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간 작업, 높이 120cm․무게 121kg

복원된 법천사지 치미 모습. 높이 1.2m. <사진제공=국립춘천박물관>

원주 법천사지에서 출토된 치미 조각을 8개월 간에 걸쳐 복원했다.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상태)은 원주시와 (재)강원고고문화연구원(원장 지현병, 이하 강고연)가 발굴한 원주 법천사지 출토 치미 25조각에 대한 복원 및 보존 사업을 수개월에 걸쳐 마무리했다. 복원 결과 법천사지 치미는 강원도 최초의 대형 치미이자, 국내에 출토 사례가 없는 희귀한 학술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2013년 법천사지 제8차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치미 조각은 총 25개이며, 중량과 부피로 인해 원형 복원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국립춘천박물관은 지난해 말 법천사지 치미 복원 및 조사·연구 지원 계획을 수립하게 되었다. 올해 초 치미 조각을 박물관으로 옮겨 국립춘천박물관과 강고연의 전문 인력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3D 모델링 등 과학적 방법을 적용했다. 접합과정을 거치고 일부 결실 부위 및 고증이 필요한 부분은 관련 분야의 전문가와 철저히 고증을 거쳐 복원을 진행했다. 총 8개월간의 긴 일정을 통해 완성된 치미는 높이 120cm, 무게 121kg(원형 추정무게 약 140kg)에 이르는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복원된 법천사지 치미는 현재까지 알려진 치미들과는 달리 깃 부분이 뾰족하게 솟아오른 것이 특징이며, 허리 중심부로 반구형 장식이 부착돼 있고, 상․하에 우물 정(井)자 모양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또 굽기 전 진흙을 성형하는 과정에서 당시 제작자의 지문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고, 상․하부를 가는 선으로 절단해 분리한 흔적도 있다.

치미 복원 자문단에 따르면 깃이 뾰족한 치미는 현재까지의 알려진 유사 사례가 없는 매우 희귀한 자료다. 제작 시기는 신라 말, 고려 초로 추정하지만 그보다 이전에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경주나 부여 등지에서 출토된 치미는 화려하고 정형화된 모습인데 비해 법천사지 치미는 비교적 자유로운 예술적 감각이 가미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립춘천박물관은 현재 치미의 제작 방식을 확인하기 위해 현미경촬영, X선 투과촬영, 정밀 3D스캔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결과는 국립춘천박물관 상설전시 개편이 완료되는 오는 10월 31일 소개할 예정이다. 또 치미가 발굴된 유적과 유물의 상세한 자료를 수록한 <법천사지Ⅲ 발굴조사보고서>(원주시, 강고연)는 10월 23일 발간할 예정이다.

복원 전 치미 조각. <사진제공=국립춘천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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