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이드 (266호)

<대각국사 의천 연구>

무원ㆍ진관 스님 공저/운주사/16,000원
의천의 수행과 고려 문종 대 불교사 탐구

고려 문종부터 숙종까지 5대에 이르는 왕의 기록을 중심으로 당대 역사를 살펴보면서, 문종의 넷째 아들로 태어나 해동 천태종을 창종한 대각국사 의천 스님(1055~1101)의 활동을 고찰한 책이다.

고려시대에 활약한 대각국사 의천 스님은 원효 스님(617~686)의 사상을 이어받아 불교 융합을 이끌었으며, 고려불교의 새로운 지평을 정초(定礎) 하고 제시했다. 또 한반도에 불교가 전래된 후 1,900여 년에 이르는 장구한 한국불교 역사에서 한 봉우리를 차지하는 인물이다. 스님이 화엄종을 비롯한 교종과 선종을 아우르는 해동 천태종을 개창하고, 최초로 ‘고려속장경’을 간행한 것은 한국불교사에서도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사건이다.

하지만 그동안 학계에서는 의천 스님이 한국불교에서 차지하는 역사적 비중에 비해 구체적인 연구가 많지 않았다. 이 책은 중국불교와 상호 호혜적인 교류를 통해 고려불교를 새롭게 일신하고, 크게 융성시킨 의천 스님의 생애와 불교수행 전 과정을 탐구했다. 또 이와 관련해 고려 문종 시대의 불교사 및 불교사상의 역사적 전개를 따라가면서 탐구한 결과물이다.

저자인 천태종 대전 광수사 주지 무원 스님과 조계종 교육아사리 진관 스님은 머리말을 통해 “고려불교의 초기와 중기에 걸쳐 불교전적의 수집과 정리, 그리고 통불교적인 해동 천태종을 창종함으로써 고려불교를 쇄신한 한국불교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인 대각국사 의천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연구한 책”이라 설명하며 “선과 교를 아우르는 한국불교의 새로운 기풍 형성에 일조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으로 쓰고 마음으로 그리는 관음기도>

글 자광 스님ㆍ그림 양선희/민족사/11,500원
“읽고 쓰고 그리며 관음기도해요!”

관음기도에 대한 스토리를 따라 읽고[讀經], 경전을 베껴 쓰고[寫經], 따라 그리고[寫佛], 발원하며 관음기도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책이다.

앞서 출간된 〈손으로 쓰고 마음으로 그리는 지장기도〉에 이은 시리즈 두 번째 권으로 동국대 이사장 자광 스님이 글을 쓰고, 국가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 전수교육조교인 양선희 작가가 그렸다.

2009년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 소임을 맡는 등 수십 년 동안 군 포교에 심혈을 기울여 온 자광 스님의 경험과 관음기도 가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을 읽다보면 관세음보살은 어떤 분인지, 관음기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공덕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본문 중간 중간 ‘손으로 경전 쓰기’, ‘마음으로 그리기’ 등의 코너에서는 스토리를 따라 사경을 하고, 사불을 체험할 수 있다.

자광 스님은 머리말에서 “관음기도로 마음이 열리면 고통이 스러지고 행복이 열린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이 책의 장점은 스토리를 읽으면서 관세음보살님에 대한 신심이 더욱 깊어지는 것”이라며 “스토리에 딱 맞는 그림을 베껴서 그리고, 경전 말씀을 베껴 쓰면서 마음의 평안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주 법화유의(法華遊意)>

차차석·남륜 스님 편역/우리출판사/23,000원
길장의 〈법화경〉 개론서 국내 첫 번역

중국 삼론종을 개창한 길장(吉藏, 549~623)은 〈중론〉, 〈백론〉, 〈십이문론〉 등 삼론의 주석서를 완성해 가상대사(嘉祥大師)로 불렸다. 그는 대승경전에도 정통했는데, 특히 한평생 〈법화경〉을 2,000부나 필사했고, 300여 회 강설했다. 길장은 〈법화경〉 연구에 일가를 이뤄 천태지의 스님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법화경〉의 개론서라 할 만한 길장의 대표적 저서 〈법화유의(法華遊意)〉가 국내 처음으로 번역됐다.

