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이 8월 21일 총본산 구인사 종각에 ‘국태민안 기원 대범종’을 봉안했다는 소식이다. 이 범종(梵鍾)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12호 기능보유자 원광식 주철장(鑄鐵匠)이 약 1년간 동(銅) 1200관을 들여 높이 2.4mㆍ폭 1.2m로 제작했다. 나라의 태평과 국민의 평안을 기원하는 천태 불자들의 염원이 담긴 범종의 울음소리가 소백산을 넘어 방방곡곡에 울려 퍼져나가길 기대한다.

‘범(梵)’은 더러움이 없는 청정(淸淨)함을 의미한다. 청정은 맑고, 깨끗하고, 속됨이 없고, 허물이 없고, 집착하지 않고, 번뇌에 물들지 않는 것이다. 즉, 중생들은 범종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청정무구의 삼매(三昧)에 들 수 있다는 말이다. 이 경지는 해탈과 같은 큰 깨달음의 경지이다. 구인사에 봉안한 범종은 여기에 국태민안의 염원을 더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도 타종대법회에서 “바람결을 타고 멀리 산자락을 넘고, 강물을 건너 울려 퍼지는 산사의 종소리에 담긴 장엄한 원력이야말로 자신의 성불과 중생구제를 하나로 여기는 대승불교의 참모습이라 할 수 있다.”면서 “구인사 국태민안 대범종도 나라의 안녕과 국민의 행복을 기원하는 천태종의 대자대비심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 마음은 일체중생이 다 함께 성불하는 순간까지 변함이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우리 사회는 현재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급속한 노령화, 청년 실업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직면해 있다. 남북 간 긴장국면도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나마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매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천태종 신도들의 염원처럼 구인사 대범종의 장엄하고, 청명한 소리가 국가와 국민에 희망이 용솟음치게 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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