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례문화硏, 11차 심포지엄서 주수완 박사 주장

불교의례문화연구소(소장 법안 스님)가 12월 15일 오후 1시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의례와 종교문화’를 주제로 제11차 불교의례문화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우리나라 불자들의 절하는 방식은 유교식 제사에서의 배례나 어른께 올리는 절과는 다르다. 그렇다면 이런 절 방식은 언제부터 생겨난 것일까? 오체(五體, 머리와 팔다리)를 바닥에 닿게 한다는 점에서 티베트 불교의 오체투지와 유사하지만, 몸의 전면을 바닥에 닿게 하는 티베트 불교와 달리 한국불교에서는 이마와 양 무릎과 팔꿈치만 바닥에 닿게 한다. 이 같은 특징이 연등불 수기(授記)의 한 장면에서 모티브를 얻은, 우리나라 불교의 독특한 의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수완(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강사) 박사는 불교의례문화연구소(소장 법안 스님)가 12월 15일 오후 1시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의례와 종교문화’란 주제로 개최한 제11차 불교의례문화심포지엄에서 ‘장천1호분 예불도를 통해본 고구려의 불교의례’란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주 박사는 “불교는 인도에서 기원했지만, 인도에는 동아시아처럼 절하는 방식이 없었다. 공경하는 스승을 시계방향으로 세 바퀴 돌고 다시 정면으로 와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상태에서 오른 무릎을 꿇고 앉아 합장하는 형식이 큰절의 개념이었다. 중국도 고개를 숙여 합장하는 정도이고, 대만만 우리나라와 동일한 방식으로 절을 하고 있다.”고 전제한 후 “장천1호분 예불도의 배례(이마를 바닥에 닿게 하는) 장면과 가장 유사한 형태는 간다라 미술 중 연등불수기본생도 부조에서 볼 수 있다. 파키스탄 라호르박물관 소장의 시크리 출토 스투파 부조는 수메다가 연등불이 진흙을 밟게 되자 자신의 머리카락을 바닥에 펼쳐 밟고 지나가도록 엎드리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런 장면이 영향을 주었으리라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는 백원기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구미래 동 대학원대 연구교수가 ‘불교 세시의례로 본 신중신앙의 한국적 수용’(논평 윤동환, 전북대), 서정매 부산대 한국음학과 강사가 ‘동해안 무굿에 수용된 불교의례적 요소’(토론 손인애, 서울대)를 발표했다. 이어진 2부는 박경준 동국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앞서 인용한 주수완 박사의 논문(토론 최엽, 동국대), 김성순 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연구원이 ‘삼장월 재법에 나타난 선법당의 시공간적 재현(토론 최명철, 위덕대)을 발표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복원돼 있는 고구려무덤벽화 장천1호분 예불도. 우측에 이마가 바닥에 닿을 듯 절하는 두 불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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