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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분당 대광사 미륵보전천태도량에 핀 연꽃(264호)

단일 목조건물로는 동양 최대
미래 천 년 중생제도 할 도량

2003년부터 시작한 분당 대광사 미륵보전 건립불사가 14년 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낙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1톤 트럭 200대 분량의 목재가 소요된 미륵보전은 단일 목조건물로는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당대 최고의 장인이 지어 한국 목조 건축의 우수성을 집약한 미륵보전은 새 천년을 이어갈 수행공간이요, 신행도량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2003년 6월 대작불사 첫 발
역경 딛고 14년 불사 마무리

안동 봉정사 극락전,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수덕사 대웅전을 비롯한 사찰 건축물과 경복궁 근정전 등의 궁궐 건축물은 세계의 이름난 건축물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한국의 대표적인 고건축물이다.

한반도 전역에 지천으로 널린 나무로 지은 건축물이 수백 년의 세월을 거치며 오늘날까지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 수차례의 전란 속에서도 화마(火魔)를 피했고, 고려 천태종 법맥을 이은 원묘국사 요세(了世) 스님이 강진 백련사에 동백나무를 심어 사찰의 전각을 화재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려 했던 것처럼, 스님과 불자들의 지극한 정성과 노력이 큰 몫을 했다. 그리고 자신의 건축기술에 지극한 불심(佛心)을 더해 ‘천년을 가는 튼튼하고 아름다운 전각을 만들겠다’고 서원하고 건립한 목수를 비롯한 불사 동참자들의 노고도 간과할 수 없다.

대작불사가 흔치 않은 요즘, 14년간의 불사 끝에 천태종 불자들의 염원을 담아 한국을 대표하는 장인 신응수 대목장의 불심과 손끝에서 천년을 이어갈 불교의 명품 목조건축물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4월 10일 낙성식을 앞둔 분당 대광사 미륵보전이다.

경기도 분당 불곡산(佛谷山) 아래에 터를 잡은 대광사는 불연(佛緣)이 깊고 깊은 도량이다. 한국 천태종의 2대 종정을 지내며 종단 중흥에 지대한 역할을 한 대충대종사께서 1992년 수차례를 찾아 천태의 교학과 신행을 펴는 최적의 도량임을 증명한 명당이다.

당시 대충대종사님을 시봉하던 막내 사서였던 월도 스님(현 대광사 주지)에 따르면 대충대종사께서 수도권에 천태종을 알릴 방법을 고민하다가 서울지역에 사찰 건립이 여의치 않자 신도시인 분당을 주목했다. 대충대종사께서는 대광사 터를 방문하고 돌아가면서 차에서 3번이나 내려 “정말 좋다. 명품 사찰이 될 것이다.”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천태종은 얼마 후 대광사 부지를 매입했다. 이어 1997년부터 불사를 시작해 2001년 10월 대불보전 낙성식과 삼존불 봉안대법회를 봉행, 경기도권 불자들의 수행ㆍ전법도량으로 우뚝서게 된다. 이후 대광사는 2003년 6월 12일 신축대법당 기공식을 봉행한다. 미륵보전 불사의 시작이다.

기공식에서 당시 총무원장 운덕 스님은 “앞으로 대광사는 수도권의 중심도량이자 21세기를 맞은 사부대중들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는 정법도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공식 당시 전각의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다. 불사를 진행하면서 종단 내부 논의를 거쳐 ‘미륵보전’으로 확정했다. 기공식 후 2006년 11월 기둥 입주식에 이어 2008년 8월 5일에는 크레인으로 7톤에 달하는 대들보를 올렸고, 같은 해 10월 7일 상량식을 봉행했다. 2013년 10월 21일에는 미륵보전 준공허가와 사용승인을 받았다.

