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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금강불교대학천태도량에 핀 연꽃 263호

전국 16개 사찰에 금강불교대학 개설
전법 능력 갖춘 불교인재 매년 1천여 명 양성

한 종교를 신앙하기까지 사람들은 많은 번민과 갈등을 한다. 그 종교에 첫 발을 내디딘 후 독실한 종교인이 되기까지의 과정도 지난하다. 불교에 입문한 초심자 중에도 입문 후 어떤 과정을 거쳐 불법(佛法)의 바다를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해 하는 경우가 많다. 그 바른 길은 불교의 신행체계인 ‘신해행증(信解行證)’이다. 입문을 했으면 믿음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교학을 배우고, 그 가르침을 생활에서 실천해 열매를 맺어야 한다. 즉, 초심자가 발심 후 맨 먼저 할 일은 체계적인 교학의 입문이란 말이다.

천태종은 1983년 3월 2일 서울 성룡사 석굴법당에서 제1회 금강불교대학 입학식을 봉행했다. 이 자리에서 당시 총무원장 운덕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근래에 와서 우리 불교가 낙후한 근본 원인은 불교교리에 대한 전문지식과 확실한 이해 없이 개인의 자존(自存)에만 안주하여 왔기 때문이다. 금번 입교한 신입생들은 본종 교육의 취지와 불자로서의 소명감을 깊이 인식하여, 끊임없이 지식을 확충하고 익힘으로써 교육목적 달성의 디딤돌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금번 개설한 금강불교대학은 상월대조사님의 생전 유지인 바, 앞으로 그 제도나 시설·운영 면에 종단의 총력을 기울여 장차 명실상부한 종단의 교육기관으로 승화시켜, 불교계의 지도자적 고급 인재를 양성하는 한편, 대사회적 사명을 완수할 계획이다.”

사부대중 1,000여 명이 운집한 이날 행사에서 상월원각대조사님의 유지에 따라 금강불교대학을 개설한다며 그 취지를 위와 같이 밝혔다. 교화원장을 맡고 있던 덕산 스님도 경과보고에서 “구도(求道)와 포교를 함께 결전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갖춘 진실한 불자를 양성하는 일”이라며 금강불교대학 개설에 깃든 의미를 덧붙였다.

1983년 서울 성룡사에 본교 개설
초대학장 동국대 홍정식 박사 모셔

1983년 금강불교대학 개설과 함꼐 입학한 제1기 학생들은 2년 과정을 마치고 1985년 서울 성룡사 석굴법당에서 수료식을 봉행했다.
1986년 금강불교대학 제2회 수료식에서 수료생 대표가 송사를 하고 있다. 단상에 서 있는 홍정식 학장 왼편에 대충대종사께서 앉아있다.

불교 중흥과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일찍이 절감한 천태종의 중창조 상월원각대조사께서는 1973년 8월 장차 ‘금강학원’을 설립하라는 명을 내렸다고 전해진다. 이후 천태종은 종단의 기틀을 확고히 다지는 한편, 교학을 정립하며 금강학원 설립을 준비했다. 그리고 1982년 10월 대조사님의 유지를 받든 대충대종사께서 종단회의를 통해 금강학원 설립을 결의하기에 이른다. 이듬해 봄, 서울 성룡사에 개설된 금강불교대학은 이런 과정을 거친 소중한 결과물이다.

2년 과정으로 개설된 금강불교대학의 첫 입학생은 승가학과 50명, 불교학과 130명이다. 승가학과는 천태종 승려들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모집했는데, 이듬해 천태학과로 학과명을 바꾼다. 1986년 구인사 강원(현 금강승가대학)이 개설된 후에도 천태학과는 종단 지도자 육성에 한 축을 담당했다. 불교학과는 재가신도를 대상으로 신입생을 모집했는데, 불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무료로 운영했다. 당대 최고 수준의 불교학자로 강사진을 구성했으면서도 운영경비 일체를 종단에서 부담한 것이다.

금강불교대학 서울 본교는 1986년 서울 성수동에 교사를 마련해 이전, 운영하다가 우면산 관문사 창건과 함께 1998년 한 차례 더 이전했다. 삼광사에 부산 분교가 개설된 건 1988년이다. 서울 본교의 초대학장은 동국대학교에서 정년퇴직을 한 불교학계의 원로 홍정식 박사. 이외에 조명기·오형근·이재창·권기종·이영자 교수 등이 금강불교대학 강단에 섰다.

