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8일은 한국불교 역사상, 남북교류의 장에서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이날 천태종, 조계종을 비롯한 스님, 불자들과 언론인등 560여명으로 구성된 대규모의 ‘1차 영통사 시범 성지순례단'이 당일 코스로 개성 영통사를 참배하였다.

이날은 경제교류를, 관광을 뛰어넘어 불교신앙으로서 남과 북이 이어지는 기념비 적인 날이었다.

꿈꾸는 자만이 희망이 있고 미래가 있다. 개인도 그렇지만 국가와 민족 역시 꿈이 있어야만 발전이 있다. 이제 우리는 개성공단과 영통사 성지순례를 통하여 탈분단의 시대, 평화 교류의 새로운 찬란한 시대를 꿈꾸어야만 한다. 분단의 장벽과 철조망과 검은 구름을 걷어내고, 남한과 북한의 근로자들이 함께 경제의 공존공영을 꿈꾸며, 남북의 불자들이 불교신앙을 통하여 하나가 되어야만 한다. 그런 뜻에서 영통사가 있고, 공단이 있는 개성은 우리 불자들과 민족의 희망이며 성지이다.

차분한 마음으로 영통사 합동법회를 차분하게 분석해보자. 그날 법회에서 정산 총무원장은 법어를 통하여 “오늘 여러분께서 좋은 인연으로 함께 와서 예불을 올리고 참배를 드리는 개성 영통사 이곳은 바로 의천스님께서 교학을 연찬하시고 천태종을 개창하신 곳”라면서 “이번 순례가 고려 500년 동안 왕도였던 개성에서 민족통일의 의지를 다지는 겨레사랑의 마당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북측 심상진 조불련 부위원장도 “영통사 복원은 온 겨레의 자랑”이라며 “영통사를 민족화합의 대도량으로 통일의 대성지로 가꿔나가자고”고 화답하였다고 한다.

개성 영통사가 민족화합의 대도량으로 통일의 대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뜻 깊고 감격스런 일이다.

나아가서 이날 대법회에서 북측은 성지순례 정례화에 강한 의욕을 내보였다고 한다. 북측 민화협 정덕기 부회장은 “통일국가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은 민족의 화합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곳이어서 영통사 성지순례가 정례화하면 민족의 단합과 통일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했고, 조선불교도연맹 심상진 부위원장은 “영통사를 민족화합의 대성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고 한다.

영통사 성지순례 정례화는 이제 남북교류가 경제교류와 관광을 뛰어 넘어서서 불교인의 신앙생활을 위한 위대한 프로그램이며, 남북교류의 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불교사적·민족사적 일대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경제교류와 관광교류는 남북의 이해타산이 작용하지만 영통사 순례를 통한 신앙교류는 이해타산을 넘어서는 일이다. 이 단계에 오기까지 북한인에게서 이 정도 대응을 끌어내기까지 천태종종단의 임원들은 국민이 모르는 고충과 노심초사가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노고와 고생이 있었기에 이제 경제교류와 관광교류를 넘어서 신앙교류까지 오게 된 것이다. 정부와 국민들은 천태종과 임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를 보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의천스님은 영통사에서 분열된 고려불교를 하나로 통일시키려했으며 국제교류를 통하여 천태종을 발전시켰다. 이제 천태종은 의천스님의 정신을 계승하여 남북의 화합을 도모하고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하여 기여하여야 한다.

영통사와 공단이 있는 개성에서 남북근로자들이 함께 노동하여 부를 창출하여 분배하고 남북불자들이 함께 모여 불교를 진흥시키고 의천스님의 정신을 배우려는 그날이 오기까지 영통사 순례는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곽만연 동아대학교 인문학부 교수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