2003년 봉행된 대법당 신축 기공식.
2006년 11월 2일 미륵보전을 받칠 기둥이 대광사로 들어왔다.
미륵보전 도편수를 맡은 신응수 대목장이 3층에 설치할 추녀를 살펴보고 있다.
2008년 10월 7일 미륵보전 상량식이 열렸다.
2008년 8월 5일 당시 대광사 주지 월산 스님과 총무 인산 스님, 손동열 신도회장, 신응수 대복장 등이 크레인으로 미륵보전 대들보를 올리고 있다. 대들보는 453년 수령을 캐나다산 홍송으로 무게는 7톤 가량이다.

미륵대불 복장 봉안 위해 1년간
1천 명의 천태불자가 〈법화경〉 사경

대광사는 미륵보전과 미륵대불 조성 불사만 진행한 게 아니다. 천태종도의 불심을 담아 ‘천 년 후에도 상전(常轉)하길’ 바라는 뜻에서 미륵대불 복장에 봉안할 각종 복장물을 미리 준비하는 불사를 벌였다. 대표적인 것이 천태종의 소의경전인 〈법화경〉을 한 자 한 자 따라 쓰는 사경이다. 〈법화경〉 사경 불사는 2015년 12월 18일 입제법회를 시작으로 2017년 3월 11일 회향까지 약 15개월이 소요됐다. 동참자는 대광사 불자를 비롯해 전국의 천태불자 1,000여 명에 달한다.

2015년 입제식 당시 월도 스님은 천태종의 소의경전인 〈법화경〉 사경은 간단한 불사지만 끈기를 가져야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한 사람의 낙오자 없이 마지막까지 사경을 완성해 줄 것을 주문했다. 불자들은 월도 스님의 당부에 따라 매주 〈법화경〉 독송 후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한 뒤 사경에 임했다. 회향식 때는 스님들과 사경 동참자들이 사경한 〈법화경〉을 손에 들거나 머리에 이고 이운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2017년 3월 11일 '법화경 사경 회향 및 합동 천도 법회'가 봉행됐다. 스님들과 불자들이 손에 들거나 머리에 이고 이운하는 <법화경> 사경은 미륵보전 미륵대불 복장에 봉안됐다.
1,000여 명의 천태불자들이 쓴 <법화경> 사경.

 또 2017년 1월 14일부터 2월 5일까지 금니사경의 대가인 이순자 사경작가가 금니로 쓴 〈법화경〉 사경작품을 미륵대불 복장에 봉안하기 전에 불자들에게 선보이는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에는 이순자 작가가 1,000일 간 순도 99.9%의 금으로 쓴 〈법화경〉 7권과 〈법화경〉 28품의 내용을 각각 그림으로 표현한 변상도 등 총 50여점이 전시됐다.

특히 3월 26일에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해 한국불교의 전통 건축양식을 계승해 후대에 새로운 문화유산으로 길이 보전될 미륵보전의 가치를 확인하고, 현재와 미래의 희망으로서의 미륵신앙을 조명했다. ‘천태종 미륵신앙과 그 불사의 의의’를 주제로 열린 학술세미나에서는 이봉춘 천태불교문화연구원장이 ‘한국 미륵신앙의 역사와 정신’, 김동욱 경기대 명예교수가 ‘대광사 3층 미륵보전의 건축 특징과 가치’, 이기선 한국불교조형연구소장이 ‘대광사 미륵대불 조성과 그 신앙’, 오지연 천태불교문화연구원 상임연구원이 ‘천태종에서 미륵신앙의 의의’를 발표, 미륵보전의 의미를 살폈다.

또 3월 30일에는 부처님 진신사리 8과와 이순자 사경작가의 금니 〈법화경〉 사경, 천태불자 1,000여 명이 동참해 쓴 〈법화경〉 사경, 그리고 천태종 스님들과 불자들이 마련한 복장물을 미륵대불 복장에 봉안하는 의식을 하는 등 낙성식에 앞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4월 10일에는 미륵대불 점안의식과 미륵보전 낙성 법요식이 열린다.

미륵보전 기둥을 세운 모습.

