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유교의 孝 비교 고찰
도웅 스님/산지니/18,000원

“염불은 모든 법 중의 제일이요, 효도는 백 가지 행의 으뜸이다. 효심이 곧 불심이며, 효행이 곧 불행(佛行)인 것이다. 누구나 부처님과 같아지려면 반드시 부모에 효도해야 한다. 또 종색 스님은 ‘효지일자 중묘지문(孝之一字 衆妙之門)’이라 했고, 부처님은 ‘효로서 종(宗)을 삼는다.’고 하셨다.”

불교를 신앙한지 오래된 불자들도 ‘불교는 효(孝)와 괴리(乖離)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님이 주신 신체의 일부인 머리카락을 깎고, 후사를 잇지 않은 채 출가를 하는 데서 생겨난 오해이다.

중국 원나라 때 보도(普度) 스님이 여산 동림사에 머물며 저술한 〈여산연종보감염불정인(廬山蓮宗寶鑑念佛正因)〉은 위와 같이 불교가 효를 얼마나 중시했는지 잘 보여준다. 오히려 〈부모은중경〉 등 여러 경전을 통해 불교만큼 효의 중요성을 강조한 종교가 드물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효사상과 불교〉는 대학에서 석·박사과정을 다니면서 불교와 유교의 효 사상을 비교 연구했던 도웅 스님(거제 장흥사·거광사 주지)이 당시 논문을 보완해 펴낸 책이다. 평소 윤리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윤리를 ‘효’라고 강조해온 스님은 △인도불교의 효 사상 △유교의 효 사상 △불교 효 사상의 중국적 전개 △불교와 유교의 효 사상 비교 △문헌 속에 나타난 효의 관념 등의 장(章)을 통해 ‘불교의 효가 유교의 비판에 대응하며 성립된 게 아니라 초기불교에 이미 순수한 효 사상이 있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도웅 스님은 머리말에서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내리사랑은 자연지정(自然之情)이다. 이러한 사랑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게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윤리이다. 하지만 자식이 부모를 모시는 치사랑은 본연지성(本然之性)이다. 이러한 사랑은 인간에게만 보이는 특별한 윤리”라면서 “오늘날 부모의 자식사랑은 변함없지만 자식의 부모 모심은 효부상(孝婦賞), 효자상(孝子賞)으로 기념해야 할 정도로 드물다. 이 글은 불효한 세태 속에서 필자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회심(廻心)의 마음으로 썼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대한불교천태종 구인사에서 출가한 스님은 부산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에서 ‘불교 효사상의 전개-유교의 효사상과 관련하여’(2007)로 석사학위를, ‘여말선초(麗末鮮初) 유교와 불교의 상호대응에 관한 연구-진호국가설(鎭護國家說)과 이단의 논란을 중심으로’(2017)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천태종총무원 교무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천태종 종의회 총무분과위원장, 거제 장흥사와 거광사 주지를 맡고 있다. 부산대 철학과에 외래교수로 출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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