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까야로 읽는 반야심경>
이중표/불광출판사/2만원

대승경전인 <반야심경>은 방대한 ‘반야부경전(般若部經典)’의 핵심을 간추린 가장 짧은 경이다. ‘반야부경전’ 속에는 <팔만송반야경>, <이만오천송반야경>, <금강경> 등 수백 권에 달하는 대승의 주요 경전들이 포함돼 있다.

이 책은 부처님 가르침의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됐다고 여겨지는 초기경전 <니까야>를 통해 <반야심경>의 원류를 찾아 해석한 내용을 담았으며, 저자 이중표 교수가 2016년 12월 대원불교문화대학에서 강의한 ‘니까야로 읽는 반야심경’을 정리한 것이다.

‘니까야(Nikāya)’란 ‘모음[集]’이라는 뜻의 팔리어로, B.C. 3세기 경 성립한 초기불교의 경전 모음집을 가리킨다. 반면 <반야심경>은 B.C. 1세기 불교 교단의 분열로 촉발된 대승불교 운동에 힘입어 형성된 ‘반야부경전’ 중 하나다.

불교 역사의 중요한 시기를 돌아보면 △교단의 형성과 초기경전의 성립 △교리의 해석을 둘러싼 교단의 분열 △자의적 교리해석을 멈추고 진정한 부처님 가르침인 자비와 이타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대승운동의 전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초기경전 <니까야>와 대승경전 <반야심경>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저자 이중표 교수는 “대승불교의 핵심 경전인 <반야심경>에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나 ‘눈도, 귀도, 코도, 혀도, 생각도 없다’는 등의 난해한 표현이 나온다.”면서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니까야>에서 그 용어들이 어떤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니까야로 읽는 반야심경>은 이러한 불교적 맥락을 명쾌하게 분석했다.

또 <반야심경>은 부처님의 지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공(空)’을 이해하고, 분별과 개념의 세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설한다. 그래서 ‘색즉시공 공즉시색’이고 실체가 없는 ‘무아’를 말한다.

저자는 <반야심경>의 이러한 가르침의 근원을 <맛지마 니까야>에 있는 ‘근본법문경(Mūlapariyāya-sutta)’에서 찾는다. 이 경은 개념적으로 인식하지 말고 체험적으로 인식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겨있다. 개념적 인식과 체험적 인식은 다시 <맛지마 니까야>의 ‘코끼리 발자국의 비유 큰 경(Mahāhatthipadopama-sutta)’에서 설명한다. 이 경은 ‘고정불변의 실체가 있다’고 개념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인연에 따라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실체 없는 존재임을 <쌍윳다 니까야>와 <디가 니까야>를 토대로 설명한다. 이 속에서 ‘공(空)’과 ‘연기(緣起)’ 사상의 태동을 들여다볼 수 있다.

또한 책의 본문에는 8종의 <반야심경> 한역본을 비교ㆍ분석해 <반야심경>이 어떤 과정을 거쳐 산스크리트어에서 한문으로 번역됐는지를 살폈다.

저자 이중표 교수는 “<반야심경>은 불자들에게 가장 알려져 있고 독송되고 있는 경전이다. 하지만 그 의미에 대해서는 대부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대부분 ‘대승’의 입장에서 추상적이고 신비스럽게 해석됐다.”면서 “<반야심경>을 초기경전인 <니까야>를 통해 해석해 난해하고, 신비스러운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불광출판사 김대현 마케팅부장은 “초기불교를 기반으로 평생을 불교학 연구에 바친 이중표 교수님의 업적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니까야로 읽는 대승불교’ 시리즈를 기획했다.”며 “<반야심경>에 이어 계속해서 <대승기신론>, <중론> 등과 같은 대승경전을 초기불교 속에서 탐구하는 서적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저자 이중표 교수는 전남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불교학과 석ㆍ박사를 취득했다. 범한철학회장ㆍ불교학연구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남대 철학과 교수ㆍ호남불교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아함의 중도체계>, <불교의 이해와 실천 1ㆍ2>, <근본불교>, <불교란 무엇인가>, <붓다가 깨달은 연기법>, <니까야로 읽는 금강경> 등이 있다.

책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저자 이중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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