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습관으로 건강 지키기(268호)

하루 중 오전 · 오후 2회에 걸쳐 가벼운 휴식과 따뜻한 온수 마시기를 권하고 싶다. 우리 사회에서 커피 문화가 대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따뜻한 온수나 차 마시기 건강법이 많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면 한의학의 이론으로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의 중요성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자. 조그마한 생활 습관도 꾸준히 거의 매일 실천하려면, 나름대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의 양생법에 상반되는 듯 보이는 이론이 있다. 하나는 인체의 양기를 귀중하게 여기는 부양론(扶陽論)이며, 다른 하나는 인체의 음기를 귀중하게 다루는 자음론(滋陰論)이다. 인체의 음양에 대한 여러 견해 중에서 양(陽)의 기운을 중시하는 쪽과 음(陰)의 기운을 중시하는 쪽이 있다는 말이다.

부양론은 인체의 생기(生氣)에서 양기의 기운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학파이다. 이 학파는 사람이 항상 양기가 부족해지기 쉬우므로, 양기를 북돋워 생명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구체적으로 이때 양기는 생기(生氣)의 온열(溫熱)한 기운을 말한다. 우리 사람은 피가 따뜻한 온혈동물이므로, 체온을 유지하는 온열한 양기가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또 자음론은 인체의 생기에서 음기의 기운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학파이다. 이 학파는 사람이 음기가 부족하여 질병이 일어난다고 여기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이 때 음기는 인체의 진액(津液, 체내의 수액과 체액)이며, 사람은 충분한 진액을 바탕으로 다양한 생명현상을 발현한다는 입장이다.

부양과 자음의 이론은 건강 양생과도 관련이 깊다고 할 수 있다. 100세 건강장수와 관련해 노화와 죽음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다. 먼저 사람이 늙어가는 것을 일종의 ‘식어가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어린아이들은 겨울철에도 무릎을 드러내고 신나게 놀아난다. 그러나 노인네는 더운 여름에도 찬 물을 마시지 못하고, 손발이 항상 차다. 이는 바로 생기에서 양기(陽氣)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의 온열한 양기는 항상 부족해지기 쉬운 것으로, 이를 보충하는 것이 최상의 건강법이다. 바로 부양법(扶陽法)이 이에 해당한다. 한약재로는 주로 양(陽)과 기(氣)의 황기 · 백출 · 맥문동 · 건강 · 인삼 · 육계 · 부자 등이 있다.

다른 측면으로 사람의 노화를 살펴보면, 일종의 ‘메마르는’ 현상이다. 어린아이들은 물이 오른 피부의 윤택함을 나타내고, 나이가 들어 늙어 가면 피부가 쭈글쭈글해지고 건조해진다. 신체의 진액인 수액과 체액이 말라가는 것이다. 신체의 물인 음혈(陰血)이 부족해져서 여러 병이 일어난다고 보고, 이 진액인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최상의 건강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자음법(滋陰法)이다. 한약으로는 음(陰)과 혈(血)의 숙지황 · 구기자 · 산수유 · 당귀 등이 있다.

겉으로 보면, 대립되는 듯한 이 두 가지 이론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 각자가 어느 이론에 적용되는가 하는 것이며, 어떤 도움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유난히 손발이 차고 뱃속도 차가우며, 여름철에도 찬물을 마시면 설사를 하고, 항상 이불로 배를 덮어야 하는 사람은 바로 부양의 논리가 적용되는 경우이다. 호흡이 짧기 쉽고, 활동 시에 식은땀이 쉽게 흐르고, 조금만 땀을 흘려도 몸에 부담이 되어 손발과 머리가 차가워지고 아프다. 평소 입맛이 짧아 식욕이 적으며, 잘 체하고 체하면 반드시 설사로 연결되고, 기운이 없어서 콧구멍이 건조하고, 계피와 생강으로 달인 수정과를 좋아하기도 한다.

신체 하부가 차고 무력하나 상부는 열이 나면서 기분이 답답한 사람은 자음의 논리가 적용된다. 배가 차더라도 가슴과 얼굴 등은 항상 허열(虛熱)이 뜨고, 손발이 차더라도 손바닥에 땀이 좀 나면서, 주로 밤에 식은땀이 나고, 자주 마른기침을 하고, 간혹 잘 체하더라도 반드시 설사로는 연계되지 않으며, 설사하는 도중에 물을 마시거나, 열이 많아서 콧구멍이 건조하고, 신경이 민감하며, 찬 음료수나 쓴 맛의 채소를 선호한다.

나이가 들거나 과로가 지나쳐서 만성병으로, 위의 두 가지 방향의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경우는 음양이 모두 허약한 병증에 해당한다. 결국 부양과 자음의 이론을 모두 활용하여, 근본적으로 양기와 음기의 부족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하면서 음양을 모두 보익해야 한다.

여기서 하루의 오전 · 오후 2회에 가벼운 휴식과 함께 따뜻한 온수나 열수 마시는 것이 큰 의미를 가진다. 바로 ‘따뜻한 온수나 열수’를 마심으로 열기인 양기와 수액인 음기를 함께 공급받는 것이다. 그 실천은 아주 간단하다. 질 좋은 생수를 담은 보온병으로 그냥 온수나 열수를 마시거나, 그냥 생수 마시기가 부담되면 선호하는 차 등을 매개체 삼아 20~30분 정도 계속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아랫배가 따뜻해질 정도로 말이다.

커피는 물과 커피의 배합을 6:1 이상으로 연하게 마시도록 한다. 차 종류도 연하게 마시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맥주잔 두 잔 정도면 되지만, 더 마셔도 좋다. 중간에 소변을 보면서 마시면 된다. 열수나 온수가 들어가서 배가 따뜻하면, 더 마셔도 그렇게 자주 소변을 보지 않게 된다. 부양의 열기와 자음의 음액을 함께 보충하는 온수·열수 마시기를 매일 꾸준히 실천하면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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