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교단자정센터ㆍ바른불교재가모임 주장

손상훈 교단자정센터 원장(왼쪽)과 임지연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는 서울대학교를 찾아 설정 스님의 학력확인 요청을 했다.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덕숭총림 방장 설정 스님이 학력 논란에 휩싸였다.

교단자정센터(원장 손상훈)와 바른불교재가모임(상임대표 임지연)은 9월 5일 설정 스님에게 보내는 공개질의 및 요청서를 통해 “우리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설정 스님은 서울대 농과대학 원예학과를 졸업한 사실이 없다.”며 “서울대를 방문ㆍ확인한 결과도 서울대 졸업이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불교신문> 인터뷰 기사를 언급하며 “설정 스님은 1990년 초까지는 1974년 서울대 농과대학을 수료했다고 알려졌고, 1994년 11대 중앙종회 의장으로 선출될 당시에는 서울대 농과대학을 졸업했다고 공지됐다.”면서 “1996년 12대 중앙종회 의장으로 선출될 당시에는 1976년 서울대 농과대를 졸업했다고 공지됐고, 2004년 언론보도에서 1976년 서울대 농과대학 원예학과를 졸업했다는 보도가 이루어진 이래 모든 보도가 통일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6년 4월 발간된 자서전인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해 출판사가 배포한 서평에서 1977년 서울대 농과대학 원예학과 재학 중 벽초 스님의 부름을 받고 수덕사로 돌아왔다는 내용이 발표됐다.”며 “그 시점에서 현재까지 1976년 서울대 원예학과를 졸업했다는 보도와 1977년 서울대 원예학과 재학 중 수덕사로 돌아왔다는 보도가 혼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단체는 “위와 같은 여러 사실에 기초해 우리는 허위학력 여부에 대한 합리적 의문을 갖지 아니할 수 없고, 이에 설정 스님께 공개 질의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두 단체는 설정 스님에게 △서울대 농과대학에 입학한 사실이 있는가 △서울대 농과대학에 입학했다면 어느 학과에 입학했는가 △서울대 농과대학을 졸업한 사실이 있는가 △ 대학을 입학하고 졸업한 연도가 어떻게 되는가 △공개된 학력이 사실과 다르다면 실제 학력은 어떻게 되는가 등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두 단체는 “불교계의 덕망 있는 선지식으로 추앙받고 있는 설정 스님께서는 즉시 이러한 의문을 해소하시길 바란다.”며 “만일 세상에 알려진 학력이 지금껏 부풀려졌다면 최소한 자신이 이를 고치려 들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참회하시라.”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설정 스님이 저서에서 말씀하신 그 뜻대로 모든 자리를 내려놓고 가장 평범한 수행자로 돌아가실 것을 요청 드린다.”면서 “그것이 지금까지 설정스님을 바라보았던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두 단체는 조계종단에도 “원로회의 의장스님께서 진실을 밝히도록 유시를 내려주시고, 중앙종회 의장님께서는 중앙종회를 소집해 위와 같이 진실을 밝힌 수행자들이 참회의 길을 열어주는 특별법을 제정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하 공개질의 및 요청서 전문>

교단자정센터·바른불교재가모임 공개질의 및 요청서

1. 현재의 상황과 공개질의의 배경

종단의 존경받는 원로이신 설정스님의 학력에 관하여 2017. 9. 1. 불교닷컴은 그간 세상에 알려진 바와는 달리 서울대에 입학하거나 재학한 사실이 없다는 보도를 하였습니다.

또한, 설정스님에 관하여는 2017. 7. 27. 봉은사에서 자승총무원장스님과 불국사 관장 종상스님이 참여한 가운데 10개 교구본사 주지스님들이 모여 차기 총무원장으로 내정하였다는 보도가 있었고, 2017. 8. 21. 법보신문은 설정스님대세론이 확산되고 있고, 중앙종회의원 중 3분의 2 이상이 소속되어 있는 중앙종회 최대 계파 불교광장이 설정스님을 밀 것이라는 보도를 하였습니다.

현 자승총무원장 스님의 8년 재임기간의 대부분이 속한 지난 10년간 불자 300만명 감소와 고위층 승려들의 사실혼, 도박, 금권선거 등의 각종 추문으로 어느 때보다 도덕적인 인물이 총무원장으로 선출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허위학력문제가 제기된 만큼, 이는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평범한 사람도 아닌 성직자이고, 불교계에서 선승으로 추앙받는 덕숭총림의 방장인 만큼, 허위학력 여부는 엄정한 잣대로 판단되어야 합니다.

불교에서 망어(妄語)죄는 십악()의 하나이자, 율장에서는 종단축출의 죄과를 받는 사바라이죄 중 하나에 해당합니다.

교단자정센터·바른불교재가모임이 파악한 바에 의하더라도 설정스님은 서울대 농과대학 원예학과를 졸업한 사실이 없고, 그간 서울대 농과대학 원예학과를 졸업했다는 보도와 서울대를 졸업한 수재라고 보도된 평가에 대해 이를 수정하고자 한 사실이 없습니다. 또한 서울대학교를 방문 확인한 결과도 서울대 졸업이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전제로 설정스님의 학력문제에 관하여 공개질의와 설정스님 및 조계종단에 공개요청을 하고자 합니다.

2. 설정스님 학력문제에 관한 혼선과 교단자정센터·바른불교재가모임의 합리적 의문

설정스님은 1990년 초까지는 1974년 서울대 농과대학교를 수료하였다고 알려졌고,

1994년 11대 중앙종회 의장으로 선출될 당시에는 서울대 농과대학을 졸업했다고 공지되었으며(불교신문 인터뷰 기사),

1996년 12대 중앙종회 의장으로 선출될 당시에는 1976 서울대 농과대학교를 졸업했다고 공지되었고(불교신문 인터뷰 기사),

2004년 언론보도에서 1976년 서울대 농과대학 원예학과를 졸업했다는 보도가 이루어진 이래 일관된 2016. 4. 까지는 서울대 원예학과 1976년 졸업으로 모든 보도가 통일되었습니다.

