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조계사서 사부대중 1만여 명 동참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봉행됐다.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5월 3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에서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봉행했다. 법요식에는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총무원장 자승 스님, 한국종교인 평화회의(KCRP) 대표회장 김영주 목사 등 이웃 종교 지도자, 마크 내퍼 미국대사와 마니사 구나세카라 스리랑카대사 등 주한 외교 사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직무대행 송수근 제1차관, 정세균 국회의장, 박원순 서울 시장, 현 대통령 후보자들도 참석해 사부대중 1만여 명이 동참했다.

이날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봉축법어를 통해 “오늘은 무명의 사바세계에 지혜의 광명으로 부처님께서 강탄하신 인류 정신문화의 날이며 환희가 충만한 날”이라며 “고통의 바다에 빠진 중생들을 위해 대자대비의 연민으로 참나 선언과 참된 생명 본연을 만유 법계에 천명하시며, 본래 생사가 없지만 몸소 생사로써 중생들이 무명의 집착에서 벗어나면 ‘본래 부처’임을 보여 주시기 위해 출세한 거룩한 서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봉축사에서 “‘차별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이라는 이치를 바로 알면 지혜와 자비의 길이 열린다.”면서 “지금 우리는 분열과 갈등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화해와 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가정과 일터, 거리와 사회에서 차별을 없애고 모든 이들을 부처로 대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은 “국민의 고난 어루만지사 안락하게 하옵고, 남북 통일 세계평화 이룩되게 하시옵소서. 진흙 속의 연꽃처럼 차별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임을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하고 축원 올렸다.

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직무대행 제1차관은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봉축메시지를 대독하며 “부처님은 모든 존재가 차별없는 존재임을 일깨워주셨고, 부처님의 가르침은 갈등을 겪고 대립하고 있는 일류에게 평화와 화합의 길이 되고 있다.”면서 “불교가 지금까지 민족전통문화 발전에 기여하며 국난 극복에 큰 힘이 되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화쟁사상과 원융화합을 통해 더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이기흥 신도회장은 발원문을 통해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부처님의 크신 가르침을 찬탄하고 자비를 실천하여 세상의 주인공이 되고자 발원하옵니다. 나와 남을 구별하고 자기만을 위하는 애착심을 버리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차별없는 삶을 살겠습니다. 질시와 반목을 거두고 갈등의 벽을 넘어 화합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나보다 약한 이웃을 돕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며 화합하는 삶을 살겠습니다.”고 서원했다.

이번 법요식에는 세월호 기간제 교사 김초원 씨의 아버지 김성욱 씨, 성소수자 대표 이승현 씨, 이주노동조합위원장 우다야 라이 씨,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대표 자캐오 신부, 장기해고노동자 콜드콜택 대표 임재춘·김경봉 씨가 초청돼 부처님전에 헌화하며 차별없는 세상이 구현되기를 기원했다.

한편 법요식에서는 제14회 불자대상 수상자인 안동일 홍익법무법인 대표변호사, 정상석 시인, 하버드 보건대학원 금나나 박사, 이용대 선수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하고, 국악인 박애리 씨와 조계사 합창단이 찬불가를 부르며 축하했다.

법요식은 △도량결계 △육법공양 △명고ㆍ명종 △관불 및 마정수기 △찬불가(조계사 합창단) △헌촉ㆍ헌향ㆍ헌다ㆍ헌화 △축원(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불자대상 시상 △봉축사(총무원장 자승 스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봉축메시지(송수근 제1차관) △법어(종정 진제 스님) △발원문(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봉축가(조계사 합창단ㆍ박애리) △헌화 △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