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세상 연꽃향기 (265호)

‘일하는 즐거움은 무엇보다 소중하죠!’
일자리 제공으로 어르신 행복 증진 앞장

깨끗하고 신선한 무방부제 두부와 순두부를 생산하고 있는 우리콩두부사업단.

“100% 국산 콩으로 만든 친환경 두부, 한 번 드셔보세요~.”

지난 4월 7일 봄꽃이 만개한 소양강을 따라 춘천시니어클럽(관장 김시재)이 운영하고 있는 ‘우리콩두부사업단’을 찾았다. 우리콩두부사업단은 깨끗하고 신선한 무방부제 두부와 순두부를 생산해 지역 주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두부를 만드는 작업장에는 안전모와 작업복, 입 가리개를 착용한 세 분의 어르신이 두부를 만들고 있었다. 옆에서 두부 만드는 모습을 지켜봤다.

어르신들은 먼저 전날 미리 불려 놓은 콩을 분쇄기에 넣어 곱게 갈았다. 두부를 만들 때 사용되는 콩은 강원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100% 국내산 콩이다. 이렇게 갈린 콩은 끓는 물에 넣으며 살살 저어준다. 이어 어르신들은 끓은 콩물을 고운자루에 넣고 누르기 시작했다. 이유를 묻자 “비지와 콩물을 분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해줬다. 이렇게 모은 콩물을 다시 큰 통에 부은 뒤 간수를 넣는다. 어르신들의 작업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이은숙 두부사업단장은 “간수는 두부를 응고시키기 위해 하는 작업으로, 두부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간수를 넣고 몇 분이 지나자 두부가 천천히 응고되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40분 정도 시간이 흐르자 먹음직스러운 순두부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순두부를 당일 판매량에 맞춰 걸러낸 후 나머지는 두부틀로 옮겼다. 그리고 다시 한 시간 정도 눌러 놓자 딱딱하지도, 물렁거리지도 않는 신선한 두부가 탄생했다. 어르신들은 이렇게 완성된 순두부와 두부를 포장하면서 하루의 작업을 마무리 했다.

두부를 자르고 있는 어르신.

두부를 만든 한 어르신은 “하루 종일 서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두부 만드는 일이 보통 힘든 게 아니다. 하지만 스스로 돈을 버니 가정에 보탬도 되고, 혼자 사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면서 “내가 만드는 두부를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항상 최선을 다해 두부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이 정성을 들여 만든 두부는 미리 주문을 받은 춘천지역 가정집으로 당일 배달된다. 이렇게 고객들은 매일 신선하고, 안전한 두부를 맛볼 수 있다.

춘천지역 시니어 일자리 창출 위해 노력
25개 사업장에 900여 어르신 참여 중

춘천시니어클럽 전경.

춘천시니어클럽은 춘천시 당간지주길 77에 위치해 있다. 2002년 11월 보건복지부로부터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으로 지정됐으며, 현재 김시재 관장을 비롯해 13명의 직원들이 춘천지역 6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협동하며 소통하는 즐거운 일자리’를 캐치프레이즈로 어르신들의 사회적 경험 및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노인 적합형 일자리를 개발하고,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춘천시니어클럽은 이를 위해 △시장형 전문서비스 △시장형 공동작업 △공익활동 △시장형 제조판매 사업 등을 펼치고 있으며, 총 25개 사업장에 900여 명의 어르신들이 참여하고 있다.

먼저 시장형 전문서비스 사업은 △지역 경로당을 방문해 운영ㆍ지원하는 ‘경로위원사업단’ △지역 내 아동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스쿨존지역 정리ㆍ활동을 하는 ‘아동스쿨존지킴이’ △일상생활이 어려운 병원 입원환자 중 경제적 어려움으로 보호자 및 간병인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어르신들의 간병 업무를 보조하는 ‘동병상련사업단’ △초등학교 학생들의 식사배식과 식사예절지도, 배식 후 청소 등의 업무를 하는 ‘초등학교급식사업단’ 등이 있다.

시장형 공동작업은 춘천관내 화환ㆍ화분을 수거 및 판매하는 ‘함께하는 꽃나눔 사업단’과 깨와 콩 등 농작물을 재배하는 ‘깨ㆍ콩농장사업단’이 있다.

공익활동으로는 △독거노인을 방문해 말벗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노케어 사업단’ △지역내 초등학교ㆍ유치원 아동을 대상으로 숲 해설 및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자연체험사업단’ △지역 내 경로당을 방문해 주변 살균처리를 진행하는 ‘은빛건강지킴이사업단’ △복지시설ㆍ병원ㆍ복지관 등을 방문해 보호가 필요한 대상자를 지원하는 ‘동년배지원사업단’ △춘천시동물보호센터에 방문해 유기견을 관리하는 ‘동물사랑사업단’ 등이 있다.

참깨와 들깨로 참기름을 짜는 우리방앗간사업단 어르신.
동병상련사업단에 속한 어르신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어르신의 발톱을 잘라주고 있다.

시장형 제조판매 사업으로는 △우리콩두부사업단 △황금천사사업단(근화점, 후평점, 석사점) △아름다운식당사업단 △쥐눈이콩사업단 △우리방앗간사업단 △맛드림도시락사업단 △미니마켓(동면, 남춘천)사업단 △함께하는꽃나눔사업단 △쥐눈이콩나물사업단 △EM비누사업단 △폐현수막재활용사업단 △쥐눈이콩나물밥사업단 △추억의옛다방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 외에도 만 60세 이상 활동 가능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인력을 필요로 하는 업체와 연계해 취업을 알선하는 ‘인력파견사업단’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다양한 사업은 어르신에게 적합한 업종 중 소규모 창업 및 전문직종 사업단을 공동으로 운영해 창출되는 일자리로, 일정기간 사업비 또는 참여자의 인건비를 일부 보충지원하고 추가 사업소득으로 연중 운영하는 일자리들이다.

춘천시니어클럽은 춘천지역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고 있는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상을 비롯한 다수의 표창을 수상했다.

“고령자 증가 대비해
다양한 일자리 만들겠다”

지역 내 아동들을 대상으로 숲 해설을 하고 있는 자연체험사업단 어르신.

춘천시니어클럽은 향후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어르신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더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김시재 관장은 “우리 시니어클럽에서는 추억의 옛다방사업단, 쥐눈이콩나물ㆍ두부ㆍ기름의 원재료를 재배할 깨ㆍ콩농장사업단 등 어르신들이 정부정책을 실질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25개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이를 통해 914명의 어르신에게 다양한 일자리와 사회참여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관장은 “노인일자리는 어르신들만을 위한 일자리가 아니라 지역 주민의 건강과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그리고 앞으로 고령자가 될 분들의 미래를 위해 운영된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어르신들이 일자리에 참여하고, 협동하며 소통하는 즐거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춘천시니어클럽에서는 노인일자리 사업확대 및 발전을 위한 후원과 노인일자리 사업을 함께 해 줄 책임감 있고, 성실한 자원봉사자를 상시 모집하고 있다. 후원에 대해서는 전액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자원봉사자에게는 사회복지 자원봉사 인증관리(VMS) 실적 등록 및 확인서를 발급해 준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희망을 나누고, 일상을 공감할 지역사회의 파트너가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