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진보하는 스마트폰이 현대인들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인기 비결은 이름이 의미하는 것처럼 ‘똑똑함’에 있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일지언정 정확하게 데려다주는 네비게이션 기능은 물론 음악과 건강 전반을 챙기는 헬스케어 기능까지 모두 탑재하고 있으니 사람들은 잠시라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놓질 못합니다. 보고 싶은 소설·만화·영화도 스마트폰에 다 들어 있습니다.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시청 가능합니다. 더욱이 은행까지 굳이 가지 않더라도 간단한 송금 정도는 내 손 안에서 다 이루어집니다. 살기 좋은 세상이란 걸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똑똑한 스마트폰에서 사람들의 우울증이 커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카페인 우울증’이란 신종 정신장애가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즐깁니다. SNS는 서로가 정보를 교환하고 소식을 전하는 정보망(情報網)을 형성하고 있는데,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대표적입니다. ‘카페인’은 이들의 각 앞글자를 딴 용어로서 현대인들은 대부분 이들 SNS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그런데 SNS가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직장동료나 친구들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거나 명품의류와 가구를 들여놨다는 등 게시물을 보게 되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우울증이 커지게 된다고 증언합니다. 자신의 처지가 한탄스러워 부부싸움이 잦아진다고도 하니 예사 문제는 아닌 듯합니다. ‘카페인 우울증’은 SNS 안 타인의 행복한 모습을 부러워하면서 스스로 상대적 박탈감에 젖어드는 증상을 일컫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보편화된 현상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달 캐나다 벤쿠버에서 국제 행사로 지식강연회가 개최됐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심리학자를 비롯한 유명연사들이 윤택한 삶을 위해서는 한결같이 ‘스마트폰 내려놓기’를 가장 먼저 꼽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남들의 삶과 비교하는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게 잘못된 생각은 계속 재생산됩니다. 쓸데없는 생각, 불필요한 생각들이 계속해서 자신을 괴롭히는 악성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를 바로잡지 못하면 우울증세는 심각한 상태로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 들어 마음챙김, 즉 명상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 마음챙김이란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과정입니다. 마음챙김의 주요 특성엔 4가지가 꼽혀집니다. 첫째, 즉시성(卽時性)으로 현재 일어나고 있는 대상에 대한 즉각적인 자각(自覺)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들뜨지 않는 것으로서 관찰 대상에 주의를 집중하려는 의도적인 노력을 말합니다. 셋째는 대상을 조작하지 않는 것으로서 몸과 마음에 나타나는 현상을 조작 및 조절하려 하지 않고 다만 있는 그대로 관찰하려는 태도입니다. 넷째는 번뇌의 공격으로부터 막아주거나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자세의 견지입니다.
이들 마음챙김의 4가지 특성을 잘만 적용하여 노력한다면 ‘카페인 우울증’을 극복하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부처님은 지혜로운 삶이란 복을 짓고 공덕을 닦는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복을 짓고 공덕을 닦는 삶을 살진 못할망정 자신의 평범한 삶마저 지켜내지 못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겠습니까?
옛날 어떤 노파가 자식을 여럿 두고 있었는데, 자식들이 자기만 의지하고 도대체 일을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노파는 자기가 죽고 나면 자식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면 암담할 뿐이었습니다. 마침내 죽음을 앞두었을 때, 노파는 자식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너희들을 위해 밭 속에다 보물을 숨겨놓았다. 어려울 때 찾아 쓰거라.”
노파가 숨을 거두고 장례를 치르자마자 자식들은 어머니가 숨겨두었다는 보물을 찾기 위해 열심히 밭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넓은 밭을 아무리 파도 보물을 좀체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집안에 먹을 것은 다 떨어져 갔습니다. 자식들은 할 수 없이 그간 애써 파놓은 밭에 곡식을 심어서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그 곡식이 자라나 열매를 맺게 되자, 그때야 비로소 자식들은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습니다. 보물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힘써서 밭을 일구어 먹을 것을 얻는 행위가 곧 보물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행복한 삶은 남들과 비교해서 얻어지는 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스스로 행복해지기를 포기하는 것은 더더욱 어리석은 삶입니다. 불행은 불필요한 생각, 쓸데없는 망상을 키울 때 찾아옵니다. 진정한 행복은 부처님의 말씀처럼 복을 짓고 공덕을 닦는 삶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밭을 일구고 보물을 키워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음챙김은 이런 과정에서 꼭 필요한 지혜의 습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복을 짓고 공덕을 닦는다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고 또한 행복하고 편안하게 갖가지로 도움을 주는 보살의 삶입니다. 모두 불행을 허물고 행복의 길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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