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회 및 YFM의 10번째 기증문화재
팔부중(八部衆) 부조된 상자형 ‘불감’ 및 ‘관음보살상’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이 14세기 말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 금동불감 및 관세음보살상을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 Young Friends of the Museum)’이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일본으로 유출됐던 고려 불감(佛龕)을 올해 첫 번째 순서로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1월 9일 오전 10시 30분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제1강의실에서 개최된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 고려시대 불감 기증식’에서 고려 금동불감과 내부에 봉안된 불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기증식에는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신성수 국립중앙박물관회장, YFM 남수정 위원장, 양희정 학예연구사, 국립중앙박물관회원 및 YFM회원들이 참석했다.

이 고려불감은 작년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 유리건판(Gelatin dry plate, 젤라틴 성분의 감광유제를 유리판에 발라 건조시킨 사진 원판) 사진으로만 전해져 왔다. 일제강점기에 대구의 병원장 이치다 지로(市田次郞)가 소장했다가, 광복 이후 일본의 고미술상을 거쳐 개인에게 판매되었던 이력이 있다.

2017년 고려불감이 일본 동경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 남수정 위원장 및 회원들은 문화재 구입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소장자를 꾸준히 설득해 마침내 2018년 첫 순서로 국립중앙박물관에 고려불감을 기증할 수 있게 됐다.

사단법인 국립중앙박물관회와 함께 고려 불감, 고려 나전경함, 간다라불상, 비슈누상, 미투라 상 등 문화재 10건 19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해 온 후원 단체 YFM은 우리 문화를 사랑하는 젊은 경영인들을 중심으로 2008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기증된 금동불감 및 관세음보살상은 고려 14세기 말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불감 높이 13.5cm, 불상 높이 8cm이다. 불감의 뚜껑, 앞면, 뒷면, 문은 순동으로 만들었고, 보살상은 은으로 제작됐으나 불상 외부는 금으로 도금했다. 형태가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어 고려 시대부터 등장하는 금속제 불감의 전개 양상을 살펴 볼 수 있는 문화재로 평가된다.

불감(佛龕)은 주로 사찰 이외의 장소에서 예불을 하는 용도로 사용됐는데, 바위틈에 안치해 복을 기원하거나 탑의 내부에 봉안하기도 했다. 국내외에 현재 전하고 있는 불감은 총 15점으로 이 중 4점은 북한에서 소장중이다. 불감은 작게는 17cm, 크게는 43cm까지 제작되었으며, 봉안한 불상의 수도 1~7구까지 일정하지 않다.

오늘 기증된 문화재는 ‘상자형’ 불감으로 지붕 모양 뚜껑이 있는 ‘전각형’보다 희소가치가 높다. 이 유물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불감 내부를 타출(打出, 철판 밑에 모형을 대고 두드려 그 모형과 같은 모양이 겉으로 나오게 함) 기법으로 석가여래의 설법 장면을 표현했다는 점인데, 고려 시대 불감 중 내부에 팔부중(八部衆)이 드러난 것은 이 작품이 유일하다. 이는 조선시대 후기에 유행한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의 시원(始原)으로 볼 수 있어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편, 불감 내부에 봉안되어 있던 관음보살상은 원ㆍ명대의 영향을 받은 소형 금동상과 공통되는 양식으로 익산 심곡사 불감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양희정 학예연구사는 “불감 내부의 고정 장치 및 보살상의 크기로 미루어 관음보살상 외에 하나의 상이 더 안치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향후 고려시대 말의 △불교미술 양상 △금속 공예 기술 △건축 양식 등을 연구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려 금동불감 및 관음보살상은 올 12월에 개최하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대고려전’에 2019년 3월 3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높이 13.5cm, 너비 13.0cm의 '동제 불감'은 타출(打出, 철판 밑에 모형을 대고 두드려 그 모형과 같은 모양이 겉으로 나오게 함) 기법으로 제작했으며, 불감 문에는 금강역사상이, 내부 중앙에는 부처님과 십대제자, 팔부중(八部衆)이 표현돼 있다. 부처님 설법 장면은 조선시대 후기에 유행한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의 시원(始原)으로 볼 수 있어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원ㆍ명대의 영향을 받은 소형 금동상과 비슷한 형태의 '은제도금 관음보살상'. 높이 8cm, 너비 5.2cm.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문화재의 영구한 보존과 학술연구 및 전시를 약속하는 '기증문화재수납서'를 남수정 YFM 위원장에게 수여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수정 YFM 위원장,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신성수 국립중앙박물관회장.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양희정 학예연구사가 금동불감과 봉안된 불상의 미술사적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국립중앙박물관회원 및 YFM회원들이 문화재를 둘러 싸고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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