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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 없이 베푸는 ‘화안시’ 外독자마당 ‘도란도란’ (2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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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 없이 베푸는 ‘화안시’
윤지민 / 서울 관문사 템플스테이 담당자

‘템플스테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을 통해서나 정해진 기간 동안 사찰에 머무르면서 힐링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찾아가는 시간이다. 실무자는 그런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가끔은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한 번은 20대 여성 참가자 세 명과 템플스테이를 진행하게 되었다. 참가자들은 같은 또래라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서로 얘기도 잘하고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스님과의 차담시간에도 뭐가 그리 좋은지 서로 보고만 있어도 까르르 웃곤 해서 그때 컨디션이 좋지 않던 스님마저도 힘을 얻게 된다고 하셨다.

그 중에서도 더 잘 웃는 법우에게 자꾸 눈길이 갔다. 웃는 얼굴을 보고 있으니 나조차도 즐거워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함께 웃는 시간을 보내고 참가자들이 돌아가고 나서도 한참이나 즐거움이 계속됐다.

템플스테이를 통해서 참가자들에게 유익한 시간을 제공하는 것과 더불어 참가자들에게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될 수도 있음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웃는 얼굴의 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웃는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생기가 돌고 밝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재물 없이도 베풀 수 있는 보시로 ‘무재칠시(無財七施)’를 말한다. 그 중의 첫 번째가 ‘화안시(和顔施)’로 얼굴에 화색을 띄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것이다. 이제는 내가 화안시를 베풀어야 될 것 같다. 눈을 작게 뜨고 입 꼬리를 살짝 올리면서.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기 위해
윤동언 /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학시절 필리핀과 캄보디아에 노력봉사와 교육봉사를 함께 다녀온 학생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봉사활동을 통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원하는 건강한 생각을 가진 학생들이였다.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한국의 대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고민거리를 들을 수 있었고, 그 중 대부분은 대인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안고 있었다.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대인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할 시간들을 가졌다.

‘저는 진심을 다해서 그 사람에게 다가갔지만 그 사람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과 인연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할지 모르겠어요.’ 등과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어쩌면 20대의 가장 큰 고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나는 학생들에게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

“한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힘으로 성공하기 어렵고, 사람들은 서로 거미줄과 같이 이어져 있다.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인연 맺음을 소중히 하고, 만약 대인관계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면 아낌없이 그 사람을 사랑하라.”

각자 학생들이 느낀 감정들은 다를 수 있었겠지만 학생들과 함께한 그 시간들을 통해서 다시금 인연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행복감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불교사회복지로 취업 준비를 하게 되었다.

불교적 삶을 살면서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었고, 그 사람들을 통해서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될지 가닥을 잡을 수 있었다.

어쩌면 불교적 삶은 산다는 것은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을 챙기는 것부터 시작되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들 속에서 행복감을 얻을 수 있고, 사람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흰머리 유감
한외숙 충북 제천시 중앙로2가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께 가장 고맙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내 나이에 아직 흰머리가 없다는 것이다. 6남매 중에서 5명 모두가 40대 이전에 염색을 할 정도로 새치가 성성하건만 유독 나에게만 우량 유전자를 물려주셔서인지 아직까지 염색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을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어디 그 뿐인가? 머리 색깔도 인공염색약으로 흉내 내기 힘든 자연갈색으로 미장원 원장님들도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갈색머리이다. 평소에 얼굴이 무척 예뻐서 나의 시샘을 받고 있던 친구는 염색을 하고, 난 파마를 하러 미장원에 함께 가게 되었다. 친구의 머리 밑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겉은 검은색인데 두피 부분엔 하얀 백발이 자라 나오는 것이 아닌가!!!

염색시술에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니 비닐장갑을 낀 미용사가 어깨에 비닐을 씌우고 검은 크림 같은 염색약을 머리에 덕지덕지 발라주고 다시 비닐로 감싸 매어놓은 모습이 그리도 엉성스러워 보일수가 없었다.

시커먼 염색약이 얼굴 경계면까지 잠식한 모습에 평소의 예쁘디예쁜 친구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어린아이의 어설픈 붓놀림에 망친 화선지마냥 볼품없는 모양이 되어 꼼짝없이 20분을 인내한 뒤에야 겨우 비닐모자에서 해방이 되었는데. 이 고난의 행군이 보름마다 한 번씩 해야 하는 의식이래니 더욱 그녀가 안쓰러워졌다.

“그래. 신은 모두에게 공평한 거야. 나에게 예쁜 얼굴은 안 주셨지만 질 좋은 머리카락을 주신 거잖아. 그것도 요즘 여성들이 부러워하는 갈색머리씩이나…….” 하면서 평소 외모에 위축되어 있던 나를 추슬렀다.

그러던 요즘, 한동안 스트레스로 마음고생 한 탓인지 내게도 흰머리 몇 가닥이 나타났다. 오늘 아침 거울 속에 귀밑머리에 희끗한 머리칼 하나가 눈에 띄었다. 가차 없이 뽑아내니 눈부시게 하얀 분명한 내 머리칼이다.

베트남 밀림 속에서 적군을 찾아내는 맹호용사처럼 머리칼 여기저기를 들추고는 새치수색에 나섰다. 아뿔싸!! 쉽게 눈에 뜨이지 않는 곳엔 이미 여러 가닥의 흰머리들이 튼실하게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제 드디어 내 우아한 갈색머리에도 흰 머리칼이 점령을 시작했구나. 흰머리는 뽑아낼수록 숫자가 두 배로 불어난다나. 하지만 내 마음에 아직은 흰 머리카락이 용납이 되질 않는다. ‘눈에 띄는 새치머리는 즉시 멸하리라.’라 생각해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어쩌랴.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기엔 나의 갈색머리도 그 기운이 다해가는가 보다.

머리 색깔에 연연하지 말아야 할 시간이 다가옴이다. 나이 들어감에 의연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세월의 배려 깊은 신호이다. 문득 이 계절이 스산해진다.

월간 금강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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