아오는 사례들이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정부에서도 제대로 하지 못한 한글의 세계화를 K-Pop이 이룩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흐름이 세계적인 문화의 한 현상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훌륭한 음악인재들이 계속해서 발굴되고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이를 받아들이고 다시 재확산시키는 과정이 반복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세계인들이 감동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콘텐츠가 계속 생산되고 확산되어야만 세계적인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과거 일본에서 시작된 J-Pop이 상당기간 유지되다가 소멸되었던 사례를 보면 메가트렌드가 세계적인 문화적 사조로 살아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오랜 세월 자리 잡았던 문화들이 소멸되는 현상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교문화는 조선시대 이후 500여 년 동안 유지되었으나 최근 들어 거의 사라지는 운명에 직면하였다. 수백년 지속되던 문화가 몇 십 년 만에 빠르게 사라지는 것은 현대사회의 큰 특징 중의 하나이다. 많은 종교들이 특정 사회에서 소멸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은 작은 트렌드의 변화가 문화변동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입춘, 백중, 동지 등 2천년 이상 지속되던 절기문화가 현재는 거의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불교계에서 이러한 절기문화와 신행생활을 연계시킴으로서 명맥을 유지시키는 중이다. 그러나 사라지고 있는 문화에 기대어 불자들의 신행활동을 유지시키는 불교의 전략은 매우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젊은이들이 전통문화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불교에 대해서도 무관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교계는 전통문화를 계승·발전 시키는 역할도 충실히 해야 하지만 젊은이들이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래야만 젊은이들이 불교를 통해서 자신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불교에 입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계는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문화 트렌드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양에서의 한 시대(age)는 보통 2,150년으로 잡고 있다. 2018년인 올해는 시대적 변화의 조류가 등장하기 시작하는 출발점에 해당된다. 21세기에서 22세기로의 전환은 세기말적 변동과 시대적 변화가 중첩되는 시기로 앞으로 100년 동안은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 시기이다.

이러한 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팀을 발족시키고 미래 불교발전을 위한 다양한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제대로 된 대응이 없다면 불교도 유교처럼 종교적 기능을 상실하고 기층문화의 원형으로만 남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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