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평위 “해당 프로그램 취소해 달라”
행사 관계자 “결선 1~2팀만 무대에 오를 것”

국민의 세금과 군비로 진행되는 지역 축제 프로그램 중에 기독교 음악(CCM) 페스티벌이 예정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행사 관계자는 “결선에 오른 1~2팀만 무대에 오른다.”고 해명했다.

해당 지역 축제는 ‘영광 갯벌 축제’로 9월 14~17일 영광 백바위해수욕장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 중 특설무대에서 진행되는 ‘K-CCM 월드 페스티벌’이 문제가 되고 있다.

행사 포스터에 따르면 ‘K-CCM 월드 페스티벌’의 목적은 “대한민국 현대 복음성가를 말하는데, 한류문화와 더불어 대한민국 복음성가를 전 세계적으로 공급, 확산하고 찬양을 통한 세계복음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같은 취지의 행사 예선ㆍ본선ㆍ결선ㆍ시상식을 비롯해 목사와 전도사가 참여하는 축하공연, 초청 강사 말씀, 지역 교회 찬양팀 공연이 지방 축제에서 예정돼 있다.

이에 지역 종교계가 항의와 함께 지속적인 프로그램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영광군 관광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영광에 기독교 순례지(야월교회)가 있다. 축제 추진위 측에서 관광객들에게 홍보를 하기 위해 이번 무대를 기획하고, 우리에게 제안을 했다.”면서 “종교편향 문제가 지속되고 행사 취지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조율 끝에 모든 일정은 기독교 순례지에서 진행하고, 결선에 오른 1~2팀의 공연만 행사무대에서 진행키로 했다.”고 해명했다.

행사에 소요되는 금액에 대해서는 “축제 추진위의 자부담이다. 세금과 군비는 일절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하며 “어제(6일) 결정된 사항이라서 행사 홈페이지 일정이 수정이 되지 않았고, 미리 배포한 포스터도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갯벌 축제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원래 의도는 순수한 음악 경연 무대였다. 종교편향 의도가 없었는데 이 같이 논란이 돼 안타깝다. 프로그램은 축제가 열리는 염산면 주민들이 제안해서 기획됐다.”면서 “일정부분 실수는 인정하지만 페스티벌 신청자들이 있기 때문에 원하는 사람들에 한해 3시간 정도 무대에서 공연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종교의식은 절대 못하도록 약속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영광군과 갯벌 추진위의 엇갈린 설명에 영광군 관광과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는 교회 행사는 교회에서 끝내자고 추진위 쪽에 계속 이야기하고 있지만 추진위 쪽에서는 무대에서 공연을 할 수 있게 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빠른 시일 안에 추진위와 결론을 짓겠지만 우리는 기존 생각(1~2팀 공연)을 고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제를 제기한 조계종 종교평화위원장 만당 스님(영광 불갑사 주지)은 “1~2팀이라도 갯벌 축제 무대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것조차도 안하게끔 지역 불교계에서 지속적으로 항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종평위도 영광군에 해당 프로그램을 취소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한편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이란 대중음악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내용 면에서는 기독교의 정신을 담아내는 모든 장르를 포괄하는 기독교 음악을 뜻한다. 간단히 말해 현대적인 음악 장르의 성격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그 속에 기독교 정신이 묻어나는 신앙적이고, 성서적인 내용을 담아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음악이다.

영광 갯벌 축제 홈페이지에 안내 돼 있는 행사 일정표. K-CCM 프로그램이 있다.
영광 갯벌 축제 포스터. 오른쪽 위에 K-CCM 페스티벌 홍보 문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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