도편수 맡은 신응수 대목장의 역작
453년 된 캐나다 홍송 대들보로 사용

미륵보전은 연면적 661㎡(200여 평), 높이 33m의 중층(3층) 건물로, 단일 목조건물로는 동양 최대 규모다. 국내에서 가장 큰 건물이 경복궁 근정전(190평)인데, 미륵보전은 3층 중층인데다 평수가 10평 더 넓다. 미륵보전은 전통 목조건축양식인 다포집(공포를 기둥과 기둥사이에 배치한 건물) 양식이다. 외부 모습은 국보 62호인 김제 금산사 미륵전과 비슷하다.

법당에 봉안된 미륵대불 또한 좌불로는 동양최대인 19m높이의 불상이다. 미륵보전 건립은 중요무형문화재 신응수 대목장이 도편수를 맡아 총지휘했다. 신 대목장은 “대광사 미륵보전은 국내는 물론 세계 최고의 불전(佛殿)이며, 내 인생 최대의 역작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대광사 미륵보전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목재를 구하는 일이 큰 과제였다. 그래서 신응수 대목장은 목재를 고르기 위해 직접 캐나다 벤쿠버로 갔다. 구해 온 목재를 3년 가량 자연 건조시켰다. 나무가 뒤틀리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이유로 당초 예상한 것보다 공사기간이 더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미륵보전 건립에는 11톤 트럭 200대 분량의 목재가 사용됐다. 대들보로 사용한 목재는 수령이 453년 된 캐나다산 홍송(紅松)이다. 무게는 7톤에 달했다. 이 홍송은 재질이 단단하고, 잘 썩지 않아 국내산 육송 다음 가는 건축재로 평가받고 있다. 1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나무를 말리고, 자르고, 깎고, 단청을 하며 건립한 미륵보전의 외양은 완성됐지만, 그 안에 깃들 사상이나 정신까지 완성된 건 아니다. 현세의 불자들과 후세의 불자들이 이 도량에서 끊임없이 수행하며 이뤄내야 할 과제다.

천태종의 개조인 중국 천태지자대사는 석성 대불사(大佛寺) 대웅전의 14m 높이의 미륵대불 앞에서 적멸에 들었다. 대광사 미륵보전 건립은 한국 천태종이 지자대사의 미륵신앙과 중생구제 원력을 이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미륵하생경〉에 ‘미륵부처님의 세상에서는 천 년 동안 모든 수행자가 부정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다음의 한 게송만으로 금하는 계율을 삼을 뿐이니라.’는 경구가 있다. 그리고 이 경구에서 언급한 한 게송은 ‘입으로나 마음으로 나쁜 짓 말고, 몸으로도 또한 범하지 말라. 이 세 가지 악을 여의고, 나고 죽는 생사의 문, 어서 벗어나라.’다.

뭇 중생이 삼독을 멸하고 성불의 길로 가는 수행의 대도량, 분당 대광사의 미륵보전이 관음ㆍ미륵신앙의 중심도량으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한다.

미륵보전 현판.
대광사 미륵보전은 규모도 크지만 벽화와 단청, 꽃살문 또한 화려하면서도 아름답다.
미륵보전 벽화.

 

미륵보전 불사 경과

2003년 6월 12일 기공식

2006년 11월 2일 대들보 입주식

2008년 8월 5일 크레인으로 대들보 올림

2008년 10월 7일 상량식

2013년 10월 21일 준공허가와 사용승인

2015년 12월 18일 미륵대불 복장 봉안용 〈묘법연화경〉 사경 입제

2017년 1월 14일~2월 5일 미륵대불 복장 봉안용 이순자 금니 법화경 사경 전시회

2017년 3월 11일 미륵대불 복장 봉안용 〈묘법연화경〉 사경 회향 및 합동 천도재

2017년 3월 26일 ‘천태종의 미륵신앙과 그 불사의 의의’ 주제 학술세미나

2017년 3월 30일 미륵대불 복장 봉안의식

2017년 4월 10일 낙성법요식

이강식 기자  lks971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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