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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의 현대적 대중화

사재동 충남대 명예교수요사이 불교문화의 현대적 대중화에 있어서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전통적 불교문화 중에서 요가와 명상, 연꽃축제가 현대화되고 불교의 교리나 경전의 내용·법화가 목사들의 설교에 등장하며, 108배의 효능이 대중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러한 불교문화가 전국 대소 도시에서 현대적으로 대중화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고 본다.

그것은 일단 새로운 문화세기에 상응하여 불교문화를 통한 대중포교를 그 만큼 잘 수행하는 길이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실 역대의 대승불교는 문화로써 존재하고, 문화로써 표현되며, 문화로써 기능하여 왔기에 이 불교문화가 대중포교의 가장 효율적 방편임에는 틀림이 없다.

실제로 각지 주요 도시의 한복판 이곳저곳에 요가도량이나 명상센터가 개설되어 인기 있는 사범들에 의해 남녀노소 많은 동참자들이 수강·수련하여 온 지는 이미 오래다. 여기서는 심신의 수련과 안정을 위하여 좋은 성과가 나타난다고 줄지어 성황을 이룬다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서는 그것이 실질적인 불교문화로서 불교적 정신·사상과 그 신행에 얼마만큼 도움을 주고 그 교화에 힘쓰고 있었던가?

게다가 도심의 큰 교회 이름난 목사들이 불교의 교리와 경전의 내용을 원용하여 감명 깊은 설교를 해서 많은 교도들의 공감·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대대로 불교문화에 젖어있는 교도들이 ‘마음'이며 ‘깨달음'의 불교문화적 설교·강론에 감동하는 것은 당연하고 옳은 일이라 본다. 그러나 그 설교과정에서 그 목사들은 과연 그것이 불교문화에서 연원·인용된 것이라 실토한 적이 있었던가.

또한 사암 도량 말고도 전국 각개 지방자치단체나 문화단체에서 매년 대규모의 연꽃축제를 개최하여 왔다. 광역의 기름진 논에 정성으로 투자해 연꽃의 바다를 만들고, 지방민·관광객을 위한 문화예술 행사를 개최하니, 그 동참호응으로 상당기간 대성황을 보인다. 그러나 이처럼 성공적인 문화행사에서 연꽃으로 표상되는 불교의 제례나 연행예술이 필수되어야 한다며 그 일부나마 끼어든 적이 있었던가.

한편 최근에는 절을 108번 잘하면 심신의 건가에 특효가 나타난다고 야단이다.

모든 절에서 으레 하는 108번의 절을 종교에 관계없이 성실히 하고 나면 심신의 건강에 엄청나게 좋다는 것이다. 특히 이 108배는 언제 어디서나 운신할 공간만 있으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이 108배의 운동에서 불교적 참회와 기도의 실체가 과연 제대로 작용할 수 있었던가.

이러한 문화사업에 아주 심각한 문제가 가로 놓여 있다. 불교계에서는 표면적으로 막연하게 그런 사업을 전통적 불교문화의 현대적 대중화로 간주하고 있는데 반하여, 이들 사업은 불교문화의 계맥을 필연적으로 모방·수용하면서도 교모하게 변모·전환하여 불교적 명분과 범위를 애써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런 사업들은 불교문화를 적절하게 차용·활용하면서도, 그 자체의 독자적 창의성을 강화하려는 집착 아래서, 오히려 불교문화적 원형과 전통을 등지려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터다.

그러기에 불교문화계에서는 새로운 문화세기의 현대적 대중포교의 절실한 지표 아래, 빗나간 문화사업에 엄히 경종을 울리고, 그 원형적·적통적 이론과 기예로써 정상적 정도를 제공하며, 큰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이것만이 문화불교시대를 대승적으로 선도하는 최선의 방편이기 때문이다.

사재동 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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