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소식(268호)

과학기술과 만난 성보문화재
홀로그램으로 현현한 불신(佛身)
‘마음이 곧 부처’ 展
국립광주박물관, 10월 22일까지

‘프로젝션 맵핑(미디어 파사드)’기술을 이용한 국보 제117호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통일신라 말기 구산선문(九山禪門)의 중심에 있었던 호남지역의 성보문화재를 ‘4면 홀로그램’과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 기술을 이용해 선보인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송의정)은 ‘마음이 곧 부처[卽心是佛]’ 특별전을 10월 22일까지 개최한다. 곡성 태안사의 보물 제956호 ‘청동대바라’를 비롯해 장흥 보림사, 남원 실상사, 순천 송광사 등에서 소장하고 있는 보물 7점, 도지정문화재 9점 등 300점이 넘는 유물이 전시된다.

금동여래입상.

전시회는 구산선문의 역사와 선맥의 계승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먼저 프롤로그 ‘선, 마음에서 마음으로’에서는 선의 가르침을 종파로 발전시킨 달마대사를 그린 불화와 선종 관련 불서(佛書)를 전시했다. 1부 ‘구산선문이 열리다’에서는 당나라에 다녀온 신라승려들과 그들을 후원한 장보고 선단, 구산선문의 개창을 소개했다. 2부 ‘호남지역, 구산선문의 중심에 서다’에서는 구산선문의 중심에 있던 호남지역의 대표적인 세 선문, 남원 실상사·장흥 보림사·곡성 태안사의 성보를 한 자리에 모았다. 3부 ‘선맥이 이어지다’에서는 ‘고봉국사 불감’ 등을 통해 선맥을 계승한 선사들의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유물을 전시했다. 4부 ‘선과 차는 하나’에서는 선종과 차문화에 관계된 유물과 다선일여(茶禪一如)에 정점을 찍은 초의선사의 유물을 선보인다.

고봉국사 주자원불.

특히 주목할 것은 성보문화재 중 걸작으로 손꼽히는 국보 2점을 영상으로 생생하게 구현했다는 점이다. 첨단 그래픽 기술로 재현된 ‘송광사 목조삼존불감’과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이 바로 그것이다.

4면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한 국보 제42호 송광사 목조삼존불감.

목조삼존불감(국보 제42호)은 높이 13.9cm, 너비 17cm의 소형 불감으로 실제 눈으로 자세히 관찰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4면 홀로그램 기술로 복원된 영상으로는 섬세한 질감과 세월의 흔적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 높이 2.8m가 넘는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제117호)도 실물 크기로 전시실 안에서 감상할 수 있다. 3D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활용해 실제 크기를 재현해 불상이 주는 웅장함을 구현했다.

이밖에도 하버드대학교 옌칭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신라국 무주 가지산 보림사 사적(新羅國武州迦智山寶林寺事蹟)’이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사적의 제작연대는 1457년~1464년(세조3~10년)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국내에 전하는 사적기가 대부분 조선 후기에 저술된 것임을 미루어볼 때 그 역사적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 주말은 오후 7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국립광주박물관 보림사사적.

문의. 국립광주박물관 062-570-7032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