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세상 연꽃향기 262호

“학대로 피해 입은 어르신 상담,
강원도노인보호전문기관이 함께합니다”

강원도노인보호전문기관이 위치한 강원도사회복지회관 전경.

겨울치고는 많은 비가 내리던 날. 춘천역에서 내려 소양강변을 따라 택시를 타고 10분 정도 달리자 강원도노인보호전문기관(관장 일지 스님)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날은 강원도노인보호전문기관이 학대피해 어르신들에게 겨울 난방용품을 전달해 드리는 날이다.

적지 않은 겨울비가 내렸지만 관장 일지 스님과 직원들은 서둘러 어르신들에게 나눠 드릴 난방용품을 자동차에 실었다. 어르신들에게 나눠 줄 난방용품은 겨울이불과 전기장판으로, 지난해 기관 후원의 날 행사에서 학대피해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의 판매금 및 후원금으로 마련됐다. 난방용품 전달 대상자는 사례관리 담당자들이 방문 상담을 하면서 선정한 50가구의 어르신들이다.

난방용품을 전달하기 위해 찾아간 곳은 춘천 시내 한 원룸에서 혼자 기거 하시는 이◦◦ 할머니 댁이었다. 할머니가 생활하는 원룸은 사람 한 명 누울 공간만 있는 아주 작은 방이었다. 할머니가 연신 자리에 앉으라고 권했지만 일지 스님, 할머니, 직원 등 5명이 들어가자 모두가 앉기에는 힘든 공간이었다. 일지 스님은 생각 보다 더 좁은 방을 보더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했다. 할머니께 이곳에서 지내게 된 연유를 물었다.

“원래는 자식과 함께 살았는데, 사정이 생겨서 나오게 됐습니다. 그래도 자식이 작지만 지낼 수 있는 이 공간을 얻어줬어요. 이것도 참 감사하죠.”

할머니의 말에는 쓸쓸함과 서운함이 담겨 있었지만, 자식을 위하고자 애써 담담하게 대답했다. 작은 방에서 혼자 사시는 정확한 이유를 모르지만 자식을 위해 일생을 살아왔던 어머니의 말로(末路)가 썩 좋아보이진 않았다.

무거운 분위기를 걷어내고자 일지 스님이 할머니가 필요로 했던 겨울이불을 건넸다. 할머니는 새하얗고 두툼한 이불을 보자 이내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겨울이불뿐 아니라 평소에 쌀이 부족하다는 할머니를 위해 쌀 30kg 한 포대도 함께 전달했다.

이◦◦ 할머니는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 직접 여기까지 와줘서 너무 고맙다. 이불과 쌀 덕분에 올 겨울 따뜻하고 배부르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일지 스님은 “혼자 사셔도 외로워하지 말고, 기관에 자주 나오셔서 인생을 즐겁게 사시도록 노력하시라.”고 당부했다.

이날 강원도노인보호전문기관은 총 50가구의 어르신 댁에 겨울이불과 전기장판을 전달했다. 후원품을 전달 받은 어르신들은 “사랑과 훈훈한 온정의 손길로 따뜻한 겨울을 거뜬히 보낼 수 있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학대 피해 어르신(오른쪽)에게 겨울 난방용품을 전달하고 있는 일지 스님과 직원들.

다양한 사업 통해
어르신 학대 예방 및 권익증진에 앞장

강원도 춘천시 동면 소양강로 110(장학리 986) 강원도사회복지회관 2층에 자리 잡고 있는 강원도노인보호전문기관은 2004년 10월 천태종복지재단이 강원도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면서, 강원도 지역 어르신들의 권익증진에 앞장서고 있다.

강원도노인보호전문기관은 노인학대와 노인권익 침해 문제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대처, 노인인권에 대한 국민의식 제고, 노인권익 증진을 통한 노인의 삶의 질적 향상, 노인학대 예방교육 및 홍보활동을 통한 전반적인 노인문제 해결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를 위해 관장 일지 스님을 비롯해 9명의 사회복지사 및 3명의 요양보호사가 △상담사업 △교육사업 △홍보사업 △특화사업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 △일시보호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상담사업은 24시간 노인학대 신고 상담전화(1577-1389)를 운영, 위기에 처한 어르신의 안전한 보호 및 전문적인 사례개입을 통해 피해 어르신이 삶의 기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피해어르신과 가족의 욕구를 파악해 그에 맞는 개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사업은 노인학대를 예방하고, 노인차별해소를 위한 사회적 인식 확산을 도모하기 위해 일반인 및 신고의무자를 대상으로 노인보호를 위한 노인학대 예방 및 노인인권교육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홍보사업은 다양한 매체를 통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어르신, 어르신 부양가족 및 일반인들에게 노인학대,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역할과 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노인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 및 노인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활동이다.

특화사업은 △찾아가는 노인인권전문상담 ‘어르신 마음든든 상담소’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사업 ‘함께해요! 노인보호!’ △역량강화 프로그램(숲치유, 도예체험, 집단상담, 가족나들이 등)을 통해 참여 어르신들에게 심리적 안정 및 자존감 향상회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은 일하기를 희망하는 어르신들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해 소득창출 및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며, 일시보호쉼터는 만 60세 이상의 학대피해 어르신들이 최대 4개월 간 보호받으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을 통해 학대피해 어르신의 인권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강원도노인보호전문기관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국무총리표창을 비롯한 다수의 표창을 수상했다.

학대 피해 어르신을 찾아가 상담을 하고 있는 직원,

어르신의 안전하고 행복한 노후 위해
다양한 사업 진행할 것

강원도노인보호전문기관은 향후 어르신이 안전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관장 일지 스님은 “오늘날 노인들은 노인차별문화와 나날이 증가하는 노인학대문제로 인해 가족과 사회로부터 안전과 돌봄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우리 기관은 어르신들이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충분한 보호를 받고, 인권이 보장되는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학대피해로 위기에 처한 어르신을 지원하고, 회복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어르신이 안전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강원도지원 사업으로 ‘효(孝) 지킴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찾아가는 노인인권전문상담, 인권세미나 등도 개최해 ‘노인의 미래가 우리의 미래’라는 인식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원도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를 기다리고 있다. 자원봉사 종류는 △말벗서비스 △쉼터 프로그램 제공 △홍보캠페인 진행 등이다. 후원은 △학대노인 긴급지원(의료비·생계비 등), 피해자 및 가해자 프로그램 진행비에 활용될 ‘직접비용’ △노인학대 예방을 위한 홍보·교육 사업, 세미나 등에 활용될 ‘간접비용’과 ‘기금후원(노인학대예방사업 운영지원)’, ‘결연후원(대상자와 결연해 매월 정기적 후원)’, ‘물품후원(쌀·부식·의류·생필품·가전제품 등 지원)’ 등이 있다.

자원봉사자에게는 사회복지 자원봉사 인증관리(VMS) 실적 등록 및 확인서 발급이 가능하고, 지속적인 봉사자와 후원자에게는 연 2~3회 간담회를 통한 식사 대접과 연말 사업보고회 초청, 기념품이 제공된다. 또 연말정산시 후원금 전액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거리에서 노인학대 예방을 위한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임시보호쉼터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꽃꽂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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