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천태불교사전(264호)

천태삼대부(天台三大部)

『법화삼대부(法華三大部)』 『삼대부』 혹은 『삼대장소(三大章疏)』라고도 한다. 천태지의의 대표적인 저술로서, 천태종의 교문(敎門)과 관문(觀門)을 파악할 수 있는 근본 전적이다. 셋이란 곧 『묘법연화경문구(妙法蓮華經文句)』 『묘법연화경현의(妙法蓮華經玄義)』 『마하지관(摩訶止觀)』 각각 10권 상하(上下)이다. 세 저술 모두 지의의 제자 관정(灌頂, 561~632)이 필록하였다. 그 중 『묘법연화경문구』는 수(隋) 개황(開皇) 7년(587)에 금릉 광택사(光宅寺)에서, 『법화경』을 경문의 구절 따라 문장의 뜻을 풀이한 것이다. 『묘법연화경현의』는 처음 와관사에서 『법화경』의 제목을 개괄적으로 설한 이래, 개황 13년(593)에 지의의 고향 형주(荊州)에 옥천사(玉泉寺)를 건립하고 그 곳에서 다시 상세하게 『법화경』의 제목과 교상(敎相)을 설한 것이다. 『마하지관』은 그 이듬해 옥천사에서 법화의 원융사상에 근거한 관심법(觀心法)을 집대성한 법문이다.

 

법화문구(法華文句)

20권 또는 10권. 10권본은 각 권이 상하로 나뉘어 있다. 천태지의가 50세(587)에 금릉 광택사(光宅寺)에서 강설한 것을 관정이 필록한 것이다. 갖춘 이름은 『묘법연화경문구』이며, 줄여서 『법화문구』 『문구』 또는 『묘구(妙句)』라고도 한다. 천태삼대부의 하나이며, 『대정장』 제34책에 수록되어 있다. 북송(北宋) 천성(天聖) 2년(1024), 자운준식(慈雲遵式)이 주청(奏請)하여 입장(入藏)되었다. 본서는 『법화경』의 주석서로서, 구마라집이 번역한 『묘법연화경』 28품의 조직과 구성을 분석하고 경문의 내용을 구절에 따라 해석하였다. 먼저 경전의 구성을 두 가지로 분과(分科)하였다. 첫째는 경 전체를 셋으로 나눈 것[一經三分]으로, 즉 제1품을 서분(序分), 제2품부터 제17품 최초 게송까지를 정종분(正宗分), 그 이후를 유통분(流通分)으로 나누었다. 둘째는 2문6단(二門六段)의 분과이다. 경의 전반 14품을 적문(迹門), 후반 14품을 본문(本門)이라 하고 각 문을 다시 서분·정종분·유통분으로 나눈 것이다. 다음, 경전의 내용을 해석함에 천태지의의 독창적인 네 가지 해석법이 사용되었는데, 그것을 천태의 사종석(四種釋)이라고 한다. 첫째 인연석(因緣釋)은 부처님과 중생의 인연에 기초하여 경문을 해석하는 것으로, 교법이 일어나는 인연을 사실단(四悉檀)으로 해석한다. 둘째 약교석(約敎釋)은 경문의 깊고 얕은 의의를 장교(藏敎)·통교(通敎)·별교(別敎)·원교(圓敎)의 4교에 의거하여 밝히는 것이고, 셋째 본적석(本迹釋)은 적문(迹門)과 본문(本門)의 입장에 따라 경문의 뜻과 취지가 같지 않음을 보이는 것이며, 넷째 관심석(觀心釋)은 경전에 설해진 바를 자신의 마음에 거두어서 공·가·중의 삼관(三觀)을 통하여 실상(實相)의 이치를 증득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특히 본서에서는 기존의 다른 논사들 주장을 타파함으로써, 천태와의 사상적 차이점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서품(序品)」에서는 ‘경전의 분과(分科)’에 있어서 도빙(道憑)·법요(法瑤) 등 일곱 논사의 설을 논파하고, ‘무량의(無量義)를 설함’에 대해 도생(道生) 등 다섯 논사의 설을 비판하였다. 「방편품(方便品)」에서는, 십여시(十如是)로 실상을 해석함에 대하여 광택사 법운(法雲) 등 네 논사의 설을 비판하고, 「법사품(法師品)」에서 ‘방편을 열어 진실상을 보임’에 대하여 도생 등 열한 논사의 설을 비판하는 등이다. 본서의 주석서로는 당대(唐代) 담연(湛然)의 『법화문구기(法華文句記)』 30권이 대표적이다. 명대(明代) 진각(眞覺)은 학습의 편의를 위해 본서와 담연의 『문구기』를 합하여 『법화문구회본(法華文句會本)』 30권을 편찬하니, 후대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 밖의 주석서로 송대(宋代) 수륜(守倫)의 『법화경과주(法華經科注)』 10권, 원대(元代) 서행선(徐行善)의 『과주(科注)』 8권, 명대(明代) 우익(益)의 『법화회의(法華會義)』 16권, 일여(一如)의 『과주』 7권 등이 있다.

