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윤년마다 단양 구인사와 주요 사찰에서 수륙영산대재 및 생전예수재를 봉행해오던 천태종이 지난 9월 8~12일까지 5일간 총본산 단양 구인사에서 유주무주 고혼의 천도와 남북통일ㆍ국민화합을 기원하며 ‘수륙영산대재 및 생전예수재’를 봉행했다. 회향일인 12일에는 구인사 삼회향놀이보존회가 뒤풀이 마당인 삼회향놀이(충북도 무형문화재 제25호)도 펼쳤다. 2012년 5월 충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 고시된 이후 영산재와 삼회향놀이가 한데 어우러져 대규모로 펼쳐진 것은 2014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뜻깊은 행사가 원만하게 회향하도록 노고를 아끼지 않은 모든 이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영산재(靈山齋)는 부처님께서 인도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하던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출가 수행자의 청정한 수행력을 바탕으로 선망부모나 유연무연의 영가들을 천도하는 불교의식이고, 삼회향놀이는 영산재에 동참한 모든 이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한편 영산재의 공덕을 중생과 부처님께 돌리는 불교의식에 한국적 민속이 가미돼 있다. 이런 불교의식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전승돼 오면서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와 습합, 전래된 한국의 문화유산이자 세계의 문화유산이다. 그 소중한 유산의 전승을 위한 천태종의 노력이 반갑기 이를 데 없다.

우리는 유형문화재든, 무형문화재든 후대에게 고스란히 물려줘야할 의무를 갖고 있다. 약탈된 문화재를 되찾아오고, 단절된 문화를 복원하고자 하는 노력도 여기에 기인한다. 혹자는 ‘문화전쟁’이라 표현하며 “문화는 교류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自)문화는 강(强)문화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옛 문화를 전승·보전하는 일은 새로운 문화를 꽃피우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양분임에도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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