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돈 순교와 불교 왕국의 태동
홍성식/경북매일신문/12,000원

527년 신라. 스물한 살 청년의 목이 베이고, 잘린 목에서는 피 대신 흰 젖이 솟구치고 하늘에서는 꽃비가 내린다.

이른바 ‘이차돈 순교’ 사건이다. 젊은 승려 이차돈의 순교는 신라의 불교 공인을 이끌어내고, ‘527년 신라 불교 공인, 이차돈 순교’라는 요약된 문장으로 우리나라 연표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역사 속 주요 사건이 됐다.

‘이차돈 순교’라는 역사적 사건을 다룬 이 책은 시인이자 기자인 저자가 이차돈의 죽음이 개인의 선택인지, 법흥왕과 기획한 정치적 죽음인지에 대한 궁금증에서부터 시작된다. 저자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해동고승전〉, 이광수 소설 〈이차돈의 사〉 등 옛 자료, 학자들과의 인터뷰와 여러 논문을 바탕으로 한 광범위한 역사 지식을 통해 질문을 해소해 나간다.

저자는 스물한 살 청년 이차돈이 신라의 불교 공인을 위해 자신의 전부를 던졌던 이 사건을 두고 끊임없이 질문한다. 그리고 이차돈의 베어진 머리가 떨어졌다는 백률사 대숲, 신라인들이 신성하게 여겼던 숲인 천경림 안에 지어졌다는 흥륜사 절터, 이차돈의 제사를 올렸다는 소금강산 정상, 왕들의 능, 이차돈 순교비가 있는 국립경주박물관 등을 헤매 다니면서 이차돈과 법흥왕의 ‘불국토 신라를 만들기 위한 비밀스러운 프로젝트’가 진행된 ‘순교의 아침’ 그날 그곳의 수수께끼를 풀어간다.

저자 홍성식은 “이차돈의 죽음으로 불교 공인을 통해 명실상부한 중앙집권적 왕조 국가를 이루려는 법흥왕의 원대한 꿈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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