길장은 수많은 책을 저술했는데, 단일 경전으로는 〈법화경〉 관련 저서가 으뜸이다. 〈법화의소〉·〈법화현의〉·〈법화통략〉·〈법화유의〉가 모두 〈법화경〉 관련 주석서다. 이 중 가장 만년에 저술한 책이 〈법화유의〉다. 사상적으로 가장 원숙한 경지에 접어들었을 때 저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모두 열 단락으로 나눠져 있는데 △경전을 설한 인연 △근본적인 주장 △경전 제목의 풀이 △여러 가르침을 갖추고 있음을 설함 △부처님 가르침을 현밀의 관점에서 분류 △공덕 △홍포 방법 등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한국불교의 주류는 조계종이지만 경전을 중심으로 보면 〈법화경〉이다. 이 경전과 유관한 종단이나 신앙형태를 감안하면 700만으로 추산되는 사람들이 〈법화경〉에 의지해 불교적 신앙을 영위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법화문구〉, 〈관음의소〉, 〈관음현의〉를 제외하면 특별한 이론서가 없다. 보다 다양한 법화이론서가 필요하다. 〈법화유의〉의 번역이 한국불교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를 이끌어 내리라 전망한다.”고 말했다.

<관세음보살보문품 문구·기·송>

차차석 편역/우리출판사/9,000원
〈관음경〉 세 가지 주석 한 권에

관음신앙은 대승불교(大乘佛敎)의 보살신앙(菩薩信仰) 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폭넓게 유포된 대중적인 신앙이다. 이 신앙의 토대가 되는 경전은 〈묘법법화경〉 제25품인 ‘관세음보살보문품’이다. 독립된 경전의 위상을 갖추었다고 해서 별도로 〈관음경〉이라고도 부른다. 〈관음경〉의 주석서를 모아 편역한 책이 나왔다. 〈관세음보살보문품 문구(文句)·기(記)·송(頌)〉이다.

책은 천태지의가 수나라 때 금릉 광택사에서 제자들에게 강설하고, 제자 관정이 기록한 〈법화경〉 주석서인 〈법화문구〉와 당나라 때 담연이 〈법화문구〉에 주석을 붙인 〈법화문구기〉에서 〈관음경〉에 해당하는 부분을 추렸고, 다시 송나라 때 자운준식이 저술한 〈관음경보문품중송〉을 더해 한 권으로 엮었다. 동일한 주제를 놓고, 고승 세 분의 각기 다른 견해를 묶었다는 점에서 관음신앙의 총결이라 평할만하다.

1999년 봄, 저자가 중국 천태산 국청사를 참배했을 때 경내 서점에서 우연히 구입한 〈관세음보살보문품 문구·기·송〉의 번역본이다. 원저(原著)에 따르면 1921년 북경각경처에서 간행됐다. 양인산 거사가 남경에 금릉각경처를 만들어 불경을 보급하기 시작한 뒤 그 영향으로 북경에도 각경처가 건립돼 불서가 보급될 때 나온 책으로 추정된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은 단순한 구복신앙의 한 형태인 관음보살이 아니라 수행과 구복을 융합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관음 인식과 차원을 달리한다.”면서 “한국불교사상의 저변에 구복신앙과 관음신앙이 토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관음신앙, 나아가 한국의 법화사상을 풍요롭게 하는 데 기여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처님의 정치 수업>

윤성식/불광출판사/15,000원
붓다의 시각으로 본 현대 정치와 경제

경제·경영·회계·행정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는 저자가 불교의 이상적인 국가상과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상황을 진단하며 어떻게 하면 불교의 이상적인 국가, 즉 정법국가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각종 사회·경제 지표를 곁들여 설명한 실용불서다.