그러나 2016. 4. 28. 발간된 자신의 자서전인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하여 출판사가 동시에 배포한 서평에서 1977년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원예학과 재학 중 벽초스님의 부름을 받고 수덕사로 돌아왔다는 내용이 발표된 이래, 그 시점에서 현재까지 1976년 서울대 원예학과를 졸업했다는 보도와 1977년 서울대 원예학과 재학 중 수덕사로 돌아왔다는 보도가 혼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함에도 설정스님께서는 본인의 학력문제, 그것도 국내 최고의 대학에 재학하고 졸업한 사실이자 본인이 세속사람들에게서 수재로 평가받았던 가장 결정적인 근거가 되는 점에 관하여 불교닷컴 보도 이후에도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여러 사실에 기초하여 교단자정센터·바른불교재가모임은 허위학력 여부에 대한 합리적 의문을 갖지 아니할 수 없고, 이에 설정스님께 공개 질의를 하고자 합니다.

3. 질의사항

1. 설정스님께서는 서울대 농과대학에 입학한 사실이 있는 지,
1. 서울대 농과대학에 입학했다면 어느 학과에 입학했는 지,
1. 서울대 농과대학을 졸업한 사실이 있는 지,
1. 대학을 입학하고 졸업한 연도가 어떻게 되는 지와
1. 공개된 학력이 사실과 다르다면 실제 학력은 어떻게 되는 지,
를 밝혀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4. 설정스님 및 조계종단에 대한 요청사항

(1) 교단자정센터·바른불교재가모임이 의문을 갖고 추론하는 사실

교단자정센터·바른불교재가모임이 갖고 있는 자료와 허위학력문제가 불거지고 설정스님이 주변에 했다는 얘기를 종합하여 살펴보면,

설정스님은 교육법 제114조 제2항과 한국방송통신대학 설치령에 의하여 서울대 부설로 세워진 평생교육기관이자, 원격교육기관인 한국방송통신대학을 1972년 입학하였다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당시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는 2,000명 정원의 농학과 입학생이 있었고, 서울대 농과대학과 각 국립대학교 농과대학 등 협력대학이 있어, 각 여름과 겨울 대학 방학기간 중 출석수업이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당시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2년제 초급대학(당시 교육법은 초급대학, 대학, 종합대학의 3가지 대학종류를 구분하고 있습니다)으로써 학사학위가 발급되지 아니하고, 학사학위가 발급되는 종합대학인 서울대학교와는 엄연히 별개의 교육시설이며, 초급대학교의 성격인 만큼 원예학과라는 전공학과가 별도로 분류되어 있지 아니하였습니다.

이러한 방송통신대학교를 다녔다는 사실이 서울대 농과대학 수료로 시작해서, 1990년대에는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출마와 더불어 1976년 서울대 농과대학 졸업으로 점차 부풀려 지고, 2000년대에는 1976년 서울대 농과대학 원예학과 졸업으로 좀 더 구체화되고, 2014년 재단법인 선학원과 수덕사의 분쟁이 격화되면서 재단법인 선학원 측에서 학력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하자, 서울대 농과대학 원예학과를 졸업하지 못한 것으로 다시 학력문제가 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 설정스님께 요청드리는 사항

설정스님은 2016년 발간된 자신의 저서(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어떤 학교를 나왔는가보다는 어떤 심성을 가지고 있는가가 소중하다”(위 책 71쪽 상단), “남에게 자랑하기 위한 공부를 하지 말고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공부를 해라”(위 책 101쪽 하단)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거짓으로 쌓은 성이 오래 갈 수 없는 바, 불교계의 덕망있는 선지식으로 추앙받고 있는 설정스님께서는 즉시 이러한 의문을 해소하시고, 만일 세상에 알려진 학력이 지금껏 부풀려졌다면, 최소한 자신이 이를 고치려 들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참회하고, 설정스님이 저서에서 말씀하신 그 뜻대로 모든 자리를 내려놓고 가장 평범한 수행자로 돌아가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설정스님을 바라보았던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것이 될 것입니다.

(2) 조계종단에 요청드리는 사항

설정스님은 조계종의 원로의원스님입니다.

따라서, 원로회의 의장스님께서는 수행자의 허위학력문제로 부처님의 혜명이 가려지는 일이 없도록, 학력문제에 관해 부풀려지는 일이 없도록 즉시 혹여나 사실과 달리 알려진 조계종단 수행자에게 진실을 밝히도록 유시를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중앙종회 의장님께서는 즉시 중앙종회를 소집하여 위와 같이 진실을 밝힌 수행자들이 참회의 길을 열어주는 특별법을 제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5. 교단자정센터·바른불교재가모임의 각오

사회지도층의 허위학력문제는 학벌중심주의의 폐단이고, 국민들에게 학벌중심주의 사회를 각인시키는 또 다른 상처입니다.

특히, 기존에 지녔던 세속의 지위를 버리고 출가하였던 수행자들마저도 학벌을 소중히 여긴다고 보여진다면, 국민들의 이 사회와 불교에 대한 기대는 땅에 떨어질 것입니다.

평등하고, 투명한 종교로써의 불교 본래의 모습이 그대로 발현되고 뿌린만큼 거둔다는 불교의 교리가 종단 내에서도 엄격이 지켜질 수 있도록, 교단자정센터·바른불교재가모임은 출가수행자들의 허위학력 여부를 엄격히 검증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