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지도자들이 동대문에서 연등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29일 서울 동국대운동장서 어울림마당 펼쳐

동대문 출발, 종각까지 행진, 30만 명 운집

“우리의 마음속에 편견과 차별을 없애고, 이웃을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자.”는 서원을 담은 10만여 개의 연등 물결이 종로 일대를 가득 메웠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자승 스님ㆍ조계종 총무원장)는 불기 2561년(2017)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4월 29일 동국대학교 운동장과 종로 일원(동대문-종각)에서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를 봉행했다. 연희단의 흥겹고 신명나는 춤사위로 문을 연 어울림마당에 이어 주요 종단지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관불의식과 연등법회가 이어졌다. 이어 오후 7시부터는 동대문을 출발해 종로를 거쳐 종각까지 이어지는 연등행진이 펼쳐졌다.

봉축위원장 자승 스님은 연등법회 개회사를 통해 “온 국민이 행복하고, 온 국토가 평안한 가운데 지구촌의 평화를 이끌어 가는 무한생명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 모두”라고 말한 후 “모두가 행복하고 상부상조하며, 상호존중하고 감사하는 평화로운 세상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은 기원문을 통해 “부처님께서는 ‘구도의 길을 걷는 불자는 바다와 같다’고 하셨다. 서로 다른 강물이 흘러 바다로 합쳐지듯이 평등의 바다에서 지혜와 자비를 나누고 함께 할 때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서 “오늘 우리는 모든 생명이 불성(佛性) 있는 존재임을 깨달아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진각종 통리원장 회성 정사도 기원문에서 “나누고 함께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세상,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정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앞서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원행 스님은 〈붓다차리타〉를 인용 “중생이 괴로움의 바다에 빠져 갖가지 병을 물거품 삼고, 쇠하고 늙음을 큰 물살 삼으며, 죽음을 바다의 큰 물결 삼을 때, 부처님은 지혜의 배 타고 오셔서 온갖 괴로움에서 건져주시네.”라는 경구를 봉독했다. 이어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차별 없는 삶을 살겠습니다. 질시와 반목을 거두고 갈등의 벽을 넘어 화합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나보다 약한 이웃을 돕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며 화합하는 삶을 살겠습니다.”라고 발원했다.

연등법회 후 사부대중들은 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의 행진선언에 따라 동대문(흥인지문)으로 이동, 오후 7시 불교지도자들을 선두로 불자와 시민 30여 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종각까지 이어지는 연등행진을 펼쳤다. 행렬에는 글로벌 서포터스 100여 명과 사전 예약한 외국인 참가자도 2000여 명도 손에 연등을 들고 동참했다. 불자들과 시민들은 오후 9시 30분부터 종각 일원에서 진행된 회향한마당에도 동참, 연등회의 피날레를 다함께 즐겼다.

한편 4월 30일 오후 1시부터는 서울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 전통문화한마당이 펼쳐진다. 130여 부스가 참여하는 전통문화마당은 내·외국인이 함께 사찰음식을 맛보며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다. 올해는 토크콘서트를 비롯해 참선·명상·심리상담 등 다양한 방식의 힐링 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청년마당을 강화해 애니메이션·컬러링·미니게임 등이 선보인다. 선무도와 문수사자놀이 그리고 진풀기·단심줄 강강술래·국악 배우기 등 관객과 함께하는 공연이 준비됐다. 오후 7시부터는 인사동 일원에서 연등놀이가 펼쳐질 예정이다.

취재 및 사진=윤완수, 이강식, 조용주, 송욱희 기자
 

어울림마당에서 공연을 펼치는 천태종 연희단.
개회사를 하는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기원문을 봉독하는 천태종 춘광 총무원장.
천태종 행렬의 선두 모습.
천태종 영산재 시연 행렬 .
천태종 행렬 중 사자등과 용등의 모습이 보인다.
천태종 행렬 중 사자등과 용등의 모습이 보인다.
한마음선원 신도들이 무궁화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호압사 신도들이 호랑이장엄등과 행렬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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