저자는 민주시민의 행동으로 대화·토론·참여·투표의 4가지를 들며, 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정치’를 통해 사회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세상을 더욱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바른 안목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여기에 부처님의 지혜가 절실하다고 역설한다. 불교교리에 비추어 바람직한 정책이 갖추어야 할 특징으로는 △유연성 △다양성 △개방성 △합리성 △합법성 △민주성 △혁신성 △자비성의 8가지를 들고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현실정치에 대입해 적용하면, 우리가 꿈꾸는 이상국가의 모습이 드러난다. 저자는 이를 양극단을 버리고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중도(中道)국가’로 보았다. 중도국가는 법치를 근간으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는 정법(正法)국가,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 생존의 기본권을 보장해주는 복지국가, 변화하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최적의 정책을 모색하는 혁신국가의 모습이다.

이상적인 불국토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단합해야 하고, 단합된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투표를 통해 권리를 행사하고, 나아가 정치적 대화와 토론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어라의 라이프 카툰>

지찬 스님/담앤북스/13,000원
구도자 어라 스님의 세상사

가분수(假分數)에 까까머리 동자승 캐릭터 어라 스님이 느끼는 희로애락을 담은 일상툰 〈어라의 라이프 카툰〉은 우리가 세상사에서 느끼고 겪는 일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짧은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이야기는 때로는 재미있고, 때로는 진지한 구도자의 모습을 보여 준다. 간간이 등장하는 저자의 사진이 현실감을 더해준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어라? 혼자서도 잘 노네’는 어라 스님의 일상생활, 2부 ‘어라? 여긴 어디?’는 어라 스님이 다닌 여행지와 태국·미얀마 등 해외 수행처 이야기, 3부 ‘어라? 이렇게 반가울 데가!’는 어라 스님이 만난 사람들, 4부 ‘어라? 하다 깨달았네’는 깨달음과 명상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누구나 일상 속에서 겪는 흔한 일이지만 어라 스님의 눈에 비친 세상은 조금 다르다. 어라 스님은 무뎌진 연필을 깎을 때에도,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할 때에도 마음을 가다듬으며 그 속에서 수행을 찾는다. 특히 눈 오는 날 만든 눈사람이 녹고 얼기를 반복하면서 허물어지는 모습을 사진과 함께 실어 백골관(白骨觀:백골을 응시하여 인생의 무상을 체득하는 수행법) 공부를 했던 어느 겨울날의 감동은 쉬이 잊히지 않는다.

지찬 스님은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하고 성신여대 평생교육원 만화창작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만화를 그리기 시작해 제23회 불교언론문화상 뉴미디어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BTN 불교 라디오 ‘어라차차 신나는 붓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어라, 그런 대로 안녕하네〉가 있다.

<채식치유학>

이광조/서리태/2만원
채식 ‘치유효과’에 대한 보고서

채식은 정말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까? 캠페인 중심의 채식운동을 전개하던 중 채식의 치유효과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위해 서울대 식품영양학과에 대학원에 진학, 10년 만에 식품영양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광조 채식영양연구소장의 채식보고서이다.

채식에 관한 연구보고서는 매년 세계 각국에서 100여 편씩 나온다. 하지만 일반 대중들은 관련 정보를 접할 기회가 없다. 책은 전문연구저널들을 종합해 인체를 신경계, 심혈관계, 내분비계 등 10개의 인체시스템으로 나누어 채식의 유익함을 설명하고 있다. 본문에 삽입된 116개의 그림과 88개의 표는 책을 읽는 독자에게 방대한 채식의 원리를 보다 쉽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통해 전달한다.

이 책의 특징은 독자들에게 채식의 생리적인 치유원리에 대한 개념을 잡을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채식을 하면 여성의 경우 월경기간이 짧아지면서 월경통이 감소하고, 여드름과 다모증이 감소해 보다 아름다워지고 건강해진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또 ‘채식식이패턴’으로 우울증이나 불안과 같은 심리적인 측면도 개선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 ‘책임 있는 의료를 위한 의사회’ 닐 버나드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채식을 통해 국가의료비를 적게는 30%, 많게는 7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이광조 소장은 “세계 각국은 채식을 권장하는 정책을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도 학교급식의 채식 선택제와 함께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채식유무와 수준에 대한 항목이 추가돼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채식에 대한 보다 고급정보를 원하고 있는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대학의 영양학 전공이나 보건, 의료계에서도 본서를 부교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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