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천태불교사전 263호

법화삼부경(法華三部經)

법화부의 대표적인 경전으로 『무량의경(無量義經)』,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관보현보살행법경(觀普賢菩薩行法經)』을 말한다.

『무량의경』 1권은 소제(蕭齊) 시대의 담마가타야사(曇摩伽陀耶舍)가 번역한 것으로, 경의 취지는 실상(實相)의 법을 설함에 있다. 혜기(慧基)나 지의(智顗) 등은 모두 이 경을 『법화경』에서 가리키는 ‘무량한 뜻으로 보살을 가르치는 법[無量義敎菩薩法]’으로 보았다. 길장(吉藏)도 『법화의소(法華義疏)』 권2에서, 설법한 장소[依處] · 대중의 수[衆數] · 설법 시기[時節] · 뜻[義] · 번역자의 다섯 가지가 같으므로 이 경이 『법화경』 「서품」에서 말한 그 경전이라고 하였다. 이런 까닭에 예부터 이 경을 『법화경』의 전제가 되는 ‘개경(開經)’이라고 하였다.

『묘법연화경』 7권은 후진(後秦)의 구마라집이 번역하여 가장 널리 유포된 경전이며, 천태대사가 여기에 의거하여 천태종을 개창하였다. 『관보현보살행법경』 1권은 유송(劉宋)의 담마밀다(曇摩密多)가 번역하였으며, 줄여서 『관보현경』이라고도 한다. 여기서는 『법화경』의 마지막 「보현보살권발품」의 내용에 이어서 보현보살을 관(觀)하는 방법과 공덕을 설하므로 『법화경』의 ‘결경(結經)’이라 한다.

무량의경(無量義經)

󰎏 Amitartha-sūtra. 남조(南朝) 소제(蕭齊) 시대의 담마가타야사(曇摩伽陀耶舍)가 건원(建元) 3년(481)에 번역하였다. 전체 1권이며, 『대정신수대장경』 제9책에 수록되어 있다. 경의 취지는 다음과 같다. ‘중생의 번뇌가 무량(無量)하므로 부처님의 설법이 무량하고 뜻도 무량하다. 무량한 뜻은 한 법으로부터 생겨났으며, 그 한 법도 곧 모습이 없다.’ 경의 내용은 대부분 『법화경』을 중심으로 하며, 『법화경』 『관보현경』과 더불어 법화삼부경(法華三部經)이라 부른다. 주석서로는 소제(蕭齊) 시대 유규(劉虯)의 『의경소(義經疏)』 1권, 당대(唐代) 원측(圓測)의 『무량의경소(無量義經疏)』 3권 등이 있다.

관보현보살행법경(觀普賢菩薩行法經)

유송(劉宋)의 담마밀다(曇摩密多)가 번역하였으며, 줄여서 『관보현경(觀普賢經)』 『보현관경(普賢觀經)』 『보현경(普賢經)』 등으로 부른다. 전체 1권이며, 『대정신수대장경』 제9책에 수록되어 있다. 이 경은 부처님께서 『법화경』을 설한 후에 바이샬리[毗舍離國]의 대림정사(大林精舍)에서 설하신 법문이다. 당시에 부처님께서는 3개월 후에 완전한 열반[般涅槃]에 드실 것을 예고하시니, 아난존자 등이 곧바로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저희 제자들은 대승의 법요(法要)를 어떻게 수행하여야 합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보현관문(普賢觀門)으로 육근(六根)의 죄를 참회하고 참회의 공덕 성취하기를 뜻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하신다. 본 경의 취지는 『법화경』 「보현보살권발품」을 천명하는 데에 있으므로, 그와 표리를 이루고 있다. 『묘법연화경』 『무량의경』과 더불어 법화삼부경으로 불린다. 또 『무량의경』이 『법화경』의 개경(開經)임에 상대하여, 본 경을 법화의 결경(結經)이라 한다.

혜사(慧思)

(515~577) 남북조(南北朝)시대의 고승으로 중국 천태종의 제3대 조사이다. 무진(武津 : 河南上蔡) 사람이며, 속성(俗姓)은 이(李)씨이다. 세간에서는 남악존자(南嶽尊者), 사대화상(思大和尙) 혹은 사선사(思禪師)라고 불렀다. 어려서부터 불교에 귀의하여 법을 가까이 하였는데, 마음으로 특히 『법화경』을 좋아하였다. 일찍이 경을 가지고 무덤에 들어가 독송하였는데, 다 읽고 나서 깊이 감동하며 경을 마주하여 눈물을 흘리자 꿈에 보현보살이 나타나 머리를 어루만지고 가셨다. 이로 인하여 정수리 위로 육계(肉髻)가 솟아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15세 출가하여 하남(河南)의 혜문(慧文)선사를 찾아뵙고, 관심법(觀心法)을 전해 받았다. 하안거가 마칠 무렵, 헛되이 법랍만 더해 가는 것을 개탄하며 몸을 놓아 벽에 기대는 순간, 마침내 활연 대오(大悟)하여 깊이 법화삼매(法華三昧)를 깨달았다. 이후로는 선법(禪法)의 실천과 더불어 의리(義理)의 궁구를 강조하며 교화하였다. 또 그는 일찍부터 불법이 쇄약해지는 말법(末法)시대임을 자각하여 아미타불과 미륵불에 대한 신앙을 확립하기도 하였다. 북제(北齊) 천보(天保) 5년(554), 그는 광주(光州)로 가서 대중들에게 법을 펴 교화하여 14년가량을 머물렀다. 그 사이에 그의 명성이 널리 알려져 배우는 이들이 날로 늘어나자, 그의 덕망을 시기하거나 그를 비방하는 이들도 매우 많았다. 진(陳) 천가(天嘉) 원년(560), 대소산(大蘇山)에서 지의(智顗)에게 법을 전하였는데, 지의는 그의 문도들 가운데 가장 뛰어났다고 한다. 진(陳) 광대(光大) 2년(568), 호남(湖南)의 남악(南嶽)으로 들어가 머무르며, 문도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이 산에 의지하여 딱 10년을 지내고, 이후에는 반드시 멀리 갈 것이다.” 그곳에서 강설과 수행을 배우려는 이들이 나날이 늘어났으나, 과연 말씀한 바와 같이 10년을 머무르니, 그를 ‘남악존자(南嶽尊者)’라고 부르게 되었다. 또한 선제(宣帝)가 깊이 예우하여 그를 ‘대선사(大禪師)’라고 존칭하였다. 대건(太建) 9년(577), 좌선한 가운데 편안하게 입적하니, 세수(世壽) 63세였다.