교과과정·교과목 종법에 명시하고
재학생·총동문회 연합수련회 열기도

2017년 2월 19일 관문사에서 열린 서울 금불대 수료식. 총무원장 춘광 스님과 학장 월도 스님, 교수진과 교법사 과정 수료생들이 활짝 웃고 있다.
2016년 2월 27일 삼광사에서 열린 부산 금불대 수료식. 총무원장 춘광 스님, 당시 주지 무원 스님과 교수진, 교법사 과정 수료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금강불교대학은 전국 곳곳에 분교가 세워진다. 천태 불자들의 교학에 대한 열망에 부응해 대구·춘천을 필두로 확산됐는데, 2017년 2월 현재 전국 16개 사찰에서 운영 중이다.

운영 사찰은 △서울 관문사 △서울 구강사 △부산 삼광사 △분당 대광사(2015년 명상상담대학으로 변경) △대구 대성사 △대전 광수사 △인천 황룡사 △울산 정광사 △포항 황해사 △춘천 삼운사 △청주 명장사 △창원 원흥사 △안동 해동사 △강릉 삼개사 △거제 장흥사 △제천 삼천사 등이다.

초창기 문을 연 서울과 부산 금강불교대학에는 2년 과정을 이수해야 입학자격이 생기는 전문과정인 교법사 과정도 운영 중이다. 구미와 제주 금강불교대학은 2년 전까지 불교대학을 운영했다.

금강불교대학이 전국적으로 급증하면서 중앙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하던 시스템을 해당 사찰에 이관했다. 이후 지역 불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학과목과 강사진을 구성하는 등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렇지만 금강불교대학이라는 동질감을 고취시키고, 결집력을 높이고자 매년 몇 차례씩 총본산 구인사에서 연합수련회를 개최하고 있다.

입학식 후 4월경에는 ‘금강불교대학 신입생 구인사 참배’가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데, 전국에서 1,500여 명의 신입생들이 참석한다. 여름에는 재학생과 총동문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계수련법회가, 가을에는 전국의 금강불교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추계신행체험이 열린다.

천태종은 종법에 금강불교대학의 교과과정을 2년으로, 수업과목을 20개로 명시하고 있다. 다만 학년별·과정별 교과목은 해당 불교대학 학장이 상황에 맞춰 편성하고 있다. 주로 1학년 과목으로 〈초발심자경문〉·불교학개론·불교사·불교문화 등을, 2학년 과목으로 〈법화경〉·〈금강경〉·천태학·천태종사·대승불교 등을 가르친다.

교법사 과정에서는 〈대승기신론〉·천태소지관·비교종교론 등 심화과정을 배울 수 있다. 사찰에 따라 다도학이나 명상상담 등 특화된 교과과정을 운영하기도 해 수강비를 유료화한 사찰도 적지 않다.

2015년 4월 30일 열린 전국 금불대 신입생들의 본산 참배. 지역별로 알록달록한 조끼를 맞춰 입고 질서정연하게 자리에 앉아 있다.

종교인구 감소시대 맞아
불자 소속감·결속력 높이는 길

전국의 금강불교대학은 매년 최소 1년 이상의 불교전문교육을 이수한 재가불자를 1,000여 명 안팎으로 배출하고 있다. 1985년 2년 과정을 마친 첫 수료생부터 헤아리면 그동안 수만 명에 달하는 불교 인재를 배출해왔다. 각 지역에서 전법과 불교신행 보급에 앞장서고 있을 이들의 활약은 천태종 홍포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종교인구조사에서 불교 인구는 300만이 감소했다. 조사방식이 달라졌다는 변명에 앞서 불자들의 소속감과 결속력을 높이지 못한데 대해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 기복 불교에 빠져있는 불자들에게 체계적인 교학을 가르치는 일은 이에 대한 명확한 대안이며, 불자 노령화 시대에 젊은 불자를 양성할 수 있는 방책이기도 하다.

새 봄, 전국에 산재해 있는 금강불교대학의 문을 두드리는 불자들이 더욱 늘어나길 기대한다.

2016년 2월 27일 부산 금불대 수료식에서 총무원장 춘광 스님이 교법사 과정 수료생 대표에게 수료증을 전달하고 있다.
2016년 11월 말, 종강을 앞둔 서울 금불대 학생들이 강의에 열중하고 있다.

 

윤완수 기자  yws3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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