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음식’을 어떻게 보는가
〈불교음식학―음식과 욕망〉
공만식/불광출판사/27,000원

이 책은 영국 런던대  SOAS와 킹스 칼리지(King’s College)에서 음식학 및 종교학을 수학한 저자의 박사학위논문 ‘Food and Craving in Early Buddhist Monasticism focusing of Pali Literature(초기불교 출가수행자들의 음식과 욕망―팔리 문헌을 중심으로)’을 번역한 것이다.

책은 경ㆍ율ㆍ론 삼장을 근거로 문헌을 통해 불교가 ‘음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세심하게 밝히고 있다. 기록에 근거해 음식 소비와 관련한 인연설ㆍ규정ㆍ계율을 수집하고, 왜 그런 방식으로 음식을 대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불교사를 통해 비구와 비구니의 생활을 살펴봤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불교에서 음식을 바라보는 근본적 시각이 담겼다고 판단되는 팔리어 경전 〈아간냐경〉을 자료로 삼아 1장을 펼쳐내고 있다. 2장은 앞에서 살펴본 불교 우주론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고, 출가수행자의 음식에 대한 기존 시각을 거부한 붓다의 태도와 〈청정도론〉으로 대표되는 상좌부의 음식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3장에서는 불교계율의 음식 규정을 다루고 있는데, 바라제목차ㆍ바일제에서 다루고 있는 음식 관련 조항과 음주 조항을 고찰했다. 4장은 비구니에게만 적용되는 음식 관련 불공계를 다룬 장이다. 5장은 불교에서 금지하는 음식을 다루었고, 중국과 인도,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의 관점을 비교했다. 6장에서는 음식과 관련된 불교 수행인 염식상과 신념처를 다루었다.

저자에 따르면 붓다는 깨달음 직후 우유죽을 먹는 행위를 통해, 고행주의적인 음식관을 폐기하고 음식 섭취의 적당함을 추구하는 중도적 태도를 채택했다. 이는 감각적 욕구를 추구하는 재가자나 극단적인 고행주의자와 차이가 있다. 피해야 할 것은 음식의 맛과 양에 대한 집착이다. 초기불교 수행자는 생산에 관여해서는 안 되고, 특별히 좋은 음식을 구하기 위해 재가자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워서도 안 된다.

저자 공만식은 동국대에서 학부 및 석사를 졸업하고, 2004년 인도 델리대에서 인도불교사와 초기불교를 수학했다. 2008~2010년 동국대 연구초빙교수를 역임하고, 영국 런던대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와 King’s College에서 음식학 및 종교학을 수학했다. 영국에서 돌아와 현대음식학 전파와 불교음식문화 및 한국음식문화의 학문적 정립을 위해 ‘음식학 아카데미’를 만들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