저술로는 『법화경안락행의(法華經安樂行義)』 1권, 『제법무쟁삼매법문(諸法無諍三昧法門)』 2권, 『수자의삼매(隨自意三昧)』, 『남악사대선사입서원문(南嶽思大禪師立誓願文)』 1권, 『대승지관법문(大乘止觀法門)』 4권 등이 있다. 장안 관정은 그를 우러러 이렇게 말한다. “혜사선사는 십 년 동안 늘 대승경을 독송하고, 칠 년 동안 방등삼매를 닦으시고, 구십 일 동안 앉아서 선정을 행하여 한순간에 원만하게 깨달으셨다.” [『속고승전』 권17, 『홍찬법화전(弘贊法華傳)』 권4, 『불조통기(佛祖統記)』 권6 등]

법화경안락행의(法華經安樂行義)

1권 분량이며, 진(陳) 남악 혜사(南嶽慧思)의 저술이다. 『안락행의』 또는 『법화안락행』이라고도 하며, 『대정신수대장경』 제46책에 수록되어 있다. 본서는 혜사선사가 『법화경』 「안락행품」에 의거한 삼매행을 밝힌 것이다. 여기에는 『법화경』을 실천하는 법화삼매행법으로 두 가지가 설해진다. 첫째는 유상행(有相行)이고, 둘째는 무상행(無相行)이다. 유상행은 『법화경』 「보현보살권발품」에 의거하여 보현보살을 관(觀)하는 행법으로서, 『법화경』을 독송하여 이 행법을 성취하면 마음의 눈이 단박에 열려서 여섯 이빨의 코끼리[六牙象]를 탄 보현보살을 보게 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본서에서는 「안락행품」에 의거한 무상행을 더욱 중점적으로 설하고 있다. 무상안락행(無相安樂行)이란 모습 없는 행[無相行]으로 선정을 닦아서 일체 제법 가운데 ‘마음의 모습이 고요히 사라지고 궁극에 생겨나지 않는[心相寂滅, 畢竟不生]’ 삼매를 증득하는 것이다.

혜사는 이처럼 법화의 실상(實相)과 반야 공(空)의 뜻을 몸소 실천하여 불법의 심오한 뜻을 증득하였다. 그 후 여러 차례의 모함과 박해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견해가 다른 이들을 모두 조복하여 그들을 정법(正法)에 귀의하도록 이끌었다. 그러한 과정에서 실천하였던 인욕행과 삼매행을 기술한 것이 본서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선(禪)의 수행과 실천을 부흥시켰을 뿐아니라, 지관(止觀)과 교학(敎學)의 겸수를 종지로 삼는 천태종 성립의 계기를 제공하였다.

법화삼매참의(法華三昧懺儀)

1권 분량이며, 지의(智顗)의 찬술이다. 『법화삼매행법(法華三昧行法)』 『법화삼매의(法華三昧儀)』 혹은 『법화경삼매의(法華經三昧儀)』라고도 하며, 『대정신수대장경』 제46책에 수록되어 있다. 제목 아래에 “법화삼매행으로 생각 운용을 돕는 방법과 법화경에 예경하는 의식[法華三昧行事運想補助儀禮法華經儀式]”이라는 부제(副題)가 붙여있다. 법화삼매란 『법화경』의 뜻을 기리며 제법실상(諸法實相)의 이치를 살피는 삼매 행법이다.

본서는 지의가 혜사선사에게서 법화삼매의 정수를 전해 받아, 『법화경』과 『관보현보살행법경』 등 여러 대승경전에서 뜻을 발췌하여, 법화삼매의 방편과 직접적인 수행 방법을 보인 글이다. 그 취지는 보살의 바른 계위에 들어가려면 모든 부처님의 공덕 법문을 갖춰야 함을 천명하는 데에 있다. 구체적으로는 예배(禮拜), 참회(懺悔), 행도(行道), 송경(誦經), 좌선(坐禪) 등 21일간 걸어 다니거나 앉아서 하는[半行半坐] 갖가지 행법을 포함하고 있다. 『마하지관(摩訶止觀)』 권2상(上)에서 “법화의 행법에 관해서는 『법화삼매』 1권이 있는데 지자대사의 저술로서 수행자가 따라야할 바이다.”고 하였으니, 그것이 곧 본서를 가리킨다. 본서의 서두에 준식(遵式)의 「법화삼매참의감정원본서(法華三昧懺儀勘定元本序)」가 붙여진 것으로 미루어보면, 현재 전해지는 판본은 지의가 원래 설한 원본이 아님을 짐작할 수가 있다. 이후 송대(宋代) 지례(知禮)의 『수참요지(修懺要旨)』에서는, 본서를 요약하여 이 법화삼매가 그대로 원돈지관(圓頓止觀)의 십승관행(十乘觀行)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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