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은 지난 4월 26일 불기2561년 정유년 하안거 결제(5월 10일)를 맞아 결제법어를 내렸다.

<하안거 결제 법어 전문>

선사가 물었다.

“너는 누구냐?”

수좌는 앞이 캄캄했다.

“나는 누구인가? 묻고 있는 이 놈은 누구인가?”

모든 유ㆍ무 현상에 관한 근원적 의문, 이 뭣고(是甚麽)?

위와 같이 스승이 학인에게 깨달음의 계기를 만들어주기 위하여, 사리에 밝음과 어두움(明眛利鈍)의 경계에 걸리지 않는 자기주체의 묘리(妙理)를 찾는 방편으로 공안(公案)이나 게송(偈頌) 등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임제선사는 “어디서나 주체성을 잃지 않으며, 주인공임을 자각하는 슬기로운 사람은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데, 그 자리가 바로 진리의 자리이다(隨處作主 入處皆眞).”고 했어요. 즉 스스로 깨달음의 주체가 된다면, 지금바로 이곳이 환희가 넘치는 진리의 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노자도 “다른 사람의 현명(賢明)함을 아는 것은 지혜이며, 밝음은 자기의 현명함을 아는 것이다(知人者智 自知者明).”고 하였는데, 이는 자기 자신을 밝혀 아는 것이 무엇보다 귀중하다는 것을 강조한 말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수행자에게 자기를 찾는 것 보다 중요하고, 긴박한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부디 전국의 선방수좌들은 이번 하안거 정진을 통해서, 인간 삶의 조건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바깥경계(外物)에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주인이 되는 길을 목숨 걸고 찾아야 할 것입니다.

三界猶如轉法輪 삼계가 오히려 얽매여서 수레바퀴 굴러감과 같으며,
人生亦然水流去 인생 또한 그러하여 물 흘러감과 같도다.
生動萬類諸衆生 살아 움직이는 모든 종류의 중생들이여,
今日不知來日去 오늘을 알지 못하나니 내일 갈 것을 모르는 도다.

불기 2561(2017)년 5월 10일
한국불교태고종 종정 慧 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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