 

법화현의(法華玄義)

20권 또는 10권. 10권본은 각 권이 상하로 나뉘어 있다. 천태지의가 수(隋) 개황(開皇) 13년(593)에 형주 옥천사(玉泉寺)에서 강설하고 관정(灌頂)이 필록하였다. 완전한 제목은 『묘법연화경현의(妙法蓮華經玄義)』이며 줄여서 『법화현의』 또는 『묘현(妙玄)』이라고 한다. 천태삼대부의 하나이며, 『대정장』 제33책에 수록되어 있다. 북송(北宋) 천성(天聖) 2년(1024), 자운준식(慈雲遵式)의 주청(奏請)으로 입장(入藏)되었다. 본서는 천태의 교문(敎門)을 대표하는 저술로서, ‘묘법연화경’이라는 다섯 글자의 경제(經題) 해석을 중심으로 『법화경』의 심오한 지취(旨趣)를 밝힌 글이다. 내용은 칠번공해(七番共解)와 오중각설(五重各說)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칠번공해는 표장(標章)·인증(引證)·생기(生起)·개합(開合)·요간(料簡)·관심(觀心)·회이(會異)의 일곱 과목으로서, 본서의 대의인 동시에 오중현의(五重玄義)에 대한 통석(通釋)에 해당한다. 오중현의는 석명(釋名)·변체(辨體)·명종(明宗)·논용(論用)·판교(判敎)의 다섯 과목이다. 줄여서 명·체·종·용·교라고 부르며, 천태지의의 고유한 경전 해석법으로 손꼽힌다. 본서의 본론은 오중현의 각각에 대한 해석인데, 그중에서도 첫 번째의 석명이 대부분(권1하 중간~권8상 중간)을 차지한다. 제1 석명에서는 묘·법·연·화·경의 5자를 해석하며, 상대와 절대의 두 가지 묘(妙), 적문과 본문의 열 가지 묘 등을 설한다. 제2 변체에서는 제법실상으로 경전의 체(體)를 밝히며, 제3 명종에서는 일승(一乘)의 진실을 강조하며 일불승의 인과로서 경전의 종지를 삼았다. 제4 논용에서는 경의 실천 수행을 통하여 의심을 끊고 믿음을 일으키며 도를 증진하여 생사윤회를 줄이는 효용을 논하고, 제5 판교에서는 오시팔교(五時八敎)의 교상판석(敎相判釋)을 통하여 모든 경전들 가운데서 『법화경』의 위상을 밝힌다. 본서의 주석서로 담연의 『법화현의석첨(法華玄義釋籤)』 20권이 있다. 이것은 본서를 연구하기 위한 필수 지침서로 활용되어왔으며, 명대(明代) 진각(眞覺)은 학습하기 편리하도록 『현의』와 『석첨』을 합간하여 회본(會本)을 편찬하니 후대에 널리 유행되었다.

 

마하지관(摩訶止觀)

전체 10권이며 각 권이 상하로 나뉘어 있다. 천태지의 강설, 장안관정 필록. 『천태마하지관(天台摩訶止觀)』 또는 줄여서 『지관』이라고도 한다. 『대정장』 제46책에 수록되어 있다. 『법화현의』 『법화문구』와 더불어 ‘천태삼대부’라고 부른다. 북송(北宋) 천성(天聖) 2년(1024), 자운준식(慈雲遵式)의 주청(奏請)으로 입장(入藏)되었다. 본서는 천태지의가 57세(594)에 형주 옥천사에서 강설한 것으로, 법화 원융의 교설에 입각하여 불교의 모든 수행법을 원돈지관(圓頓止觀)으로 회통한 법문이다. 이는 곧 천태지의가 몸소 체험한 바의 실천법[己心中所行法門]을 천명한 것이라고 한다. 관정은 본서의 서문에서 지관법문이 석가모니불에서부터 인도의 24존자에게 전해지고, 다시 용수로부터 천태지의에게로 전승된 계보를 밝히고 있다. 내용 구성은 오략(五略)으로 열어 보인 총론(總論)과 십광(十廣)으로 상세히 밝히는 별론(別論)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략은 발대심(發大心)·수대행(修大行)·감대과(感大果)·열대망(裂大網)·귀대처(歸大處)의 5단이며, 십광은 대의(大意)·석명(釋名)·변체(辨體)·섭법(攝法)·편원(偏圓)·방편(方便)·정관(正觀)·과보(果報)·기교(起敎)·지귀(旨歸)의 10장을 말한다. 제1 대의에는 총론인 5략이 설해지고, 제2 석명은 지관(止觀)이라는 명칭을 풀이하고, 제3 변체는 지관의 체상(體相)을 밝히고, 제4 섭법은 지와 관의 두 법이 모든 법을 섭수함을 보이고, 제5 편원은 편교(偏敎)와 원교(圓敎)를 구별하는 것이다. 제6 방편은 관심(觀心)하기 전의 준비로서 25방편을 설하고, 제7 정관은 열 가지 경계에 대하여 열 가지 방법으로 관찰하는 십경십승(十境十乘)의 관법을 밝히면서 끝을 맺고 있다. 결국 제8, 9, 10의 세 장은 설해지지 않았으나, 제1 대의에서 전체의 대강이 설해졌으므로 이에 의거하여 지의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형계담연(荊溪湛然)의 『지관보행전홍결(止觀輔行傳弘決)』 권1의 1에 의하면, 본서는 원래 20권본·10권본·현행본의 세 가지 본이 있었다고 한다. 이 셋을 모두 『원돈지관』이라 하였는데, 현행본은 두 번째 본을 다시 정리한 약본(略本)으로서 제목도 『마하지관』으로 고쳐 붙였다고 한다. 본서의 주석서로는 담연의 『지관보행전홍결』 20권, 『지관의례(止觀義例)』 2권, 『지관대의(止觀大意)』 1권과 양숙(梁肅)의 『책정지관(刪定止觀)』 3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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